도덕적인 아이와 착한 아이는 달라요
아이의 도덕성, 착한 걸로 판단하면 안 돼요
[연재] 박성연 원장의 달콜새콤 맛있는 육아
지난주에 결혼식장을 다녀오면서 도덕적인 아이로 키우는 것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테이블을 같이 쓰며 식사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해야하고 좀 더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참 불편합니다.
몇 달 전에 결혼식을 갔다가 5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이것 먹고 싶다고 했다가 안 먹는다고 떼를 쓰고 저것 먹고 싶다고 했다가 손으로 음식을 던지고 소리를 지르고 바닥에 눕고 한참을 그렇게 엄마와 투닥거렸습니다. 참다못한 엄마는 아이에게 “난 니가 사람들 앞에서 이러는 게 부끄러워.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야지. 왜 니하고 싶은 대로 만 해. 앞에 있는 친구를 봐. 너보다 작은데도 조용히 잘 먹잖아. 정말 창피해서 데리고 다닐 수 가 없어”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하고 싶은 말을 맘껏 아이에게 했고 아이는 이내 울고 우리테이블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토했고 엄마는 그것도 챙피해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이 엄마는 제가 보는 내내 아이의 마음을 한 번도 바라봐주지 않았습니다.
이 엄마처럼 간혹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예의를 지키는 행동을 가르치기 위해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을 접고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우선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테이블의 엄마도 그러했습니다.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우선 생각해야 예의를 지키는 것이고 도덕적인 아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도덕적으로 착한 아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착한 아이’가 다 도덕적이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존재감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절대 착하거나 도덕적인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 자신보다 소중한 다른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도덕적이고 착한아이의 특징은 자신의 행동이 옳다는 생각으로 행동하며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듯 남도 존중할 줄 아는 것입니다. 하지만 착하기 만한 아이는 자기주장이 없고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하며 친구가 하자는 대로 따라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무조건 양보하여 착하다는 칭찬을 위안으로 삼습니다. 이건 결코 도덕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런 엄마들을 보면 종종 아이에게 예의범절과 공중도덕을 가르치기 위해서 똑같은 어린 아이들인데도 동생를 때렸다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무섭게 혼내거나 친구에게 강제로 양보를 시키는 등 아이의 자존심을 생각하지 않고 예의범절과 공중도덕을 가르칩니다. 이렇게 내 아이의 입장보다 다른 사람의 편에서 아이를 혼내고 다그치면 아이는 잘못을 안할려고 늘 양보하고 다른 아이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아이가 됩니다. 그리고 엄마의 편에 서기 위해서 착한 아이가 될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잘못하면 엄마는 남의 편이 되어 자신을 공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 아이의 상처보다 엄마의 자존심이나 체면이 중요할까요?
이 넓은 세상에 내 편도 없이 조그만한 아이 혼자 견디는 것은 아주 무서운 일입니다. 내 뱃속에서 존재만으로도 감사해하고 고마워했던 아이입니다. 그 아이의 영원한 편이 되어줘야 할 사람은 바로 부모입니다. 그런 부모가 다른 사람 편이 된다면 이 세상에 아이가 의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직 어리고 몇 년밖에 살지 못한 어린 아이입니다. 도덕적인 아이로 잘 커주길 바란다면 아이의 현재 마음을 잘 살피고 아이의 자존심에 상처가 되는 말이나 행동을 삼가하며 부모가 꼭 전달하고 싶은 말만 잘 전달한다면 누구보다 자존감이 높고 도덕적 아이로 예쁘게 잘 성장할 거라 믿습니다.
*칼럼니스트 박성연은 ?내 아이와 사랑에 빠지는 달콤한 방법 10가지?의 저자이며 두 아이의 엄마이다. 임상 16년 차 언어치료사로 서울언어치료센터 원장과 서울소아청소년발달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각종 방송에 출연해 부모상담과 언어발달 자문을 하기도 했다. 문화센터 발달놀이 프로그램을 개발해 직접 발달놀이 강의와 해피육아법을 강의해왔으며 부모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육아에서 벗어나 좋은 엄마, 현명한 엄마 콤플렉스를 버리고 연애하는 엄마가 되는 방법을 이야기함으로써 새로운 육아형태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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