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아이 창의력에 날개를 달아줘요
창동영유아플라자 3~5세 요리교실 풍경

"방금 녹인 초콜릿이 든 짤주머니를 조물조물 잘 문질러주세요."
"우와~ 따뜻하다!"
"이제 하트모양 초콜릿 틀에 초콜릿을 쭈~욱 짜서 채울거에요."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창3동에 위치한 창동영유아플라자 3층 보듬이요리실에서 진행된 '보듬이 요리세상' 수업에서 고사리 손들이 조물조물 요리 삼매경에 빠졌다. 10명의 아이들은 초콜릿 짤주머니를 만지며 볼에도 대어보고, 터질듯이 꾹 눌러보기도 하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보듬이 요리세상'은 다양한 식재료로 요리를 직접 만들고 맛보는 영유아 요리교실로, 성장기 아이들의 부족한 영양을 채워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오감과 정서를 풍부하게 자극하는 요리·미술 프로그램이다. 창동영유아플라자는 지난해 9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지역사회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날 아이들이 도전한 요리는 바로 '초코송이 빼빼로'. 11월 11일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직접 빼빼로 과자를 만들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물해 보는 의미있는 시간이다. 이날 수업에는 아동요리지도자 교수협의회 수석연구원이면서 푸드스타일리스트인 이유주 강사가 수업 진행에 나섰다.
초콜릿 짤주머니를 나눠 주기 전, 이 강사는 아이들 앞에 3cm 크기의 막대과자를 똑같이 나눠주고 몇 개를 받았는지 맞춰보라고 했다. 이 강사는 1인당 25개씩 배분해 줬지만 아이들이 말하는 답은 너무나 다양했다.
"26개요!", "20개야!" 등 근접한 답을 외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13개요", "12개 좀 넘어요"라고 엉뚱한 답을 말하며 배시시 웃어 보이는 아이들도 몇몇 있었다.
초콜릿 짤주머니를 놓칠새라 두손으로 꼭 잡고 하트모양 틀에 초콜릿을 짜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뭇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양을 조절 못해 초콜릿이 틀에 넘치는 일은 다반사. 책상 한가득 초콜릿을 흘리는 아이도 쉽게 눈에 띄었다.
아이들은 풍겨져 나오는 초콜릿 향에 연신 입맛을 다셨다. 결국 참지 못한 한 아이는 이 강사 몰래 초콜릿을 손가락으로 찍어 혀에 갖다 대봤다. 그 모습을 본 친구도 초콜릿을 입에 따라 묻히고는 "아~ 맛있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등에 초콜릿이 묻었는지도 모른채, 전문 파티쉐가 된냥 초콜릿 짜기에만 열심히 집중하는 아이도 있었다. 친구 얼굴에 초콜릿을 묻히고 꺄르르 웃으며 즐거워 하는 장난꾸러기도 중간 중간 만날 수 있었다.
제일 말이 많던 한 여자아이가 초콜릿이 가득 담긴 그릇을 통째로 들어 물을 마시듯 초콜릿을 벌컥 벌컥 들이켰다. 그리고는 초콜릿 때문에 까매진 이를 드러내 웃으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친구들을 바라봤다. 그러자 잘 익은 호박과 같은 웃음이 교실 가득히 터져 나와 한 동안 멈출 줄 몰랐다.
하트모양 틀에 초콜릿을 다 채운 아이들은 입술, 별, 동그라미, 하트 등 각양각색의 데코레이션 가루를 초콜릿 위에 장식했다. 하트 모양만 쏙쏙 골라 넣는 아이, 접시째 들어 가루를 부워 보는 아이, 조심스럽게 3~4가닥만 얹는 아이 등 장식에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참 가지각색이였다.
그 와중에도 데코레이션 가루를 맛보느라 정신이 없는 한 아이가 눈에 띄었다. 초콜릿에 뿌리는 양보다 자신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가루의 양이 더 많았다.
마지막으로 장식까지 마친 초콜릿 위에 막대모양 과자를 콕콕 찍어 올렸다. 아이들이 심여 기울여 완성시킨 초코송이 빼빼로는 5분 간 냉동실에 들어갔다. 아이들은 일제히 "안녕~"하고 외쳤다. 아이들의 목소리에는 초콜릿과 헤어지는 아쉬움과 멋진 초코송이 빼빼로가 완성되길 바라는 기대감이 가득 묻어 있었다.
빼빼로를 만드는 아들을 지켜보던 옥라영(37, 도봉구 쌍문동) 씨는 "SQ를 발달시키는 데는 요리가 좋다고 해서 2년 동안 꾸준히 아이를 요리수업에 참여시키고 있다"며 "아이가 스스로 요리를 완성하면 성취감을 느끼고 뿌듯해한다"고 말했다.
수업에 참여한 한주호(7, 도봉구 창2동) 군은 "직접만들어 엄마에게 주니까 뿌듯하고 좋아요"라고 얼굴을 붉히며 엄마 뒤로 몸을 숨겼다.
수업 진행을 맡은 이 강사는 "어린 아이들은 손을 사용할 일이 드물고, 또 손을 사용하는데 미숙하다"며 "요리를 하면 다양한 식재료와 도구들을 자연스럽게 많이 만지게 되는데 아이들은 이 때문에 손의 근육을 많이 움직이게 되고 나아가 오감을 자극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료의 모양을 변형시키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창의력과 표현력도 풍부하게 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강사는 "아이들은 초록, 빨강, 노랑 등 식재료의 다양한 색을 접하면서 색감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고, 재료를 세어보면서 수개념을 쉽게 이해한다"며 "머핀이 부풀어 오르거나 재료를 계량하는 과정을 통해서 과학까지 배울 수 있다"고 요리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강사는 "부모와 떨어저 자기 주도적으로 식재료를 씼고, 썰고 꾸미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아이의 독립심 역시 자라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치는 물론 나물반찬을 입에 대지 않는 편식쟁이 아이들도 자신이 완성한 요리는 남김없이 잘 먹는다"며 "요리에 집중하면 아이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재료를 넣었는지, 좋아하는 재료를 넣었는지 기억을 못할 때가 많고, 또 직접 만든 요리에 애정이 가기 때문에 요리를 통해 편식을 자연스럽게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와 집에서 요리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 강사는 "많은 부모들이 불, 칼 등 위험한 도구 때문에 아이를 부엌에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데, 이는 옳지 못하다"며 "제과점에 파는 빵칼 등을 구해 아이와 얼마든지 즐겁게 요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강사는 "아이와 당근, 양파 등 채소를 썰면서 아이와 요리놀이를 하면 대화를 많이 할 수 있고 스킨십도 자연스레 늘어난다"며 "평소에 대화할 시간이 없는 가족은 더욱 이런 과정을 함께 즐겨보면 좋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강사는 "부엌에서 아이가 온갖 재료를 흘리고, 묻히고, 어지럽히더라도 그걸 못하게 막으면 아이들은 훗날 무언가를 만지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될 수 있다"며 "정리하는 일을 귀찮아 하지말고 계속해서 아이에게 식재료를 만지게 하는 것이 아이 정서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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