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여, 결혼은 장사가 아니다
아내여, 결혼은 장사가 아니다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3.11.11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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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이겨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누구나 결혼생활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부부 갈등. 원인은 너무 다양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흐름은 거의 비슷한 것이 부부 싸움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얼른 해결할 수 있는 매뉴얼이라도 있으면 참 좋을텐데 좋은 해결책을 찾기도, 예방하기도 쉽지가 않다.

 

지난 8일 서울 노원구청 6층 대강당에서는 사단법인 아나기코리아비앤비의 주최로 '행복 결혼 & 행복 가정' 아카데미 과정의 첫 번째 교육이 열렸다. 아나기코리아비앤비는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아줌마를 사회에서 인정받는 아줌마가 되도록 생활문화개선운동을 펼치는 시민단체다. 이날은 김용숙 아나기코리아비앤비 대표가 '결혼은 장사가 아니다'를 주제로 실제 30여 년의 결혼 생활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버무린 결혼 생활의 지혜와 갈등 예방 방법을 10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전수했다.

 

8일 오후 서울 노원구청 6층 대강당에서 열린 노원구 결혼학교 '행복결혼과 행복가정 아카데미'에서 김용숙 아나기코리아비앤비 대표가 결혼은 장사가 아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8일 오후 서울 노원구청 6층 대강당에서 열린 노원구 결혼학교 '행복결혼과 행복가정 아카데미'에서 김용숙 아나기코리아비앤비 대표가 결혼은 장사가 아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아내여, 결혼은 장사가 아니다"

 

행복할 것만 같았던 결혼생활인데 막상 실전에 들어서면 ‘아차’ 싶은 이유는 뭘까. 김 대표는 그 이유가 ‘부부가 전혀 다른 것을 꿈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자들은 결혼에 인생을 건다. 정신적인 것, 육체적인 것, 경제적인 것을 모두 내 남자가 충족해줄 거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결혼을 하면 이득일거라고, 이문이 남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주는 사람은 없다”며 “그건 하느님도 못할 일이다”라고 농을 던졌다.

 

이어 “사람마다 더 크게 바라는 게 다르긴 하지만, 여자들은 저 셋 중 하나만 좀 덜 채워져도 크게 불행을 호소한다. 두 개는 포기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것이다. ‘난 라면만 먹고 살아도 되니까 정직하고 성실하게만 대해줬으면 좋겠어’라던지, ‘다정하고 살뜰한 건 어느 정도 포기할 테니 경제적인 건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식으로 말이다”라고 말했다.

 

결혼 생활이 힘든 가장 큰 이유는 ‘고의와 실수를 구분하지 못해서’라고 설명했다. 상대방에게 실망하거나 상처받는 건 그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 사람이 일부러 내 말이 듣기 싫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차마 생각하지 못해서 놓친 것인지를 생각해보라. 상대방이 실수한 것에 서운하다고 느껴 바가지를 긁으면 사이만 더 나빠질 뿐”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남편은 들이받아야 하고 이겨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내가 대우받기 위해서, 사랑받기 위해서 이해하고 인정하고 대우해줘야 하는 상대이다. 상처받거나 비난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보고 ‘내 탓이다’라고 생각하면 남편도 내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내여, 돈은 이렇게 관리하라"

 

정말 제대로 ‘가정’이라는 걸 꾸리게 되는 순간. ‘출산’ 이후에 부부에게는 없었던 갈등이 생기게 된다. 돈 들어갈 곳은 많아지고 수입은 오히려 더 적어지는 경우도 생기니 가장 많은 싸움이 돈으로 인해 일어난다. 김 대표는 이 돈 문제를 아내가 잘 다뤄야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돈 관리에는 정답이 없다. 무조건 남편 혹은 아내가 할 게 아니고 더 야무지게 관리하는 사람이 하면 된다. 단, 서로의 수입에서 20%는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허락해 주길 권유한다. 자유 영역을 절대로 침범, 참견하면 안 된다. 참견하면 거짓말을 할 일이 생기니 비굴해지고 서로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며 돈 관리 비법을 전했다.

 

돈으로 남편의 기를 살릴 수 있는 방법도 말했다. 경제권을 아내가 쥐고 있다고 하더라도 집행은 남편이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아이를 키울 때 엄마가 돈주머니라고 생각하게 만들지 말라. 용돈을 줘도 꼭 남편을 통해 주고, 아빠가 이 집안의 큰일을 결정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아빠, 가장의 권위를 세워주면서 남편에게 아주 사소한 비용이라도 어떻게 지출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돈과 관련해 가족회의를 해야 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남편들이 사회생활을 하며 키운 ‘회의’의 재능을 집에서도 소량 펼칠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이번 주에 혹은 이번 달에 우리 집에서 쓸 수 있는 예산이 얼마나 있는지, 어디로 돈이 나가고 있는지를 회의에서 체크해보라. 이후에는 서로 무슨 일을 겪고 사는지, 일터에서 학교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말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다”고 조언했다.

 

◇ "아내여, 욕심을 버려라"

 

결혼을 앞둔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가정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깨끗하고 좋은 집에서 자상한 남편과 명랑하고 말 잘 듣는 아이들과 함께 살며 갈등 없이 화목하게 사는 것.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결혼해서 팔자 고칠 것이란 생각은 버리라. 몸 고생 마음 고생 안 할거라는 생각도 버리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무엇인가를 바라는 순간부터 피곤해진다. 바란다면 바라는 만큼 값을 치러야 함을 기억해라. 자식은 키워봐야 소용이 하나도 없다. 자녀에게 너무 큰 기대를 걸며 자식한테 올인하지 말고, 남편 중심으로 생각하며 ‘부부지상주의’를 펼치는 편이 낫다. 이렇게 남편에게 잘하라고 거듭 강조하는 이유는 모두 ‘나의 행복을 위해서’가 먼저라는 점을 기억해주길 바란다”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8일 오후 서울 노원구청 6층 대강당에서 열린 노원구 결혼학교 '행복결혼과 행복가정 아카데미'에서 김용숙 아나기코리아비앤비 대표가 결혼은 장사가 아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8일 오후 서울 노원구청 6층 대강당에서 열린 노원구 결혼학교 '행복결혼과 행복가정 아카데미'에서 김용숙 아나기코리아비앤비 대표가 결혼은 장사가 아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8일 오후 서울 노원구청 6층 대강당에서 열린 노원구 결혼학교 '행복결혼과 행복가정 아카데미'에서 김용숙 아나기코리아비앤비 대표가 '결혼은 장사가 아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8일 오후 서울 노원구청 6층 대강당에서 열린 노원구 결혼학교 '행복결혼과 행복가정 아카데미'에서 김용숙 아나기코리아비앤비 대표가 '결혼은 장사가 아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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