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란 현명한 부모다
영아 발달단계에 따른 현명한 양육법은?
“좋은 부모란 현명한 부모라고 생각한다. 현명한 부모는 양육에 대한 신념이 있고 지식이 있는 부모이다. 본인이 믿고 알고 있는 대로 아이를 양육한다.”
신정희 이화여자대학교 아동학과 교수는 12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KTX 4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세이프 투게더’ 부모교육에 초청돼 영아 발달단계에 따른 양육법을 소개했다. 이날 부모교육은 한화손해보험과 세이프키즈코리아가 마련한 것으로 예비부모 등 50명이 참석했다. 영아를 안전하게 양육할 수 있는 방법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 아이는 부모의 것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
신 교수는 인간의 발달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생후 6년 동안이라면서 이 시기에 아이의 발육 진행에 맞춰 양육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먼저 “아이를 양육하기에 앞서 아이가 어떤 존재인지를 먼저 아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존중해야 할 하나의 인격이라는 점부터 이해하면 출발이 쉽다. 우선 아이에게는 침묵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부모의 질문에 빨리 대답을 안 하면 건방지고 버르장머리 없다고 혼낼 게 아니라 ‘네가 대답을 준비해 말할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는 성장을 재촉한다고 해서 다른 아이들과 성장을 같이 하지 않는다. ‘다른 집 아이는 저런데 우리 아이는 왜 이렇지’라고 생각해 다그치지 말고 성장의 과정을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면 스스로 잘 자란다. 자기 삶을 스스로 꾸릴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주라”고 덧붙였다.
◇ 부모가 일치하는 양육관 가져야 하는 이유
한 아이가 마트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부모에게 떼를 쓰는 중인데, 엄마는 아이를 윽박지르다가 외면해버리고 아빠는 그냥 사주자며 장난감을 카트에 넣는다. 아이는 거짓말처럼 울음을 뚝 그치고 신이 나게 카트를 민다. 한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가족의 쇼핑 장면이다.
신 교수는 이 아이가 떼를 쓰는 이유에 대해 “부모의 양육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엄마와 아빠의 행동이 다르니 아이는 자신에게 유리한 편에 서서 떼를 쓰면 해결될 거라고 믿게 된다는 것이다. 신 소장은 “부모의 양육법이 다르면 아이는 혼돈을 겪고, 불안정한 정서를 가지게 된다. 기분 좋을 땐 잘해주고 기분 나쁠 땐 잘 안 해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함께 아이에게 되는 것 안되는 것을 일관되게 정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 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어떻게 혼내는 게 좋을까. 신 교수는 “다정함과 단호함을 함께 갖춰 온정적으로, 낮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혼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가장 안 좋은 방법은 단호함으로만 아이를 혼내는 것이다. 이런 권위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통제력, 참을성, 자신감이 없다”고 덧붙였다.
◇ 아이 발달 단계에 맞는 양육법은?
예민하고 까다로운 성격의 부모에게서 예민하고 까다로운 자녀가 태어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유전의 문제다. 하지만 신 교수는 부모가 아이의 발달에 맞게 올바른 양육을 하면 아이의 성격을 긍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인간의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생후 6년 동안의 시기다. 먼저 애착이 발달하는 신생아기, 18개월까지는 아이의 첫 사회적 관계인 엄마가 절대적인 신뢰감을 줘야 한다. 신뢰감이 불안정하게 형성되면 아이는 커서 타인과의 관계가 힘든 사회성결여의 문제가 생긴다”라며 “이 시기에는 절대 어린이집에 보내지 말고 엄마 손으로 키우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걸음마 시기인 18개월부터 3살까지는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도 전했다. 신 교수는 “안전사고가 가장 많은 시기이다. 호기심이 발동하면서 이것저것 만지는 시기인데 이때 자아의식과 자율성이 발달한다. 뭐든 떠먹여 주고 대신해 주려 하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때 스스로 뭔갈 할 수 있다는 걸 체득하면 자신감을 가지게 되지만 엄마의 과잉보호를 받으면 수치심이 커져 부정적 성격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기의 아이에게는 코에 립스틱을 발라서 거울을 보여줘 보라. 자아가 형성된 아이는 자신의 코를 닦는다. 안 된 아이는 거울을 닦는다”며 아이의 자아 형성을 알아볼 수 있는 실험방법도 덧붙였다.
3세에서 6세까지인 유아기에는 ‘아이를 비난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이 시기에는 또래에 대한 관심이 너무 커서 다 따라 하려고 한다. 자아 중심성이 발달하는 시기인데, 이 시기가 청소년 때 한 번 더 온다. 부모가 이러한 점을 이해하고 아이의 주장을 존중해주지 않으면 자기통제나 독립심을 결여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최고의 양육은 부모가 아이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것
아이들은 학습이 빨라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쉽게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신 교수는 이것을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아이들은 감각적으로 예민해서 자신이 보고 들은 것, 그 순간의 냄새까지 기억한다. 아이가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 유치원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행동 하나를 보면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아이가 어디에서든 엄마와 아빠의 행동, 말을 똑같이 따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최고의 양육은 부모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모는 존경받아야 하고 자녀는 존중해줘야 한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수시로 ‘과연 나는 몇 점짜리 엄마일까’ 하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진정한 사랑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존감과 책임감이 높고, 자율적인 인간으로 자라나게 된다. 사랑으로 기르되, 아이들의 발달 시기에 맞는 양육 지식을 공부해 키우기를 바란다. 당신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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