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역할 고정관념 없애는 아이 교육법
아빠가 직접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가사분담과 아이 양육 문제 때문에 부부 싸움이 잦은 가정이 적지 않다. 아직도 가사는 당연히 분담해야 할 자신의 일이 아니라, 어쩌다 도와주는 아내의 일이라는 남편들의 인식이 강하기 때문. 집안일에 대한 남자들의 편견이 사그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지 않도록 아이를 키우고 싶다면 어렸을 때부터 집안에서 제대로 교육을 해야 한다. 행복한 가족을 만드는 지침서 '가족수업'(강학중 저, 김영사. 2011)을 통해 성 역할 고정관념 없애는 아이 교육법을 살펴봤다.

◇ 부부가 먼저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을 바꿔라
미국의 가족학자 보엔과 오스너가 부부간 성 역할 태도의 일치와 결혼 적응 간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부부 모두 전통적이거나 근대적인 성 역할 태도를 가진 집단'과 '근대적인 남편-전통적인 아내 집단'의 결혼 적응 수준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남편-근대적인 아내 집단'의 결혼 적응 수준은 눈에 띄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자녀가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바란다면 어릴 때부터 집안일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줘야 한다. 특히 아들을 둔 가정에서는 집안일이 여자들만의 일이 아님을 확실하게 주지시켜야 한다.
남자는 나가서 돈 벌로 여자는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나 키워야 한다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부부 싸움을 면할 수 없다. 부부간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은 부모나 학교 교육, 대중매체 등에 의해서 형성되며,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 왜 집안일은 엄마가 해야 하지?
먼저 일주일쯤 집 청소를 하지 않고, 쓰레기도 버리지 않고,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 악취가 코를 찌른다면 집 안 꼴이 어떻게 될까? 자녀에게 한 번 떠올려보게 하자.
그리고 나서 집안일이란 우리 가족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모습을 유지하며 살기 위해서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매일매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임을 가르쳐주도록 한다.
이어서 그 '누군가'가 왜 항상 엄마나 여자여야 하는지 물어본다. 자녀가 아주 어릴 때는 당연히 부모가 해줘야겠지만 좀 더 크고 나면 왜 늘 엄마나 여자가 집안일을 대신해줘야 하는지 물어보면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다음으로 집안일에는 어떤 종류의 일이 있는지 나녀 스스로 생각하고 종이에 써보게 한다. 밥하기, 빨래하기, 청소하기 등 열 가지를 넘게 쓰는 아이가 드물 것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밥은 전기밥솥이 하고, 빨래는 세탁기가, 청소는 청소기가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때는 그 모든 일이 여러 단계에 걸쳐 이뤄지며, 사람의 손과 수고를 통하지 않고는 어떤 것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자세히 설명해줘야 한다.
특별히 과장해서 말할 필요도 없다. 가사 노동이 얼마나 힘든지 있는 그대로 설명해주기만 해도 금세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자녀에게 집안일의 수고로움을 알게 하는 것은 자녀 스스로 가사 분담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 자녀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직접하게 한다
자녀가 어느 정도 자라면 연령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을 남녀 구분없이 분담시켜야 한다. 자기가 먹은 밥그릇은 직접 싱크대에 갖다높기, 재활용품 분리수거하기, 빨래 걷어서 개기, 자기 방은 자기가 청소하기 정도는 어린 아이도 위험 요소 없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집안일은 당연히 가족이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니까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하는 것이 좋다고 가르쳐야 한다. 이렇게 평소 집안일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게 키운다면 나중에 결혼해서도 가사 분담 때문에 아내와 마찰을 빚는 일은 크게 줄 것이다.
더러는 집안일을 하고서 대가를 요구하는 아이들이 있다. 자녀가 아주 어릴 때야 좋은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용돈을 조금 주는 것을 허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커서도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에 대해 습관적으로 대가를 바란다면 재고해봐야 한다.
◇ 아빠의 '쇼'가 엄마의 설명보다 낫다
엄마의 설명이나 요구보다 더욱 효과적인 것은 아버지가 자녀 앞에서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녀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여도 좋다. 그러나 그것이 생활이 돼 일주일에 한 끼 정도는 아버지가 직접 만든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부엌일에 영 재주가 없는 아버지라도 진공청소기로 집 안을 청소하고, 함께 장을 보고, 쓰레기를 버리는 일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때는 아내가 해줄 것을 요구할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직접 나서서 일을 찾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보며 자란 자녀는 가사 분담을 저절로 학습하게 된다.
딸아이에게는 왜 남자들이 안 도와주고 못 도와주는지에 대해서도 가르쳐줄 필요가 있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집안일 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자랐거나, 그런 일은 여자나 하는 일이라고 교육받은 것이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또 집안일을 해보지 않아 서툰 탓도 있고, 아내가 해달라고 요구조차 하지 않거나해줘도 좋은 소리를 못 드드는 경우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면 장래의 불만을 크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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