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개통, 집값 상승 보증수표 아니다
어떻게 개선되는지가 중요…개통 이후 집값 하락 가능성有
[연재] 조은상의 내 집 마련 노하우
지하철은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개발 호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어떤 지역 또는 단지를 설명할 때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교통여건 중에서도 바로 지하철이다.
지하철이 중요한 이유는 출?퇴근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직장까지의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일수록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고 집값도 당연히 높아지게 마련이다. 기후나 사고 등 주변 여건에 따라 제시간에 도착이 어려울 수 있는 버스와는 달리 ‘정시성(定時性)’이 보장되기 때문에 비슷한 입지라면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주택의 가격이 높다.
하지만 지하철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그 지하철이 어디를 지나고 출퇴근에는 얼마나 유리한지가 중요하다. 가장 많은 회사가 몰려 있는 ‘강남’에 얼마나 빨리 도착할 수 있느냐가 집값의 척도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밖에 ‘도심(시청?종로 등)’, ‘여의도’ 등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지하철이 지난다면 이 또한 집값에 도움이 된다. 서울 외곽에 위치한 자치구보다 경기도 내 신도시나 위성도시 집값이 높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을 할 때 이 부분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단순히 지하철만 개통되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착각이다. 실제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사람들 중에는 지하철 개통 예정 지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재테크에 성공할 가능성은 예상만큼 높지 않다.
만약 재테크에 실패했다면 그 이유는 지하철 개통 후 그 지역 또는 그 아파트가 얼마나 좋아질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하철 개통지역에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을 보면 “지하철이 생기면 그 동네가 얼마나 좋아질까요?”라고 종종 묻고 하는데, 대체로 돌아오는 대답은 ‘굉장히’에 가까운 긍정적인 말이다.
하지만 집값이 오를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엄청나게’ 불편하던 것이 ‘확실하게’ 개선돼야 한다. 버스를 타고 강남까지 나오려면 몇 번을 다른 버스나 지하철로 환승해야 했던 서울 강서구 염창동, 가양동, 등촌동 일대가 9호선 개통으로 ‘한방’에 강남 진입이 가능해진 것이 그 적절한 예다. 강서구 내에서도 소외 지역이었던 이 일대는 지하철 개통 이후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가 됐다.
정반대의 예를 들어 보자. 시흥 오이도와 인천 송도를 잇는 수인선은 집값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유가 뭘까. 지하철 개통에 따른 개선 효과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수인선이 개통된 지역은 인천중에서도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었다. 송도역에서 사당역까지 가려면 지하철로만 약 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이것은 사실상 외부 수요가 진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지하철 개통에 따른 자체 수요로만 집값이 올라야 하는데 아쉽게도 수인선은 인천 내 버스와 노선이나 속도 면에서 별다른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없던 것이 생겼고 조금은 편해졌지만 ‘획기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수도권 내에는 지금도 많은 지하철 또는 경전철 공사가 진행 중이다. 또 많은 지하철 연장 계획들이 예정돼 있다. 그리고 선거철이 되면 솔깃한 지하철 공약들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내 집 마련 호재로 작용할 것인가를 판단할 때는 누구보다 냉정해져야 한다. 적어도 앞서 언급한 ‘강남, 도심, 여의도’ 세 곳 중 한 곳을 환승 없이 도달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고, 직장인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시간 내 출?퇴근이 가능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하철 개통에 따른 집값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칼럼니스트 조은상은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평가된 지역을 발굴하는데 관심이 많아 여러 현장을 직접 누비고 다닌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보다는 내 집 마련이 꿈인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부동산지식을 전달하는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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