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이 태교에 꼭 참여해야 하는 이유
아빠들이 태교에 꼭 참여해야 하는 이유
  • 칼럼니스트 강현식
  • 승인 2013.12.02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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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는 아빠를 위한 교육이기도 합니다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많은 사람들이 태교에 관심을 가진다. 관련 책들도 정말 많다. 책은 대체로 부모가 태교를 잘 하면 아기가 똑똑해지거나 좋은 성격을 갖고 태어날 것 마냥 이야기한다. 사실 태교의 중요성은 오래 전부터 강조되어 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이 만들어지는 태내 환경이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은 보편적이었고,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태교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다. 태교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왜 어려울까? 그 이유는 태교에 주된 초점인 ‘지능’이나 ‘성격’ 자체가 너무 복잡하고, 태아에게는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성인이나 아동을 대상으로 지능이나 성격을 측정하는 것도 정확성과 객관성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데, 엄마 뱃속에 있는 아이의 지능이나 성격을 어떻게 측정해서 연구하겠는가? 태교를 받은 아이와 받지 않은 아이들의 출생 이후를 비교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두 경우에 차이가 있다면, 그것이 태교 때문인지 다른 원인 때문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태교에 관심을 갖는 일은 어리석은 일일까? 그렇지 않다. 과학적으로 태교의 효과에 대한 의문은 있으나, 여전히 태교는 중요하다. 왜? 그것은 바로 부모됨, 특히 아빠됨을 준비하는 훌륭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태교는 아이의 좋은 성격과 똑똑한 머리를 준비시키는 일종의 선행학습이 아니라 ‘부부’를 ‘부모’로 준비시키는 예비교육이라고 생각하자. 사람은 동물 중에서도 비교적 긴 시간(10개월) 엄마의 뱃속에 있지만, 이 시간을 부모됨의 준비 기간이라고 본다면 결코 길지 않다. 오히려 너무 짧지 않나 싶다.

 

부부로서의 준비는 조금 부족해도, 다들 그럭저럭 살아간다. 평생 행복한 부부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결혼 생활이 실패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부모는 다르다. 준비가 부족해서 자녀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면 자녀는 물론, 본인들도 자녀 문제로 평생을 고통 받을 수 있을 뿐더러, 후회도 결혼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부모됨의 준비인 태교, 어떻게 하면 좋을까? 보통의 가정에서 아내가 임신을 하면, 아내는 태교를 한답시고 눈에 불을 켜고 잔뜩 사다놓은 책들을 보려 하고, 남편은 눈에 불을 켜고 돈을 벌려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빠와 엄마의 역할이 무엇인지 부부가 함께 이야기하고, 자녀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양육을 할 것인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특히 태교에서 중요한 사람은 아빠다. 사실 엄마는 직접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필연적으로 엄마가 될 준비를 하게 된다. 자신이 엄마가 될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고 느끼면서 책을 통해서나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준비를 하지만, 아빠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쿠바드 증후군을 겪지 않는 많은 남편들은 아내가 몸이 무거워서 허리가 아프다고 해도, 다리가 붓고 속이 안 좋아 잠을 못자도 코를 골면서 잘만 잔다. 이런 면에서 태교는 소년이 아빠 역할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기회이자 시간이다.

 

아빠는 날마다 아내와 함께 태교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내가 너의 아빠란다” 하면서 아내와 함께 아이에게 태담을 하고, 아내와 함께 동화책을 읽어보자. 물론 태아는 오감 중 청각이 가장 먼저 발달하여 아빠와 엄마의 목소리에 반응한다고 말한다. 물론 아기가 부모의 말뜻을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태교를 무시하는 많은 아빠들은 “아기가 뭘 알아듣겠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태아가 들을 수 있다고 해서, 그 뜻을 이해하는 것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교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아이에게 무슨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아기를 두고 부부가 부모 연습을 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아내와 함께 아이에게 말하는 연습을 해보고, 아내와 함께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연습이라고 생각하자.

 

많은 남편들은 아빠가 되었다는 실감도 안 나고 쑥스럽기도 해서 태교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할 수 있다. 이때 아내가 잘 도와주어야 한다. 격려를 하고 기회를 계속 주어야 한다. 이렇게 남편이 태교에 참여할수록 우선 아내와의 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물론, 엄마의 행복한 기분을 통해 태아에게도 좋은 영향이 간다고 알려져 있다.

 

태교는 아이에게 마음을 쏟으면서 아이를 맞을 준비와 아빠가 될 준비를 동시에 하는 것이다. 이런 태교를 한 아빠라면 아이가 태어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아빠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태교는 태아를 위한 교육이기 전에 부모를 위한, 특히 아빠를 위한 교육인 셈이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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