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권리의 핵심 가치는 존엄성
아동권리의 핵심 가치는 존엄성
  • 기고 = 이양희
  • 승인 2013.12.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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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양희 국제아동인권센터장

인류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전 세계가 요즘처럼 혼란스러울 때 한번 쯤 되새겨야 할 질문이다. 인류의 핵심가치 중 제일 중요한 가치는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라 생각한다. 이는 인간이기 때문에 마땅히 지켜져야 할 가치이다. 존엄성은 라틴어로 ‘dignitas’에서 유례하며 그 뜻은 ‘가치 있음’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인간은 그 존재 자체가 가치 있으며 존중이 요구된다. 인간이면 누구나 가치 있고 존중돼야 하듯 모든 아동들도 고유한 존엄성과 가치가 보장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오랜 역사동안 아동들의 가치와 존엄성의 보장은 미비했다. 모든 사회에서 아동은 부모 또는 사회의 소유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아동을 독립된 인격체임과 권리의 주체자로 인정하고자 1989년 11월 20일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유엔아동권리협약(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을 채택했다. 그 후 현재까지 전 세계 193개 국가가 이 협약을 비준했으며, 우리나라도 1991년 동협약을 비준했다. 또한 11월 20일을 세계 아동의 날(Universal Children’s Day)로 기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세계 아동의 날이 있는 주간을 ‘아동권리주간’으로 선정해 지키고 있다.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을 인간으로의 존엄성을 지닌, 그러면서도 아동의 발달적 특별함을 고려해야 할 권리의 주체자로 우리의 인식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아동권리를 존중하는 국제규범 탄생에는 이보다 오래 전, 아동의 존재와 존엄성에 귀 기울인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20세기 초 영국의 에글렌타인 젭과 폴란드의 야누스 코르착의 영향이 컸었다. 에글렌타인 젭 여사는 그녀의 ‘아동권리선언’을 통해 유엔아동권리협약의 탄생에 직접적인 기여를 했고, 야누스 코르착는 아동은 ‘인간’으로 발전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자체가 이미 인간이며 동시대의 분명한 ‘시민’이라고 주장하며 유엔아동권리협약의 핵심 가치에 간접적 기여를 했다.

 

2013 대한민국 아동총회 아동인권캠프 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2013 대한민국 아동총회 아동인권캠프 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또한 이들 외에도 한국의 소파 방정환 선생 역시 아동을 존중하고 인격체로 대할 것을 주장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에글렌타인 젭 여사가 유엔아동권리협약의 근간이 된 아동권리선언을 작성한 1923년에 우리나라의 소파 방정환 선생도 소년운동의 기초조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아동권리를 선언했다. 일부에서는 인권의 역사를 서구의 역사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소파 선생의 사상과 업적을 보면 동 시대에 동양권 문화에서도 아동인권의 태동이 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소파 방정환, 영국의 에글렌타인 젭과 폴란드의 야누스 코르착의 아동권리를 바라보던 시각에는 매우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동을 가치롭고 존엄한 인격체로 존중한 것이다.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의견, 민족적·인종적·사회적 출신, 재산, 장애, 태생, 신분 등과 상관없이 아동이라면 누구나 그 존재가 귀한 것이다. 이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전반에 내포된 핵심가치 이다.

 

아동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은 아동의 권리를 존중해야 할 의무이행자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모든 아동을 권리의 주체자로, 각각의 특성과 뚜렷한 요구, 흥미와 자신의 사생활을 가진 특별하고 가치있는 인간으로 인식하고 보호하고 존중되는 것이 존엄성이라 정의했다.

 

부모, 교사, 사회복지사, 의사, 공무원, 언론인 등 아동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모든 이들은 아동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아동도 가치롭고 존엄성을 존중받아야 하며 성인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존재임을 기억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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