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빠는 가라, 함께 하는 아빠가 온다
부잣집 아들딸로 만들어 주는 게 최고일까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책이다. 책의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Robert T. Kiyosaki)는 1947년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 4세다. 그는 책에서 자신에게 두 아버지가 있었다고 말한다. 바로 자신의 아버지와 친구의 아버지다. 자신의 아버지는 교육을 많이 받긴 했으나 ‘돈은 모든 악의 근원’이라면서 부채 때문에 힘든 삶을 살았던 가난한 아버지였고, 친구의 아버지는 교육을 많이 받지는 못했으나 ‘돈이 부족한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라면서 사업에 성공해 풍족한 삶을 살았던 부자 아버지였다. 저자는 경제관과 인생관, 세계관이 전혀 다른 두 아버지의 말을 들은 후 부자 아버지를 따르기로 했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둘이었던 나는 어떤 사고를 선택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했습니다. 나는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 걸까? 부자 아버지인가, 아니면 가난한 아버지인가? 나는 아홉 살 때 부자 아버지의 말을 듣고 그분에게서 돈에 대해 배우기로 결심했죠. 그래서 나는 학위는 많았어도 여전히 가난한 아버지의 말은 듣지 않기로 했습니다.”
자신의 친아버지의 말은 듣지 않기로 했다니! 물론 돈과 경제에 있어서 국한된 표현이지만, 저자에게 돈과 경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이는 충격적인 말이다. 기요사키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버림받은 꼴이 되고 말았다. 물론 저자는 책을 통해 ‘가난하면 자식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르니 부자가 되어라’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빠라면 누구나 충분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또 이 책은 자녀를 부잣집 아들딸로 만들어 주는 것이 있는 아빠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는 인상을 갖게 한다. 정말 그럴까? 우리의 아들딸이 아빠에게 가장 원하는 것이 경제적 능력일까? 물론 경제적 능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아빠들에게 경제적 능력의 중요성은 과대포장되었다. 경제적 능력이 있으면 다른 부분은 부족하거나 없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도 말이다.
분명 기요사키의 친아버지는 돈과 경제에 대해 너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돈 자체를 악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왜곡에 대한 반발이 또 다른 왜곡이어서는 안 된다. 돈이면 만사 오케이라거나 아빠로서 할 일은 오로지 돈을 많이 버는 일이라는 생각은 또 다른 왜곡이자 오류다.
이것이 왜곡이자 오류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근거가 있다. 바로 사회의 변화다. 이 책의 저자는 가정에서 아빠가 유일한 생계 부양자였던 산업화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 때는 아빠의 모든 능력이 경제적 능력으로 평가받던 시대였다. 집안일과 자녀 양육은 아내의 몫이라고만 생각했던 시대였다. 당연히 저자의 눈에 자신의 아버지는 초라하고 답답해 보인 반면 친구의 아버지는 멋있고 대단해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는 다르다. 지금은 자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의 모습이 필요한 시대다. 아빠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가능한 시간을 내서 자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이전까지 자녀들은 아빠를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로 구분했다면, 앞으로 우리의 아이들은 함께 하는 아빠와 함께 하지 않는 아빠로 구분하게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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