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며느리 육아스토리, 화제는 ‘최고’ 공감은 ‘최악’
재벌 며느리 육아스토리, 화제는 ‘최고’ 공감은 ‘최악’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4.01.22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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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예능? 리조트 홍보? 시청자는 “불편”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걸그룹 샤크라 출신의 가수 이은이 연일 화제다. ‘재벌가 며느리’인 이은의 세 아이 육아스토리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여느 육아예능과는 다른 재벌 세계의 육아는 공감 제로일 수밖에 없었다.


◇ ‘재벌가 며느리’ 이은의 육아 스토리

 

'재벌가 며느리' 이은의 육아스토리가 공개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재벌가 며느리의 모습이 크게 부각되며 시청자들의 공감은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SBS
'재벌가 며느리' 이은의 육아스토리가 공개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재벌가 며느리의 모습이 크게 부각되며 시청자들의 공감은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SBS

 

지난 13일부터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육아예능 ‘오! 마이 베이비’에서는 재벌가 며느리 이은의 육아라이프가 공개됐다. 결혼과 동시에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 재벌가 며느리로,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이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방송에서 이은은 70만평의 대지에 들어선 리조트 안 타운하우스에 살고 있었다. 이은의 집 입구는 삼엄한 경호 속에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됐다. 드라마 ‘야왕’ 촬영지인 이곳은 목장은 물론 헬기 착륙장까지 함께 갖춰 있었다. 이은의 시아버지는 1980~1990년대 신도시 개발 당시 레미콘사업 등 국내 굴지 건설사업을 주도했던 인물이자 리조트 그룹 아일랜드의 회장. 드라마에서만 보던 재벌집 대저택이 공개된 순간이었다.


재벌가 며느리의 육아법은 남달랐다. 6살짜리 딸의 취미는 다름 아닌 승마였다. 큰 딸 권은은 승마가 익숙한 듯 “오늘은 좀 큰 말 탈래”라며 자연스럽게 큰 말에 올랐다. 20~40분의 승마교육비는 3만5000원. 이은과 함께 승마장을 찾은 시어머니는 교육비를 듣고 “그렇게 비싸지는 않네”라고 말했다. 말을 다 탄 이은의 딸은 이은을 향해 “나 말 또 타고 싶다”면서 “저 말 사줘”라고 졸라댔다.

 

아토피가 심한 딸들을 위해 이은이 녹두죽을 직접 끓이는 모습도 전파를 탔다. “일반인의 30배가 넘는 세 딸의 아토피 수치 때문에 몸도 마음도 고생이 많았다”는 이은은 가사도우미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녹두죽을 끓였다. 직접 죽을 끓이는 이유에 대해 이은은 “맡기면 쉬워질 거 같아서”라고 대답했다. 식단은 유기농만을 고집했다. 이은은 아이들을 위해 유기농 식품만을 선호한다고 전하며, 녹두죽에도 녹두와 유기농 우엉 등을 넣었다.

 

MBC ‘아빠!어디가?’,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이어 육아예능의 후발주자로 나선 SBS ‘오!마이 베이비’는 방송 2회 만에 화제의 방송으로 자리 잡았다. 재벌가 며느리라는 희귀 소재에 이은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언론들은 ‘이은 대저택', ’이은 리조트‘ 기사를 쏟아냈다. 해당 리조트는 홈페이지에 방문객이 몰리면서 홈페이지까지 다운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오!마이 베이비’ 프로그램은 물론, 리조트 홍보효과까지 톡톡히 본 셈이다.

 

이은의 6살짜리 큰 딸 권은이가 취미로 승마교육을 받는 모습. ⓒSBS
이은의 6살짜리 큰 딸 권은이가 취미로 승마교육을 받는 모습. ⓒSBS

 

◇ 육아예능? 리조트 홍보? 시청자는 “불편”

 

하지만 재벌가 며느리의 육아에 고운 시선이 갈 수는 없었다. 소재는 관심을 끄는 데는 충분했지만 공감까지 이끌진 못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고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는 ‘아빠! 어디가?’는 육아예능의 선두이자 대표방송이었다.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현실에서 다섯 아빠와 다섯 아이들의 여행이야기와 그 속에서 펼쳐지는 아빠와 아이들의 진솔함은 아빠육아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제공했다.

 

아들 민국에게 자꾸만 가르치려 들던 김성주도, 엄격한 가부장적인 모습의 아버지 성동일도 ‘아빠! 어디가?’를 통해 진짜 아빠로서 성장해갔다. 울보 민국이는 의젓한 맏형이 됐고, 조용하던 준이는 활발하게 뛰놀았다.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말하지 않아도 느끼게 되는 짠한 감동이 있었다. 그런 모습을 함께 지켜본 시청자들도 성장을 꿈꾸며 아빠육아에 동참하고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이휘재가 쌍둥이 형제 서언, 서준을 돌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육아의 어려움과 행복을 만끽하게 해줬다. 아픈 아이들을 안고 병원 응급실을 찾아간 이휘재는 괜한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고, 아들의 첫걸음마에 폭풍 감동했다. 아이들의 슈퍼맨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4명의 아빠 모습은 웃음과 함께 ‘부정’이라는 두 글자를 전해줬다.

 

이에 반해 ‘오!마이 베이비’는 어떨까? 아이들과 수건돌리기를 하고 냇물에 발을 담그는 ‘아빠!어디가?’와 승마교육을 하는 이은의 모습은 스케일부터 대조적이다. 시청자들이 스타 가족이 출연하는 육아예능에 눈을 돌리는 건 아마도 아이 키우기 힘든 지금, 육아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소통하며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마이 베이비’ 속 이은과 그의 배경은 재벌가 며느리라는 수식어를 되새겨 줄 뿐이었다. 육아예능인지 리조트 홍보 방송인지 긴가민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세 딸을 위해 헌신하는 엄마의 모습도 비춰지지만, 재벌가의 육아법에 크게 공감하고 환호할 시청자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한 시청자는 “딸 셋의 아토피로 고생하는 심정은 어느 엄마와도 같겠지만, 우리의 삶과는 너무 동떨어져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청자도 “아이 키우는 입장으로 방송을 보면서 웃고 싶었지만, 다른 삶, 다른 취미를 보며 공감할 수 없었다. 괜히 위화감만 낳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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