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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 육아, 절대 어렵지 않아요

서울시 마을공동체 '은평 품앗이 육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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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마을에서 함께 자라는 아이들

 

어느덧 ‘은평 품앗이 육아’ 활동을 한지 햇수로 3년째가 되었다. 처음 1기를 시작으로 어느덧 3기까지 신입회원이 이어졌고 다음주면 또 4기 신입회원을 위한 오픈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맨 처음 오픈 수업을 할 때 가슴 떨려 하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했던 멤버들은 이제 제법 능숙하게 상황을 예측하고 행사를 준비계획을 세운다. 나조차도 작년에 첫 오픈 수업을 할 때 당일이 되기 무려 3일전부터 잠을 자지 못하고 설쳤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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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수업은 우리가 엔젤데이에 하는 아이들을 위한 엄마표 활동을 보여주고 우리 활동방향에 대한 설명과 비전, 가치관을 알리는 일이다. 그 모든 것을 잘 이해하고 동의하는 사람들은 오픈 수업이 끝나고 나면 활동의사를 밝히고 다음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면 된다. 2기 모집을 위해 했던 첫 오픈 수업에서 20명이 와서 19명이 활동을 결정했었다.

 

간혹 어떤 사람은 묻는다.

 

“품앗이 육아하려면 엄마가 재능이 많아야 하지 않아요? 엄마표로 수업도 하고 그러려면 말이에요. 저는 수줍음도 많고 재주도 없어서 엄마표 수업은 잘 못할 거 같아요.”

 

그렇다. 혹자에게 품앗이 육아는 ‘고통분담’이라기보다는 ‘부담백배’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생각의 틀을 바꿔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는 누구나 엄마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갖게 되고 그 역할도 백지상태에서 하게 된다. 물론 책이나 누군가의 조언으로 간접경험은 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결코 만만치 않은 새로운 경험이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대부분의 엄마는 포기하지 않는다.

 

품앗이 육아도 이와 다를 바 없다. 품앗이 육아는 단순히 엄마가 외로운 육아를 함께 누군가와 기대며 해나간다는 의미 또는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의미에 국한되지 않는다. 엄마인 내가 사랑하는 내 아이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먼저 앞서 자신을 깨고 나가는 또 하나의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엄마들은 자신의 재능을 확신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품앗이 육아를 하는 엄마들은 참 대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해보지 뭐’라는 마음으로 낯선 이웃들과 마음을 합하고 생각을 다진다는 것일 테니 말이다.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가.

 

적어도 그들에게는 ‘품앗이 정신’이 살아있기에 그 첫 걸음이 가능한 것이리라 생각된다. 한 때는 나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품앗이 육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낼수록 누구나 지속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한 것이 바로 이 ‘품앗이 육아’라는 생각이 든다. ‘육아’라는 공유주제 하나만으로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함께 아이를 키워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작년 1월 첫 오픈수업 하던 날, 벌써 1년이 되었고 우리는 어느덧 오픈수업을 초연하게 준비할 수 있는 사람들로 성장했다. ⓒ안세정
작년 1월 첫 오픈수업 하던 날, 벌써 1년이 되었고 우리는 어느덧 오픈수업을 초연하게 준비할 수 있는 사람들로 성장했다. ⓒ안세정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어렵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그저 한 발자국만 앞서 내딛고 곁에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민다면 얼마든지 즐거운 품앗이 육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엄마표 수업이 부담된다면 잘 하는 사람들에게 그 일은 맡겨두고 자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품’을 내면 그만이다. 영 유아를 키우는 엄마는 즐거워야 한다. 엄마의 즐거움이 아이와 가족 모두에게 전이되기 때문이다. 만일 ‘품앗이 육아’로 인해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품앗이 육아로서의 가치와 의미는 없다. 물론 스스로 이 일에 대한 성취를 위해 부담을 느끼는 것이라면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닌 정말 억압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아이도 엄마도 좋을 게 없다.

 

“재능 없어도 돼요, 그저 열린 마음으로 함께 잘 어울리면서 나누려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답니다. 당신이 못하는 것은 누군가가 잘해서 메울 것이며, 당신은 또 누군가가 못하는 일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메우고 있을 테니까요.”

 

품앗이 육아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언니, 저는 솔직히 어디 잘 나서지도 못하고 내 꺼 누구랑 나누는 것도 어려워하던 사람이었는데 여기 와서 정말 많이 바뀐 거 같아요. 더군다나 우리 호연이가 자라가는 것을 다른 아이들과 더불어 좀더 기다리면서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정말 좋아요.”

 

1기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한 멤버의 이야기다. 맨 처음 엄마표 수업을 맡았던 날,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동화책을 잡고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개월 뒤 오픈 수업에서 그녀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멋지게 독무대를 펼치며 수업을 해냈다. 지금도 2기 멤버들은 그날의 그녀 모습을 잊지 못한다. 환한 미소와 밝은 목소리로 좌중을 압도하던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엄마였다.

 

이렇게 우리는 ‘품앗이 육아’ 활동 속에서 뜻밖의 성장을 맛보고 있다. 품앗이 육아가 어렵다고? 천만의 말씀!! 좀더 끈기와 인내로 모임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어느 순간 아이를 키우러 온 곳에서 아이 뿐 아니라 자신의 성장을 돌아볼 수 있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안세정은 4살, 7살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첫 아이를 키우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며 행복한 육아를 고민하다가 ‘품앗이 육아’를 알게 되었고, 2012년 북스타트 행사를 통해 만난 14명의 엄마들과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를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에서 새로 시행된 마을공동체 사업에 선정돼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30여명의 엄마와 좌충우돌하며 공동육아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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