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육아, 한 줄로 남겨 볼까?

베이비뉴스

오피니언 테마칼럼

입력 :

당신의 개성입니까, 당연한 관행입니까

셀프가 아닌 셀프 웨딩촬영, 엄마는 돈만 내는 엄마표 돌잔치

[email protected]

[연재] 결혼문화 'Something four'

 

최근 몇 년동안, 남의 돌잔치에 방문해 보면 흔히 '엄마표 돌잔치'라 불리는, 그러나 손품은 제법 들어가지만 결국 남의 돌잔치에서도 똑같이 볼 수 있는 포토테이블이나 덕담보드, 성장동영상, 과연 저작권 문제는 없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유명 동화책에 아이 얼굴을 포토샵으로 합성한 책 등등을 거의 어김없이 볼 수 있다. 손품이 들어가긴 들어가고 포토샵이나 동영상 프로그램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지만, 바쁜 세상에 아이까지 돌보면서 엄마가 혼자 이런 것을 다 준비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다. 말이 좋아 엄마표지, 사실은 업체표, 더 나아가서는 육아카페 공동구매표 돌잔치를 '엄마표 돌잔치'라고 부르는 일은 또 얼마나 많은가.

 

베이비뉴스 MEDICAL INDEX

베이비뉴스 MEDICAL INDEX

병원 AI 추천 순위 · AI지수·SEO·GEO INDEX

베이비뉴스 FRANCHISE INDEX

베이비뉴스 FRANCHISE INDEX

프랜차이즈 브랜드 AI 추천 순위 · AI지수·SEO·GEO INDEX

AI 육아플래너 라플

AI 육아플래너 라플

임신, 출산, 육아정보 다 찾아주는 AI 육아플래너 l 라플

베이비뉴스 GEO INDEX

베이비뉴스 GEO INDEX

AI가 먼저 말하는 육아용품 브랜드 분야별 실시간 순위

AI 육아플래너 라플

AI 육아플래너 라플

임신, 출산, 육아정보 다 찾아주는 AI 육아플래너 l 라플

베이비뉴스 PET INDEX

베이비뉴스 PET INDEX

반려동물 사료·간식 브랜드 AI 추천 순위

AI 잡세미나 · 10.31(토)

AI 잡세미나 · 10.31(토)

3040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AI 무료특강 · 선착순 30명

베이비뉴스 WEDDING INDEX

베이비뉴스 WEDDING INDEX

웨딩 브랜드 AI 추천 순위 · AI지수·SEO·GEO INDEX

물론, 7~8년 전에는 정말로 솜씨 좋은 엄마들이 직접 수고로움을 감수하며 '내 아이의 특별하고 개성있는 돌잔치를 위해' 그런 것을 준비하기도 하였다. 그런 것이, 여성 커뮤니티에 사진들이 올라가고, 어쩐지 '정말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바쁜 맞벌이 엄마들이 손가락을 물어뜯을 때, 직접 아이의 돌잔치를 준비하였던 엄마들이 '부업 삼아', 혹은 일부 돌잔치 업자들이 이 일을 수주하여 준비하면서 지금처럼 되었다고 보면 된다.

 

갑자기 돌잔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 '엄마표 돌잔치의 변질' 과정이 '셀프 웨딩의 변질'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남들과 똑같은 배경, 똑같은 구도로 사람만 바꿔 끼운 듯 찍는 스튜디오 촬영이 싫다는 데서 시작되어, 더러는 삼각대를 놓고, 더러는 지인들의 도움을 받거나, 원하는 콘셉트를 직접 구상하여 프리랜서 사진작가를 하루 고용하여 원하는대로 만들어나갔던 이 셀프 웨딩촬영은, 어느새 '셀프웨딩 콘셉트의 촬영' 내지는 '데이트 스냅'이나 '파파라치 샷' 같은 이름이 잔뜩 붙으며,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구도에서 예측할 수 있는 장면들을, 있는 힘껏 자연스러운 척 하면서 찍는 사진까지 다 포함하는 개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물론, 처음에 셀프 웨딩촬영이 나왔을 때 장점으로 꼽혔던 자유로운 분위기와 저렴한 가격에 대해서도, 이제 더는 자랑하기 민망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그런데, 셀프가 아닌 셀프 웨딩촬영과 엄마는 돈만 낸 엄마표 돌잔치라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돌잔치 준비하러 뷔페에 계약하러 갔더니 엄마표 돌잔치 패키지가 떡하니 따라와 있고, 웨딩플래너는 스튜디오 촬영에 신경 좀 쓰는 것 같은 예비부부에게는 제가 먼저 데이트 스냅을 권하기도 한단다. 한두 명이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의미 깊던 것들이, 어느새 업자가 꼬이고 쓸데없는 관행이 되어, 전체적인 예산을 잡아먹는 데 기여하고 있다.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은 욕망, 그걸 자랑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사실은 십년 전에만 해도 지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애교예단'(2006년 모 예단포장 전문업체에서 만들어낸 상품)이나 '예단떡'(2004~2005년 무렵 예단업자가 유행시킨 신풍속), 심지어는 불과 15년 전에만 해도 그런 명칭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던 '예단 삼총사' 같은 것도, 아마 그렇게 시작된 관행이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남들보다 더 정성을 들이고 싶은 마음에, 좀 더 잘 보이고 싶고, 남들보다, 혹은 동서보다 좀 더 티나게 잘 한 것처럼 보이고 싶고, 어쩌면 실제 역사와 전통이야 어떻든 그런 것을 다 제대로 격식있게 지킨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마음에 업자가 “이런 것도 전통이에요” 하고 소곤거리면 일단 해 두고 넘어간 것일 수도 있다. 그런 것이, 시간이 지나고, 커뮤니티에서 후기들이 이어지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관행으로 굳어진다.

 

필자는 작년 이맘 때, '천만원으로 결혼할 수 있을까'라는 책을 쓰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좀 더 쿨하고 합리적인 결혼을 생각하거나 실천에 옮긴 여러 분들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듣거나 설문지를 돌리며 결혼 준비 과정에서의 팁과, 불합리한 부분과, 의문점들을 조사하고 있었다.

 

이때 들은 어느 신혼부부 남편의 불만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플래너가, 스튜디오 촬영 때 스태프들 점심을 준비해 오라고 했어요. 신부 몇 명이 스튜디오 촬영할 때 스태프들 점심까지 준비했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지금은 그게 거의 관행이 되었나봐요. 으레 김밥이든 뭐든 준비해 올 거라고 생각하고. 헬퍼와 플래너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제가 왜 그 비용을 다 내고도 스튜디오 실장 점심까지 걱정해야 합니까?”

 

맞는 말이다. 그리고 아마 이런 항의들이 계속 이어진 덕분인지, 요즘은 스튜디오 자체에서 직원들에게 중식을 제공하고, 신랑신부에게도 중간에 간식을 제공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평생 한 번 뿐이라는 결혼식, 남들 하는 좋아 보이는 것 다 하고 싶은 그 마음은 이해한다. 적어도 드레스를 입었을 때 만큼은 우아하고 남들 배려하는 레이디처럼 되고 싶은 마음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니 자신들과 플래너와 헬퍼의 간식 정도만 준비해도 되는 것을, 스튜디오 직원들까지 다 먹고도 남을 만큼 준비하는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쓸데없는 관행이 된다면, 나 자신을 위해서도, 우리가 결혼식을 끝낸 뒤에도 계속 이어질 다른 커플들의 결혼을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제안이나 불합리한 요구는 거절도 하자. 쓸데없는 관행을 만드는 것도 소비자겠지만, 그런 쓸데없는 관행을 항의하여 없애는 것 또한 소비자다.

 

평생 한 번 뿐인 좋은 일이니까 다 괜찮은 것 아니다. 당연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당연하지 않다고 말하자.

 

*칼럼니스트 전혜진은 수학과 기계공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내추럴 본 공돌이이자 퇴근 후에는 SF소설과 만화 스토리를 쓰는 작가다. 주변의 온갖 것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메모하는 것을 즐기며, 자신의 결혼과정을 꼼꼼히 메모하며 생각했던 일그러진 결혼문화들을 '천만원으로 결혼할 수 있을까'라는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Copyrights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email protect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보기베이비뉴스 이벤트

댓글 0

카카오로
댓글참여

댓글을 쓰면 댓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된 댓글은 24시간 안에 검토합니다 · 문의 [email protected]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

많이 본 뉴스

신생아 시기에 맞는 육아용품AD

브랜드 공식몰 기준(2026-10-22) · 가격은 바뀔 수 있습니다

이 기사와 관련된 육아 Q&AMORE ›

관련 유튜브 베이비뉴스TV

2.5천
1.8천
1.5천
3.6만

관련 인스타 @베이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