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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시간

엄마 찾으며 막무가내로 우는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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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또래와 노는 것이 즐거운 산하입니다. 부쩍 친구들을 많이 찾아요!! ⓒ김광백
또래와 노는 것이 즐거운 산하입니다. 부쩍 친구들을 많이 찾아요!! ⓒ김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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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내가 회사의 회식으로 인해 늦게 들어온 날이 있었다.

 

산하는 아빠 혹은 엄마랑 누구와도 잘 지낸다. 부부가 같이 육아를 열심히 한 덕분이다. 가끔 아빠가 없을 때는 산하는 "아빠 어딨어요?"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아내는 나에게 전화를 하고 산하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이런저런 사정을 설명하면 산하는 이내 안정이 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산하가 엄마와 아빠를 둘 다 찾을 때는 잠을 자려고 누울 때이다. 졸리고, 잠을 자려고 누우려고 하면 산하는 우리 식구 중 빠진 사람을 찾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우는 소리를 내면서 엄마 혹은 아빠를 찾는다. 그렇다고 그 시간이 그리 길진 않는다. 설명을 자세히 하면 잘 알아듣고, 이내 안정을 찾는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아내가 회식으로 늦게 들어온다고 했다. 나는 걱정하지 말라고 편히 놀고 늦게 들어오라고 했다. 산하가 엄마를 찾더라도 보통의 경우처럼 전화를 해준다거나, 조금 달래주면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날은 예외였다.

 

?여느때와 같이 산하는 엄마가 없어도, 나랑 너무나 재미나게 놀았다. 밥도 잘먹고, 같이 이런저런 청소(산하는 빨래 널기를 좋아한다)도 같이하고, 여기저기 안부 전화도 잘 했다. 그러던 산하가 갑자기 '엄마'를 찾으면서 울기 시작했다. "엄마 보고 싶어요", "엄마 빨리 오라고 해요"라고 소리치면서 말이다. 그래서 급한 김에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아내와 통화를 하면 이내 진정이 될 것이라는 나는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이내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렇게 울기 시작한 산하는 잠이 들때까지 울었다. 거의 40분 정도!!

 

보통 산하가 심하게 우는 경우 길어도 10분이었다. 그런데 이날은 40분이라니! 산하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내가 운동을 갈때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직접 키우면서는 이렇게 길게 우는 경우는 산하가 아픈날을 제외하고는 없었던 듯 싶다. 어르고, 달래고, 이런저런 것들을 해보지만 모두 속수무책이다. 그래서 나의 결론은 얼른 재우자였다. 우는 산하를 안고 잠자리 준비를 위해서 이런저런 준비들을 하였다. 그러나 산하는 엄마가 없는 잠자리 준비가 못내 못마땅했다 보다. 울면서 나에게 "저거 치워~~"라고 소리친다. 그리고 "엄마 와~"라고 외친다.

 

?이런 상황에서는 나는 그냥 이렇게 생각한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으리. 그 끝이 빨리 오길 바라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한다. 이거는 육아를 하면서 내가 생각한 몇 가지 원칙 중 한 가지였다. 아이가 울때마다 혹은 보챌 때마다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쉬운 방법을 선택하면 끝이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예전부터 힘든 상황이 있을 때는 속으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주문을 외우곤 했다. 그리고 군대에서의 격언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라는 말과 같이 '그래도 아이는 성장한다'라는 주문도 같이 말이다.

 

?나는 이렇게 산하가 막무가내로 우는 상황을 '통곡의 시간'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주변에 육아를 하는 이들에게 가끔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통곡의 시간'을 충분히 받아들이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아이가 우는데는 이유가 있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알기는 매우 어렵다. 대신 아이가 울 때는 최선을 다해 우는 원인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아이에게 그 상황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는데 되지 않는다면 아이의 울음소리를 노래마냥 즐기기 위해서 노력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빠들이여! 부디 '통곡의 시간'을 견디길 부탁한다. 아이가 운다고 그냥 엄마를 찾으면, 아이는 중요한 순간에는 엄마만 찾는 아이가 될 것이다. 힘듦을 공유하는 것이 함께 성장하는 지름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칼럼니스트 김광백은 10여년 가까이 장애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며, 지역사회를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현재는 인천사람연대 장애의제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2012년 2월에 태어난 산하(딸, 태명 볍씨)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는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138100)를 통해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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