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내 이야기를 듣지 않아요"
남편이 알아야 할 마음을 알아주는 대화
[연재] 안종화의 부부, 가족 치료
인간중심상담을 주창한 칼 로저스는 그의 유명한 책 ‘인간-중심 상담’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상대방이 의미하는 것을 더 깊이 들어줄수록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종종 봅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말을 깊이 들어 주고 있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거의 항상 눈물을 흘립니다. 나는 그들이 사실은 기뻐서 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아, 이제 살았다! 누군가 나를 들어 주네. 누군가 나를 제대로 알아주네”라고 말하는 것 같지요. 그런 순간에는 지하 감옥에 갇힌 죄수가 매일 “거기 누가 없어요? 내 말 안 들려요?”하고 모스부호로 두드리는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예, 들려요”하고 두드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겁니다. 그 단순한 응답 하나로 그는 자신의 외로움에서 풀려나게 됩니다. 그는 다시 사람이 됩니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혼자만의 감옥에 갇혀서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밖으로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지하 감옥에서 들리는 그 희미한 소리를 매우 주의 깊게 들어야만 합니다.」
부부 상담을 신청하는 부부 중에 많은 부인들이 호소하는 고통 중의 하나는 ‘남편이 내 이야기를 안 듣는다.’, ‘남편이 벽처럼 느껴진다’, ‘남편과 말이 안통한다’, ‘나는 혼자인 것 같다’, ‘나는 외롭다’ 등입니다. 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안 듣는다고 느끼고, 그래서 부인은 외롭고 어디 가서 하소연할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편은 부인의 말을 듣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듣는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을 판단하지 않는 것, 비난하지 않는 것, 있는 그대로 듣는 것, 상대방의 입장이 되는 것, 그리고 ‘너라면 그랬겠네’라는 태도로 듣는 것을 말합니다. 이해와 공감이 있을 때 듣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가 있습니다.
여자: “자기야~ 자동차 시동이 안 걸려!”
남자: “그래? 배터리 나간 거 아냐? 라이트는 켜져?”
여자: “어제까지는 제대로 됐는데. 왜 갑자기 시동이 안 걸리지?”
남자: “엔진 트러블이면 곤란한데. 일단 배터리 문제인가부터 확인해 봐. 라이트는 들어와?”
여자: “아이 참, 나 오늘 OO까지 가야되는데! 차 없으면 안 되는데….”
남자: “그거 큰일이네. 어때? 라이트는 켜져?”
위의 대화에서 여자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아~ 시동이 안 걸리구나. 당황스럽겠다. 어쩌면 좋아?’, 혹은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 혹은 ‘걱정되네. 내가 가서 볼까?’ 등입니다. 여자는 남자와의 관계를 원하는 것입니다.
부부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인이 남편에게 원하는 것은 ‘나에게 해결책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편은 부인에게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그러면 부인은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합니다. 부인은 단지 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부인을 이해하고 그 심정을 알아주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아, 당신이 그랬구나!’, ‘당신 이야기를 듣고 보니 당신이 많이 힘들었겠다.’, ‘ 당신 마음이 많이 상했겠네’, ‘아이고 어떻게?’ 등입니다. 이것이 바로 듣는 것입니다. 그러면 부인의 마음이 풀어집니다. 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자신이 남편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남편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칼럼니스트 안종화는 한양대를 졸업하고 서울여대에서 가족치료(상담학 석사), 숭실대에서 기독교 상담심리학(박사 과정 수료)을 전공했다. 목회자이면서 내면아이치료사, 다문화가족상담사, 부부치료사, 가족상담전문가로 허그맘, 허그인, 한국가족상담센터, 강북인터넷중독예방센터, 아가페심리상담센터에서 청소년, 성인, 부부, 가족상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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