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훈련 1년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배변훈련 1년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칼럼니스트 김광백
  • 승인 2014.05.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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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양육자인 내가 너무 느긋한 탓은 아닐까?

[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요즘 산하를 보면 정말 예쁘다. 많은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이 가장 이쁘다고 한다. 말도 곧잘하고, 이쁜짓만 골라서 한다는 시기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너무나 싫어지는 단계로의 진입이라고 하면서... 밤에 자고 있는 산하를 보면 언제 이렇게 컸나라는 생각과 너무 이쁘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행복함을 느낀다. 먹는 것, 입는 것, 걷는 것, 말하는 것 등 모두 약간씩 부침과 고민이 있었지만 무탈하게 잘 큰 것 같아서 산하에게 고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큰 고민이 생겼다. 바로 산하의 배변훈련이다. 작년 5월부터 시작하 산하의 배변훈련은 1년동안 진행중이다. 특별히 신경쓰지도 않았지만, 배변훈련을 조금씩 시켜봤지만 여전히 별 성과가 없었다.

 

작년 5월. 산하의 배변훈련을 위해서 팬티를 마련했다. 그리고 집에서는 기저귀 대신에 팬티를 입혔다. 소변을 누다가 팬티가 젖으면 자기가 불편해서 소변을 가리지 않겠냐는 것이 우리 부부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예상과 달리 산하는 불편함을 느끼지만 소변을 오줌통에 누지는 않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산하는 우리 부부가 "산하야 이젠 쉬통에 쉬해야지"라고 하면 오히려 "기저귀에 쉬 할거야", "방바닥에 쉬 할거야", "다음에 쉬통에 쉬 할거야"라고 대답을 한다. 오히려 기저귀나 방바닥에 소변을 누는 것이 고착화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

 

오늘 아침. 산하는 미끄럼틀을 타다가 역시나 방바닥에 소변을 누었다. 나는 "산하야. 산하가 바닥에 쉬를 하니까 너무 속상하다. 그리고 엄마도 속상해 하잖아"라고 말하자, 산하 왈. "엄마. 다음에는 쉬통에 쉬 할께요. 죄송해요"라고 한다. 허허허!! 그냥 웃었다.

 

산하가 이렇게 된데에는 나에게 약간의 책임이 있는 듯 싶다. 아내는 산하의 배변에 많은 공을 들였지만, 반면 주양육자인 나는 느긋했다. 느긋함을 넘어서 '언젠가는 되겠거니' 라는 생각을 많이 한 듯 싶었다. 그리고 며칠 전 아내는 나의 이런 태도에 약간의 서운함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느긋하다. 유치원가기 전에는 기저귀를 떼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고, 좀더 말귀 알아듣고 자기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소변을 쉬통에 누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믿음?

 

산하의 배변훈련 시작 1년이 되어가는 요즘. 다시 약간은 치열하게 배변훈련을 시켜봐야 하는지, 아니면 기존과 비슷하게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이 좋은지 고민이 된다.

 

*칼럼니스트 김광백은 10여년 가까이 장애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며, 지역사회를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현재는 인천사람연대 장애의제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2012년 2월에 태어난 산하(딸, 태명 볍씨)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는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138100)를 통해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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