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의 울음에 힘겨워하는 부모에게
울음은 아이의 표현이고 언어입니다
[연재] 부모가 가꾸는 아이 마음
예전에는 친구의 아이를 보려면 직접 방문해야 볼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SNS를 통해 아이의 생김새는 물론 언제 아이가 목을 가누고, 언제 옹알이를 하고 뒤집었으며 언제 아장아장 걸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집 아이 소식을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첫 아이가 태어난 가정의 소식 속에는 꼬물거리는 손·발 사진과 함께 아이를 통한 기쁨의 글들이 적혀있지만, 때론 아이의 울음을 달래기 위해 밤잠을 설치다가 출근한 아빠의 글, 아이의 울음에도 쿨쿨 자는 남편에 대한 원망의 글, 아이가 누워 잠들지 않아 캥거루케어로 밤을 지새운 부모들의 글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한 아이가 태어나고 세상에 적응하는 일은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쉽지 않은 과정이며 이 기간에 부모는 아이의 ‘울음’을 많이 듣게 된다. 세상의 적응 과정에서 아이가 자신의 불편함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울음뿐이다. 한데 이울음마저도 아이가 결정해서 우는 것이 아닌, 불편함에 대한 학습되지 않은 불수의적 반응이라고 한다. 즉, 아이 스스로도 울음을 조절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 자신의 불편함에 의해 본능적으로 나타내는 울음에 대해 양육자가 살펴보고, 적절히 알아채주고 달래주고 아이의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이가 불편함을 해결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과정이 된다.
아이가 처음으로 자신의 불편함을 표현하는 방법을 학습한다는 것은 아이의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과정이며 이것을 잘 학습한 아이는 이시기의 발달 과업을 완수한 것과 같다. 이 과업을 엄마 혹은 주 양육자의 도움으로 잘 배운 아이는 양육자에 대한 신뢰감의 형성 뿐 아니라 세상에 대한, 나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쌓도록 해준다. 이 신뢰감은 아이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해줄 뿐 아니라, 아이 자신에 대해서도 ‘괜찮은 사람’ 으로 인식하게 해주며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 시켜준다.
반대로 아이의 울음을 방치한다면 아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충족되어지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경험은 단순히 양육자에 대한 실망감을 주는 것을 넘어, 자신이 속해 있는 세상과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쌓이게 하는 것이 된다. 이러한 상황이 빈번하게 이루어져 울음에 대한 반응 없음의 경험이 축적되어지면, 아이는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자신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사회 심리학자 에릭슨(Erikson)은 사회심리적 발달단계를 통해 0-1세의 시기를 신뢰감vs불신감의 과정이라고 하였다.
아이 울음에 대한 반응 하나가 무슨 의미가 이렇게 많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울음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이다. 부모는 아이를 보듬어 안고, 아이는 자신이 살아갈 세상을 배우는 중요한 시기이기에, 아이의 울음을 힘겹게 느끼기보다 반가운 아이의 표현과 첫 번째 학습의 기회로 받아드리는 부모가 되는 것은 초보 부모에게 매우 필요한 자세이다.
*칼럼니스트 김영은는 서울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육심리학과에서 상담 및 임상심리를 전공하고, 수년째 아동 및 청소년, 부모 상담 및 교육을 하고 있는 놀이치료사입니다. 현재는 허그맘 소아청소년심리센터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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