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이여, 생각을 바꾸자
아빠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 맞나요?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심리학자로 활동을 하면서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어린 시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아빠가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가급적 우리 두 아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서다. 물론 고정 수입이 없어서 경제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의 이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후회는 없다.
나는 모든 아빠들이 나처럼 자녀 양육을 우선시할 수 있는 직업을 갖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프리랜서도 좋고, 장사도 좋다. 재택근무도 있다. 다행스럽게 우리 사회가 정보화로 더 깊이 들어갈수록 다양한 형태의 직업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찾아보면 얼마든지 많다.
하지만 직업을 바꿀 수 없다면 마음이라도 바꿔야 한다. 직장이 주업이고, 자녀 양육이 부업이라는 생각을 뒤바꿔야 한다. 다시 말해 가정은 직장을 위한 휴식처가 아니라, 직장이 가정을 위한 공급원이라고 생각하자. 돈을 버는 것보다는 아빠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자.
물론 지금도 이미 대부분의 아빠들은 자기 식구들을 위해 돈을 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남자 대 남자로 묻자. 정말 그런가? 정말 당신이 돈을 버는 목적이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서란 말인가? 그래서 돈을 버느라 피곤해서 아이들이 놀아달라고 조를 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가? 아이들을 위해서 돈을 버느라 직장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멍하니 TV만 쳐다보고 있는가? 꼭 참여하지 않아도 될 술자리까지 기어코 따라가는 것이 정말 아이들을 위해서란 말인가? 직장이 일찍 끝나는 날이면 집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아이들이 잠 들 때쯤 피곤하다는 인상을 풍기면서 들어가는 것도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말할 텐가?
“애들은 아내가 보면 되잖아요! 저도 아이들이 좋지만 아빠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요. 아이들과 함께 있어도 별 도움도 안 되는 것 같기도 해요. 게다가 지금 돈을 열심히 벌어야 노후를 준비하지 않겠어요?”
자녀 문제로 상담하다보면 아빠들은 억울하다는 듯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렇다. 젊은 아빠들은 양육에 참여하는 방법을 모른다. 전업주부였던 어머니와 달리 우리 아버지들은 너무나 바쁘셨고 자녀 양육에 무관심하셨다. 덕분에 딸들은 엄마 역할을 간접적으로나마 배우지만, 아들들은 아빠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배우지 못했다. 여기에 경제적 압박까지 느끼고 있다. 나 역시 아빠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나라고 안 그렇겠는가? 매일 두 아들과 오후 시간을 보내는 일이 과연 즐겁기만 할까? 매일 좌절을 느낀다. 어떻게 놀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끊임없이 성장하면서 변하는 두 아들에게 적응하느라, 게다가 세 살 차이가 나는 두 꼬마의 눈높이를 동시에 맞추느라 마음과 몸이 고달프다.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일을 거절하느라 적지 않게 고민한다.
어떤 아빠들은 나보고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유치원 종일반이나 학교 돌봄교실에 맡기고 벌 수 있을 때 더 벌라고 말한다. 아빠가 그렇게 헌신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나중에 고마워 할리 없다면서 온갖 감언이설로 나를 설득한다. 게다가 통장의 잔고를 확인할 때면 이런 마음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모든 유혹을 한 번에 물리칠 만한 강력한 이유가 있다. 바로 우리 두 아들의 얼굴이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모습은 흔들리는 내 마음을 잡아준다.
어떤 면에서는 아빠가 육아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 굳이 이직을 할 필요는 없다. 어떤 일이든 자녀 양육 시간을 보장해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아빠들의 마음이다. 정말 돈을 버는 이유가 아이들 때문이라면, 직장에서의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집으로 빨리 올 것이다. 아빠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면, 다른 역할과 충돌할 때 아빠를 선택하지 않겠는가.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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