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에 품앗이 육아가 '꼭' 필요한 이유
서울시 마을공동체 은평 품앗이 육아 이야기
[연재] 마을에서 함께 자라는 아이들

최근에 놀이터나 공원에 가면 아이들이 서로 어울릴 줄 모른다. 심지어 놀다 넘어져 다친 아이가 있어도 모른척하고 미끄럼을 타고 지나가거나 그네를 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결코 우리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함께 어울리며 관계 맺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어른들의 탓이다.
우리가 어릴 적에는 공터에서 또래를 만나면 금세 서로 친해지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나이 먹기, 다방구, 땅 따먹기 등의 놀이를 줄기차게 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같은 또래를 만나도 도통 어울릴 줄 모른다. 이것을 단순히 현상의 문제로만 여기고 말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게 관계 맺기는 인성을 배우는 데 아주 중요한 뿌리가 된다. 함께 어울리면서 배려를 배우고 규칙을 배우고 소통의 방식을 알아간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럴 기회가 전혀 없다. 도리어 그런 관계 맺기를 거추장스럽게 여기며 혼자만의 스마트 폰 세계나 컴퓨터 세상으로 들어가 놀기 일쑤다. 이런 아이들이 과연 미래에 어떤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된다.
나는 감히 단언한다. 이 차가운 도시에서 우리 아이를 따뜻한 사랑으로 키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 ‘품앗이 육아’라고. 그러므로 엄마라는 이름 아래 넉넉한 마음만 준비됐다면 누구든 쉽게 이 ‘품앗이 육아’를 할 수 있다고.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고 만들어가고 있는 이 ‘품앗이 육아’의 노하우와 매력을 전국적으로 전파하여 막중한 육아스트레스로 힘겨워 하고 있는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싶다.
다음은 은평 품앗이 육아에서 2기 회장을 하고 있는 승연맘 현주씨의 우리 마을공동체 이야기를 담은 자작시 ‘우리는 여기서 함께 산다’를 소개하고 마친다.
우리는 여기서 함께 산다
여기는
혼자 하기에는 길고 외로운 육아를
함께 나누고 공유하며
든든한 동지들을 만드는 곳
형제 없는 아이에게 친구들을 만들어 준 소중한 곳
여기는
‘함께’ 라는 것을 아이들도 엄마들도 배우는 곳
내 아이가 아닌 우리들의 아이,
서로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또 다른 가족이 생긴 곳
여기는
나에게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그들의 아이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곳
여기는
육아는 나의 소신으로 감당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누고 소통해야 한다는 걸 알게 해준 곳
여기는
지금보다 서로 더 의지하고 나누고 싶은 곳
만나면 헤어지기 싫은 곳
여기는
엄마의 꿈과 열정이 해님달님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놀이터
덩달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 아이들도 신이 나는 보물섬 같은 곳
여기는
책을 통해, 자라는 아이 마음의 키에 눈높이를 맞추는 배움터
아이들과 엄마들이 맘껏 어우러져 즐거운 곳
우리는 여기서 함께 산다.
*칼럼니스트 안세정은 4살, 7살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첫 아이를 키우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며 행복한 육아를 고민하다가 ‘품앗이 육아’를 알게 되었고, 2012년 북스타트 행사를 통해 만난 14명의 엄마들과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를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에서 새로 시행된 마을공동체 사업에 선정돼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30여명의 엄마와 좌충우돌하며 공동육아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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