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제증과 야경증, 안자는 게 아니라 못자는 것
야제증과 야경증, 안자는 게 아니라 못자는 것
  • 칼럼니스트 박선아
  • 승인 2014.07.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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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령별 권장분유량, 아이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어

[연재] 맑은 한약 이야기

 

밤에 수시로 깨서 보채는 것을 '야제증', 밤에 놀라면서 소리를 지르면서 깨는 것을 '야경증'이라고 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부터 만 6세 이전의 아이들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증상이며 대체로 크면서 자연적으로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힘들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도 하고, 특별히 치료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꺼라 생각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기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려서 야제증이나 야경증 증상이 있었던 아이가 커서는 예전만큼 깨지는 않더라도, 우리 아이는 정말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걸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이들은 자면서 뇌 발달도 이루어지고,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어 키성장도 이루어지게 됩니다. 뇌발달과 키성장은 둘째 치고라도, 아이들이 굿잠을 자야 아이도 엄마도 모두 행복할 수 있지요. 한 시간에 한번씩 잠이 깨는 아이와 인고의 시간을 견디는 것도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굿잠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커다란 요소입니다. 이런 경우 아이의 소화기 균형이 완성되기 전인 어릴 때 치료를 해주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아이에게 큰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한시간 마다 깨는 아이, 하루에 1~2번 깨서 악을 쓰며 우는 아이, 엄마가 세워서 안아주면 잠시 자는 듯 하다가도 반듯하게 눕히면 바로 깨는 아이 (등에 센서가 달린 것처럼), 잠꼬대를 자주 하거나 심하면 약간의 몽유 증상처럼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이와같은 증상들은 모두 아이의 수면의 질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보면 되겠지요.

 

이렇게 잠을 못자고 깨서 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분유나 모유 수유하는 경우, 과식이 그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이유식을 하는 경우 이유식이 아이의 소화기에 부담이 되는 것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분유나 모유수유 과식의 양은 월령별 분유권장량 이상을 먹었을 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월령별 분유권장량대로 먹었지만, 소화기 발달이 더딘 아이는 정량 또는 그보다 적은 양을 먹고도 과식일 수 있습니다. 또한 수유텀이 너무 자주 반복되거나 들쑥날쑥한 것도 과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유식 시작 이후 야제증 증상이 시작된 아이라면 아이의 소화기가 안정될 때까지 이유식 시기를 좀 더 늦춰야 하는 아이일 수 있습니다. 분유나 모유수유 과식의 경우, 분유량을 조금 묽게 태워서 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정량의 분유를 2시간 30분~3시간 30분 텀으로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습니다.

 

두 번째는 소화 상태 때문에 우는 경우로 등에 센서 달린 것은 아가들, 엎드려야만 자는 아가들, 하루 종일 세워서 앉아주거나 업어줘야 하는 아가들의 경우는 모두 속에 가스가 많이 차고 더부룩한 경우입니다. 배에 가스가 차면 횡격막이 경직되어 힘드니까 세워서 안아야 편안해합니다. 세워서 안아주면 횡격막이 중력의 힘으로 아래로 내려가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배에 가스가 차는 경우 누우면 깨고, 길게 못 자고, 엎드려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됩니다.

 

이런 원인일 경우에는 분유량이 적어지면 소화가 편하고 가스가 덜 차니까 깊은 잠을 자게 됩니다. ( 참고로, 분유량을 줄였는데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으셔야 하는 병증입니다.)

 

세 번째 경우로는 잠들기 전 머리에 땀이 흠뻑 많이 나면서 2~3번씩 깨는 아이들인데 목 쪽에 열이 걸려있는 상초기체증 증상이 있는 경우입니다. 하기(下氣 : 아래로 기가 내려가는 현상)가 잘 되어야 머리쪽의 열이 내려가면서 깊은 잠을 자게 됩니다. 목에 열이 걸려있는 경우 머리의 열이 내려가다 목에서 걸리기 때문에 잠을 깨게 되는 이치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대개 평소에도 머리에서 땀을 잘 흘리는데요, 치료 도중에는 땀이 더 많이 흐르며 열을 발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고 그 이후에는 땀이 줄어들면서 밤에 잘 자게 됩니다.

 

진료를 받으러 내원하는 아이들을 보면 생각보다 밤에 자주 깨는 아이들이 많고, 밤새 곤히 잠을 자는 아이가 드뭅니다. 백일의 기적, 돌의 기적을 기다리지만 희망사항일 뿐 우리 아이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걱정을 하시는 엄마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막상 엄마들은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왜 우는지,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몰라 각종 커뮤니티들에서 얻은 정보들을 다 적용해 보다가, 우리 아이는 예민한 아이라서 그런가보다 합니다.

 

하지만 만 3세 이전 아이는 항상 행복한 상태로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즉, 아이가 우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짜증이 많고 자주 보챈다면, 굿잠을 못잔다면, 그것은 어딘가가 불편해서 그러는 경우로 흔히 '본능적으로 몸이 그렇게 시킨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습니다.

 

아이의 몸이 알아서 열처리를 하기 시작하고 순환이 잘 되면, 수면문제뿐 아니라 아이의 모든 신체활동이 건강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야제증, 야경증 증상이 생기면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하며 기다리지 마시고 반드시 치료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엄마도, 아빠도 그리고 굿잠 자는 아이와 편안하고 행복한 육아가 되시기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박선아는 현재 아이엔여기한의원(www.inyogi.com) 분당점 원장으로 '하늬마망's 디톡스 이야기' 블로그를 통해 건강한 임신준비, 임신, 출산 이야기 및 한의사 육아맘으로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건강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있다. 현재 베이비뉴스 맘스닥 (http://momsdoc.ibabynews.com) 주치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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