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도 많다더니, 저출산 늪에서 '허우적'
차우규 교수 "출산 가치관 변화시키는 교육 필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 ‘둘도 많다’라는 표어가 유행하며 1980년대까지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이 있었던 대한민국. 그러나 2000년대 초저출산 사회로 진입한 이후 현재 저출산 사회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상보육, 출산휴가 등 다양한 출산·육아 환경 개선과 지원 인프라가 확대 구축돼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정책을 넘어 온 국민의 가치관을 바꿀 수 있는 인구교육이 초저출산시대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차우규 교수는 보건복지부가 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볼룸홀에서 인구의 날 기념으로 개최한 인구교육포럼의 발제자로 나서 “이제는 결혼·출산·육아에 대한 가치관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인구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사람들은 인구수가 증가하니 저출산문제를 크게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젊은 층이 줄고 노인층이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인 문제, 불행 문제가 닥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초저출산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다양한 출산·육아환경을 개선하는 노력만으로는 커다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보육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 개선은 국민의 가치관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한 개인의 가치관과 사회의 문화 변화는 단기간에 쉽게 형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인구교육은 어린 아동부터 노인까지 평생교육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결혼과 출산을 사적인 영역으로 치부하거나 인구교육이 단순한 실천 운동 내지는 정책 홍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저출산 문제는 이민정책이나 다문화 정책 등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차 교수는 “인구교육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차원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행복과 미래 국가 운명이 걸린 매우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가족이 형성되지 않아 인구가 줄고 국민수도 줄면 국가 존립기반 자체가 무너지게 되는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은 공적영역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인구교육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차 교수는 “학교와 사회 인구교육은 연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별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인구교육을 추진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둔 컨트롤 타워 기구인 인구교육센터가 설치,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차 교수는 “생애별 교육의 특성에 맞는 평생교육, 가족 친화적 가치관과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실천 운동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구교육을 연구하고 실천을 선도하는 전문 기관과 전문 인력 양성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대학교에서 인구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경남대학교 이수정 교수는 “출산장려라는 도구적인 목적으로는 교육 대상자를 설득하는 데 무리가 있다”며 “인구교육은 가족, 국가 전체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합리적 태도와 가치관, 나아가 실천 능력을 넘어 개인의 삶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교육 등 전생애에 걸쳐 모두에게 필요한 교육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박상근 인구교육과장은 “통계청이 발표한 청소년 통계를 보면 여자 청소년 가운데 결혼해야 한다는 비율이 45%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인식을 가진 청소년이 결혼하지 않거나 미룬다면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결혼과 가정의 가치를 심어주는 인구교육은 가치관이 형성되는 어릴 적부터 이뤄져야 한다. 미래의 젊은이들이 올바른 인구 가치 형성을 위해서는 교육 내용을 매우 면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인구교육과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저출산기본법 개정을 통해 강사 양성 및 조직을 갖춰야 한다”며 “법적 근거를 통해 인구교육센터가 열린다면 예산을 확보하고 좀 더 미래지향적인 인구교육 체계가 갖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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