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는 어디서 태어났어?' 물어올 때
'엄마 나는 어디서 태어났어?' 물어올 때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4.07.15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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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곤란한 아이 성교육, 11가지 알아두세요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성범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끔찍한 성범죄는 아이에게도, 그 가족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최근 들어 성범죄는 더욱 지능적으로, 계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어느 누구도 아이를 완벽하게 지켜줄 수 없다. 성범죄로부터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시켜야 한다. 성교육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돼야 한다. 인천신송초등학교·인천신송초등학교병설유치원이 14일 진행한 ‘성폭력 및 가정폭력 예방 학부모 연수’에서 특강을 진행한 M&V Story 청주성교육센터 이향숙 센터장이 말하는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어린이 성교육법’을 정리해본다.

 

어떤 사람이 내 아이를 위험에 빠트릴지 모르기 때문에 늘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접촉과 나쁜 접촉의 사례를 잘 알려주는 등 부모는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성교육을 시켜야 한다. ⓒ경북해바라기여성아동센터
어떤 사람이 내 아이를 위험에 빠트릴지 모르기 때문에 늘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접촉과 나쁜 접촉의 사례를 잘 알려주는 등 부모는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성교육을 시켜야 한다. ⓒ경북해바라기여성아동센터

 

◇ 어른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아요

 

범죄자들은 아이들에게 길을 물으면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장난감을 주고 강아지를 보러 가자며 친근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노리는 것이다. 또한 더운 여름,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면서 접근하기도 하는데, 순진한 아이들은 오직 아이스크림에만 눈이 팔려 따라가게 된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이런 어른들을 접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대부분의 어른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다리가 아프니 물건을 들어 달라, 길을 알려 달라 등 도와달라는 어른에게는 “저는 어려서 도와드릴 수가 없어요. 다른 어른에게 부탁해보세요”라고 거절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또한 강아지를 보러가자며 호의를 베푸는 어른에게는 “고맙지만 괜찮습니다”라고 거절하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아는 사람이든 낯선 사람이든 엄마, 아빠를 핑계로 같이 가자고 할 경우에는 “엄마에게 먼저 물어볼게요”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어떤 상황을 거절한 뒤 그 자리를 떠날 때는 상대 어른이 들을 수 있도록 큰소리로 “엄마!”를 외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주변에 엄마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상대 어른에게 인식시킬 수 있다. 이후 이 사실을 부모에게 빠짐없이 말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가르치자.

 

◇ 지키지 않아도 되는 비밀을 알려 주세요

 

성범죄가 발생하고 성범죄자가 “우리 둘 만의 비밀이니, 엄마에게 말하지 마”, “얘기하면 혼날 줄 알아”라고 한다면, 아이들은 비밀을 지켜야 하는지 알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절대 비밀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에게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

 

특히 좋은 비밀과 나쁜 비밀을 잘 설명해줘야 한다. 비밀이 드러났을 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할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좋은 비밀(Suprise)이며, 부모 등 가족에게 말하지 말아야 하거나 말하지 말라고 강요를 받은 비밀은 나쁜 비밀(Secret)임을 구분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오빠가 동생 생일인데, 깜짝 파티를 위해서 파티를 비밀로 하자고 해요”, “여자친구가 어떤 남자친구를 좋아하는데 비밀로 해달래요” 등은 좋은 비밀이라는 것, 하지만 “아저씨가 내 몸을 만지고 엄마에게는 비밀로 해야 한다고 해요”, “친구가 장난을 치면서 내 가슴을 만지고는 선생님에게 말하지 말라고 해요” 등은 나쁜 비밀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쁜 비밀은 반드시 부모 등 아이가 신뢰하는 사람에게 말해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 무조건 “싫어요!”라고 가르치지 마세요

 

우리는 지금껏 범죄 상황에 놓였을 때 “싫어요!”, “안돼요!”, “하지마세요!”라며 저항하도록 교육받았다. 하지만 이는 주위에 다른 사람이 있을 경우다. 범죄자와 아이 단 둘이 있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상대방을 흥분시켜 아이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를 헤치려는 사람과 아이가 단둘이 있을 경우에는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하도록 가르친다.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으며, 침착하게 대화를 시도하도록 해야 한다. 그 상황을 벗어났을 때는 꼭 부모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이향숙 센터장은 “일단은 거기서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고 아이가 살아 나와야 한다. 그래서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다양성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각자의 집에서 부모와 아이가 상황극을 하며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할 지 같이 연습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매일 부모에게 이야기해요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일상생활을 자연스럽게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학교, 집에 오는 길 등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편안하게 부모에게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아이가 부모에게 잘 말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아이의 이야기에 화를 내지 않고 끝까지 잘 들어주는 부모의 모습에서 아이는 믿음을 갖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

 

◇ 아이의 자리를 확보해주세요

 

어떤 사람이 내 아이를 위험에 빠뜨릴지 모르기 때문에 늘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이 귀엽다고 무릎 위에 안은 채 성추행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자리에 아이 혼자 앉게 하는 게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안아주겠다고 하는 경우에는 정중하게 거절하는 방법도 알려줘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려줘야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자가 귀엽다고 성기를 만지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들은 불쾌할 수 있다. 이는 부모가 나서서 주의할 수 있도록 하며, 아이들에게는 “싫어요, 만지지 마세요”라는 것을 분명히 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 엄마친구 연락처 등 비상연락망을 만들어주세요

 

어딜 가거나 누구를 만나는 등 모든 일을 할 때는 엄마에게 허락을 받도록 한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를 입은 아이들은 단 20~30분 사이에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5분만 어디를 가도 엄마에게 반드시 허락을 받도록 교육시키자.

 

아이가 위급한 순간, 부모가 바로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아이가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엄마 친구라든지 가까운 사람들의 연락처나 장소를 알려줘야 한다. 주변에 아동 안전지킴이집이 어딘지 같이 확인하는 것도 좋다. 인터폰 옆이나 가방 안쪽에 ‘비상연락망’을 만들어, 위급할 때 바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해주자.
 

◇ 자위행위, 혼내지 마세요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걱정이 바로 아이들의 자위행위일 것이다. 아이들은 바지에 손을 넣고 성기를 만지면서 좋은 기분을 느끼고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아이의 행동에 놀란 대부분의 부모들이 “하지마!”, “때찌!”라며 아이의 행동을 제지한다. 그러나 이 경우 아이들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해, 부모 몰래 자위행위를 하게 되므로 절대 혼내서는 안 된다. 부모들은 아이의 자위행위를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으로 여기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아이의 자위행위를 막으려면 우선 성기 부분이 간지럽지 않도록 잘 씻겨줘야 한다. 처음에는 성기가 간지러워서 손을 댔다가 만지다보니 기분이 좋아져서 계속 만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처음부터 손을 갖다 대지 않도록 성기를 청결하게 해주는 것이다. 만약 그 후에도 아이가 자위행위를 지속한다면 인형이나 로봇 등 아이가 관심가질 수 있는 것들을 마련해준다. 아이들은 무료할 때 자위행위를 하기 때문에 심심하지 않도록 신경써줘야 한다. 이향숙 센터장은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선생님에게도 아이의 자위행위를 알려줘야만 선생님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고 단기간에 치료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 좋은 접촉과 나쁜 접촉을 알려주세요

 

좋은 접촉은 기분이 좋아지는 접촉이다. 부모나 교사가 칭찬하면서 머리를 쓰다듬거나 안아주는 것, 친한 친구와 손을 잡고 어린이집에 갈 때는 좋은 접촉이다. 그러나 친구, 어른이 가슴이나 성기를 만지거나 벗은 몸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 친구가 치마를 들어 올리며 장난치거나 똥침을 하는 것은 나쁜 접촉이다. 부모는 아이들이 좋은 접촉과 나쁜 접촉을 구분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자신의 몸이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몸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 아이가 물어보면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엄마, 나는 어디서 태어났어?”라는 아이의 질문에 많은 부모들은 당황스러워 할 것이다. 그러면서 “크면 다 알게 돼”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이는 굉장히 잘못된 행동이다.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건 솔직하고 자세하게 잘 설명해주는 게 좋다. 궁금증을 그 자리에서 풀어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궁금한 내용을 계속해서 생각하게 된다.

 

부모는 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디서 태어나는지, 남자와 여자의 성기의 기능은 같지만 모양은 다르다는 것 등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아이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여자는 아기가 자라나는 자궁이 있어서 따뜻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안으로 들어가 있고, 남자는 엄마 뱃속까지 안전하게 정자를 날라야 하기 때문에 성기가 길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음순’, ‘음경’, ‘클리토리스’, ‘보지’, ‘자지’ 등 다양하게 불리는 성기 이름을 정확히 알려주는 게 좋다. 특히 부모는 성기 이야기를 할 때는 가장 진지한 얼굴로 말해야 한다.

 

◇ ‘보물’이라고 강조하지 마세요

 

많은 부모들이 성교육을 하면서 성기를 ‘보물’이라고 표현하거나, 엄마·아빠가 될 몸이라면서 소중한 부분임을 강조하는데, 이는 오히려 아이의 관심을 성기에 집중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성기를 정말 소중한 보물이라고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머리나 가슴, 배꼽 등은 소중하지 않은 곳이라고 생각하게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 모두의 몸은 다 소중하다고 가르치는 게 더욱 중요하다.

 

이향숙 센터장은 “코나 귀에도 콩이나 벌레가 들어가면 안 되는 것처럼 생식기도 마찬가지다. ‘생식기에 벌레가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옷을 꼭 입어야 해’라고 말하는 것이 좋으며, 다른 신체 부위들처럼 똑같이 소중하다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 평상시 아이들의 의견을 인정해주세요

 

평상시에 아이의 기분을 알아주고 의견을 인정해주는 부모가 돼야 한다. 평상시 엄마, 아빠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할 수 있다.

 

이향숙 센터장은 “성범죄 가해자들은 작은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하면 겁이 난다고 한다. 우리는 어른들이 뭐라고 할 때 싫어도 고맙다며 ‘땡큐’만 배웠는데, 이제는 ‘노땡큐’라고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싫고 좋은 것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게 하고, 그 의견들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부모가 지지해주고 인정해줘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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