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양시장 계속 좋을 수만은 없다
과잉 공급 우려…신중한 투자 필요
칼럼니스트 조은상acetrick@mediawill.com
[연재] 조은상의 내 집 마련 노하우
“지방 분양시장이 좋다고 해서 투자용으로 분양을 받아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같은 질문에는 답을 하기가 참 난감하다. 지방 중에서도 어디인지, 투자용이라고 하면 자본금은 얼마이고 투자기간은 얼마인지, 투자금 대비 어느 정도의 수익을 생각하고 있는지에 따라 답변이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또한 어려운 말이다. 언제가 투자해야 할 타이밍인가? 그걸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있기는 할까? 흔히 전문가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시장 전망치가 어긋나는 일도 비일비재하니 일반인이 그 타이밍을 아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그럼 지금 이 시점에서 지방에 ‘투자용’으로 분양을 받는 것은 어떨까? 필자의 견해는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다. 지역과 개별 단지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는 그렇다는 얘기다.
앞서 언급한대로 요즘 분양시장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수도권보다는 지방 분양이 더 잘 되고, 지방 중에서도 대구·부산의 청약열기가 매우 뜨겁다. 대구와 부산에서 분양하는 단지 중 상당수가 1순위 마감은 물론이고 청약자 1만 명을 넘기는 것도 어렵지 않다.
실제로 지난 4월 대구 북구에서 분양한 ‘대구 오페라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에는 578가구 모집에 3만 1436명이 청약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래프로 그리면 최고점을 경신하며 ‘상승’하는 그래프, 차를 타고 가는 것에 비유하면 액셀을 밟지 않아도 가속도가 붙는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쯤에서 생각해 볼 게 있다. 지방 분양시장이 언제부터 호황이었는지, 과연 얼마나 이어질 것인지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불과 6년 전(2008년 8월 기준)만 하더라도 지방 미분양은 총 13만 4902가구나 됐다. 지금 분위기가 가장 좋은 대구에는 미분양이 2만 1378가구 있었고 부산에도 1만 2971가구가 있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지방 미분양 가구수가 총 2만 45가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부산에 얼마나 많은 미분양이 있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그런데 이 같은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니,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잊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미분양을 살펴봤으니 이번에는 공급 물량을 살펴보자. 부동산써브 집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1년 8월~2014년 7월 기준) 지방 시도별 일반분양 가구수는 총 45만 6039가구다. 같은 기간 수도권 공급량 총 22만 7422가구의 2배가 넘는 수치다. 경남에서 5만 9671가구가 공급됐고 대구 4만 8834가구, 부산 4만 7433가구, 충남 4만 4034가구, 세종 4만 321가구가 공급돼 영남권, 충청권 공급량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미분양과 공급량을 따져보면 6년 전에는 분양시장이 ‘최악’이었고 3년 전부터는 좋아져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지방 분양시장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건설사들은 좋은 분위기가 끝나기 전에 최대한 분양을 쏟아내고 있다. 그렇게 공급 물량이 많아지다 보니 미분양은 감소 추세에서 다시 증가추세로 바뀌었다. 대구와 부산, 지방 혁신도시 등을 제외하고 개발호재가 없는 지역은 심심치않게 미분양이 되곤 한다. 이런 곳은 분양을 받아도 입주할 때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긍정적인 전망보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직 잘 나가고 있는 지방 분양시장에 굳이 과거의 기억과 통계를 긁어모아 이 같이 확인하는 까닭은 현재의 분위기에 빠져 자칫 다시 힘겹게 올라야 할지 모르는 ‘오르막’의 존재를 간과할 수 있어서다.
모든 일이 그렇듯 지방 분양시장도 계속 좋을 수만은 없다. 최근 들어 제기되고 있는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실수요자라면 상관없지만 ‘투자’는 다르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칼럼니스트 조은상은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평가된 지역을 발굴하는데 관심이 많아 여러 현장을 직접 누비고 다닌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보다는 내 집 마련이 꿈인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부동산지식을 전달하는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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