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 육아의 전망은 어떠한가요?
서울시 마을공동체 은평 품앗이 육아 이야기
[연재] 마을에서 함께 자라는 아이들
많은 사람들이 품앗이 육아라고 하면 “그럼 돌아가면서 애를 봐주는 곳인가요?” 하고 물어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우리는 일주일에 두 번 만나서 하루는 엄마표로 책과 함께 즐거운 수업을 하고 하루는 그림책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로의 생각들을 꺼내놓고 힐링 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렇다 보니, 멤버들 전부가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다. 엄마가 일을 하게 돼서, 아이들이 어린이 집에 가게 되면 자연스레 품앗이 육아를 떠나게 되는 상황이 온다. 함께 애쓰고 즐거움을 나눈 사람들이 일을 하게 되어서 어쩔 수 없이 떠나가는 것은 참 서운한 일이다.
한 때는 엄마가 복직을 해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어린이 집에 맡겨야 할 경우를 대비해 우리도 오전부터 오후까지 제대로 된 품앗이 육아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육아사랑방이 협소한데다가 거기에서 아이들의 놀이와 먹을 거리 등을 해결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겠다는 판단, 더군다나 엄마들이 돌아가며 품앗이 육아 어린이 집을 하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 그래서 결국 하지 못하게 되어서 현행을 유지하면서 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의 관계가 좀더 농익어져서 그런 필요성이 자주 대두된다면 한번쯤 고려해보고 실천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큰 돈을 출자해서 장소를 마련하고 어린이집처럼 선생님을 고용하지만, 우리가 생각한 품앗이 육아 어린이 집은 그냥 아이들 먹을 거리와 장소만 해결되면 엄마들이 사랑과 정성으로 수업과 돌봄을 함께 하는 곳이 될 수 있다.

최근 어린이 집에서 아이들을 구타하거나, 홀대해서 아이들이 상처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런 불안한 현실에서 아이를 어쩔 수 없이 이른 아침부터 어린이 집에 집어넣고 회사로 발길을 옮겨야 하는 엄마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힘들다. 물론, 모든 어린이 집이 아이들을 학대하는 것은 아니기에 믿고 맡기는 부모의 태도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저 무작정 믿고 맡기는 것보다는 함께 품앗이 육아를 하면서 정도 쌓고 아이의 성향도 알아가며 훗날 직장에 나가게 되었을 때 믿을 수 있는 사람들 손에서 아이가 돌봄을 받는다면 회사에서 일하는 엄마도 마음이 한결 편안할 게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것은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 기관이 아닌 그냥 품앗이로 하는 어린이집 형태라면 새로운 함께 도모하고 합의해야 할 일들이 무궁무진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그런 일들을 지향해야 함을 인식하고 있다. 어떤 일이든지 시작은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막상 실행을 해보면 의외로 간단한 문제들이 많다. 우리 아이들은 사랑과 배려 속에서 자랄 권리가 있다. 그래야 아이들의 정서가 안정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식이 축적되어 따뜻함과 지성을 겸비한 이 나라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품앗이 육아의 전망은 밝다. 여기서 밝다는 의미는, 육아에 있어서 만큼은 우리가 함께 공유하고 나누면서 힘을 덜어낼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품앗이 육아를 통해, 각박한 인생에서 사람들과 이런저런 문제를 풀어가면서 아이들일 키워나가는 즐거움을 한껏 만끽해보면 어떨까?
*칼럼니스트 안세정은 4살, 7살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첫 아이를 키우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며 행복한 육아를 고민하다가 ‘품앗이 육아’를 알게 되었고, 2012년 북스타트 행사를 통해 만난 14명의 엄마들과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를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에서 새로 시행된 마을공동체 사업에 선정돼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30여명의 엄마와 좌충우돌하며 공동육아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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