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프면 부모도 아프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도 아프다
  • 칼럼니스트 김광백
  • 승인 2014.09.0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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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꽃 아이 모습에 안쓰러워

[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지난 주 목요일(29일) 저녁. 미열이 조금 있는 것 빼고는 평소와 다름이 없는 산하였다. 다른 아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산하는 저녁이 되면 되게 신나서 소리도 많이 지르고, 혼자서 노래도 많이 부른다. 이날도 그랬다. 어린이집에 갔다 오면 목욕을 하는데, 목욕을 할 때 평소보다 열이 많았었다. 그러나 기분이 좋아보여서 그리 신경쓰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온도를 재어보니 38.5도. 음 높았다. 그래서 해열제를 조금 먹이고 재웠다. 그날 밤. 새벽 1시쯤이 되었나? 고열로 산하는 울면서 엄마를 찾았다. 몸을 만져보니 뜨끈뜨끈. 온도를 재어보진 않았지만 39도를 거뜬이 넘길만했다. 그래서 다시 해열제를 먹이고 옷을 벗기고 재웠지만 아이는 뜨거운 몸에 힘겨움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병원에 가니 의사는 급성인후염이라고 했다. 어디서 병이 옮긴 것은 아닐까?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이내 아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특별히 어디를 다녀온 것도 아니고, 그냥 아픈 것이라고 생각했다. 목이 부어서 열이 오르락내리락. 약을 먹으면 조금 나았다가 먹지 않으면 다시 열이 뜨끈뜨끈. 그렇게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을 보냈다. 다행이 일요일이 되자 해열제를 먹지 않아도 열이 오르지 않았고, 일요일 밤에는 중간에 깨지 않고 잘잤다.

 

그런에 월요일 아침이 되자 얼굴에 불긋불긋 반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후염이 나았나 병원에 갈 생각이었는데 얼굴부터 몸통까지 반점이 생기자 아내는 수두가 아닌지 의심하면서 출근했다. 아침 일찍 병원에 갔다. 의사는 열꽃이라고 했다. 몸의 열이 많았다가 나가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 부부는 산하 열꽃을 처음 보았다. 예전에 열이 많았어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지난 주말부터 열이 많이 오르긴 올랐다. 그렇게 길게 열때문에 고생한적은 태어나서 처음인듯 싶을 정도였다. 그 후유증이 열꽃으로 나온것도 처음이고. 주말동안 많이 아픈 덕분인지 산하는 왠지 힘이 없다. 밥을 먹는것도 예전같지 않고, 노는 것도 힘이 없고, 간식도 많이 먹지 못하고. 어린이집 선생님이 산하가 평소와 다르게 힘이없다는 말씀도 하셨다. 보통 산하는 에너지가 넘쳐서 다른 친구들 놀이에 간섭도 하고, 혹은 너무 지나치게 간섭해서 피해를 줄 정도였는데, 힘이없어서 그렇진 않았나 보다. 오늘은 많이 피곤해보이는 산하를 오전에만 어린이집 맡기고 집에서 낮잠을 재웠는데 무려 4시간30분 정도를 잤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번 여름내 산하는 태어나서 많은 곳을 다녔다. 우리 부부는 산하가 많이 컸다고 생각했다. 이곳저곳 다닐때마다 즐겁게 놀고, 매우 좋아했다. 그리고 감기 한번 걸리지도 않았고. 아마 올해 여름의 끝자락에 여름 내내 놀았던 체력이 고갈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 8월의 마지막 날 급성인후염으로 고생하고, 9월의 첫 날은 열꽃이 활짝 피게하고.

 

기운이 없는 아이를 보니 나도 왠지 기운이 없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도 아프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오늘도 열꽃이 활짝 피어있는 아이를 보니 안쓰럽기 그지 없다. 시간이 약이긴 하지만.

 

*칼럼니스트 김광백은 10여년 가까이 장애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며, 지역사회를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현재는 인천사람연대 장애의제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2012년 2월에 태어난 산하(딸, 태명 볍씨)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는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138100)를 통해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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