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커피숍에서 하염없이 메뉴판만 바라보는 이유?
임신부, 커피숍에서 하염없이 메뉴판만 바라보는 이유?
  • 칼럼니스트 장치선
  • 승인 2014.09.14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페인 든 커피, 먹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연재] 의사 아빠, 의학기자 엄마가 쓰는 ‘아내는 임신 중’

 

아내는 커피 중독자입니다. 하루의 시작은 믹스 커피 한 잔으로, 점심 식사 후에는 아메리카노 한 잔, 나른한 오후에는 카푸치노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여자입니다.

 

그러다가 임신을 하고 나서 아내는 멘붕(?!)에 빠졌습니다. 커피숍에 가면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바로 주문을 하던 아내가 한 참 고민에 빠집니다. 메뉴판을 정독하듯 위에서 아래로, 다시 아래로 위로 읽고 또 읽습니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와 녹차, 홍차, 아이스티, 초콜릿이 들어 있는 차 종류까지 제외하면 먹을 게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는 수 없이 과일 스무디를 시켰지만 아내를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입니다.

 

임신부의 카페인 섭취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하루에 1잔 이내로, 가능하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게 좋다. ⓒ장치선
임신부의 카페인 섭취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하루에 1잔 이내로, 가능하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게 좋다. ⓒ장치선

 

커피 마셔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마실 거리 중에서 커피를 능가하는 음료는 없는 걸까요. 오늘도 임신부는 커피숍에서 메뉴판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임신을 하면 커피를 마셔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집니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 때문입니다. 카페인이 임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습니다.

 

카페인이 태아의 기형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은 이후 미국에서는 1980년대에 임신부의 카페인 섭취를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카페인이 기형을 일으킨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임신부의 커피 섭취에 대한 제한이 풀리는 듯 했습니다.

 

임신부 카페인 섭취, 여전히 논란 중

 

아직까지도 임신부의 카페인 섭취는 논란이 있긴 합니다. 하루에 300mg(커피 3) 이상 카페인을 섭취하는 경우에는 태아 발육 지연이 나타날 수 있고, 200mg(2) 이상 마실 경우 유산 가능성이 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카페인이 혈관을 수축시켜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5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저체중아가 태어날 확률이 20% 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최근 영국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임신부가 출산한 아기가 소아 백혈병에 걸릴 확률이 20% 높아지고, 하루 2잔 이상 이상인 경우에는 60% 이상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연구팀은 카페인이 태아의 세포 속 DNA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명확한 이유는 밝히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한 잔 정도의 커피 섭취는 문제없어

 

이런 연구 결과를 보면 임신부는 겁이 나서 커피 마시기가 두려워집니다. 하지만 그리 겁낼 수치는 아닙니다. 먹고 싶은 데 무작정 마시지 않는 것보다는 현명하게 마시는 게 더 정신건강에 이로워 보입니다.

 

보통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에 든 카페인의 양은 약 100mg입니다. 전문가들은 하루 한 잔 정도의 커피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카페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임신부라면 커피 때문에 불면증이 올 수도 있어 저녁 이후에는 가급적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카페인 함량 줄인 디카페인 커피도 대안

 

이 정도 되면 도대체 먹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아내가 화를 냅니다. 의사 아빠도 하루에 1~2잔 정도의 커피 섭취는 괜찮다고 알고 있긴 합니다만 그건 어쨌거나 이론으로 알고 있는 것이고, 카페인 섭취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닙니다. 그럴 땐 카페인을 뺀 디카페인 커피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반 볶은 드립커피(240ml) 한잔에는 85~135mg의 카페인이, 카페라떼는 70, 에스프레소 35, 아메리카노는 235mg, 디카페인에는 3mg이 들어 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가 카페인을 뺐다고 해서 카페인 함량이 제로(0)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커피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크게 줄어 맘 놓고 마실 만합니다.

 

하지만 디카페인 커피를 파는 커피숍이 흔치 않더군요. 또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디카페인 커피는 맛이 살짝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커피 아니면 안 돼를 외치는 사람에게는 꽤 괜찮은 대안으로 보입니다. 디카페인 커피를 파는 체인 커피숍을 아래에 일부 소개합니다.

 

모르고 먹는 차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어 주의

 

커피를 피하기 위해서 선택하는 차 종류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스티 한 잔에는 25mg, 홍차(50mg), 녹차(30mg), 코코아(6mg), 콜라(24mg)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입덧으로 인한 더부룩함을 줄이기 위해 탄산음료를 마시는 경우도 있는데, 카페인뿐 아니라 당분과 식품첨가물, 색소가 들어 있어 평상시처럼 먹는 것은 금물입니다.

 

엄마가 탄산음료를 마시면 그 성분이 양수와 태아의 몸에 흡수돼 결국 아토피나 면역력 결핍 등의 증세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더부룩함을 달래기 위해서는 탄산음료보다는 탄산수를 마시는 게 좋습니다. 요즘에는 마트에서도 쉽게 탄산수를 접할 수 있고, 커피숍에서도 탄산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평소 음료보다는 물을 먹는 게 좋습니다. 아침 공복에 찬물을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근거가 없습니다. 빈속에 갑자기 차가운 물을 마시면 내장이 차가워지고 혈관이 수축돼 좋지 않습니다. 살짝 데워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 상태로 마시는 게 좋습니다. 녹차나 둥굴레차 등을 미지근하게 만들어 수시로 마십니다.

 

TIP 디카페인 커피, 어디서 마실 수 있나요

 

디카페인 커피를 파는 곳이 많지 않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찾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는 체인 커피숍을 소개한다. 이외에도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숍에서도 일부 디카페인 커피를 취급하고 있다.

 

-아티제 커피숍

-카리부 커피숍

-쉐라톤 호텔, 델리 커피숍

-커피빈 커피숍 (일부 매장은 불가)

-일리 커피숍

-빈스빈스 커피숍

 

*칼럼니스트 장치선은 중앙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중앙일보 건강팀에서 의학건강기자로 일했습니다. 펴낸 책으로는 <데이트인 서울>, <서울, 여자가 걷기 좋은 길>,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까불래용 알겠지용_화장실편> 등이 있습니다. 결혼 5년 만에 늦은 임신으로 입덧기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윤완은 명덕외고, 성균관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수련 생활을 거쳐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텍스트로만 배웠습니다. 텍스트와 현실은 다릅니다. 그래서 의사 아빠도 헤맵니다. 아내의 임신 기간 10달은 공부의 연속입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웨딩뉴스 기사제보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