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모는 양육의 유산을 점검하라
모든 부모는 양육의 유산을 점검하라
  • 칼럼니스트 강현식
  • 승인 2014.10.0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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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좋은 점과 나쁜 점 정확히 알아야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정말 저희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는 않았는데 어느 순간 우리 아이들을 대하는 제 모습이 아버지랑 똑같더라고요.”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 왜 맞는지 이유도 모르고 맞은 적이 많았어요. 그 때부터 어머니에 대한 분노가 쌓였죠. 그런데 제가 지금 우리 아이들을 그런 식으로 때리고 있어요.”

 

자녀 양육 문제로 상담하다보면 이런 호소를 하는 부모들을 자주 만난다. 적어도 우리 부모 같은 부모는 되지 않겠다고, 자신이 부모로부터 받았던 상처를 자기 자식에게는 주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는데, 막상 부모가 되고 보니 자기도 모르게 똑같이 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부모로부터 좋은 양육을 받았던 사람들은 부모가 되었을 때 특별히 애쓰지 않아도 좋은 양육자가 되는 것처럼 보인다. 소위 모성과 부성의 대물림이라고도 하는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날까?

 

그 이유는 부모들이 자녀의 행동을 다루는 구체적인 방법과 전략에 능숙하지 않아 자신의 부모로부터 받았던 양육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변화시키거나 조절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떼를 쓰는 아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배워본 적이 없다. 언제까지 달래야 하고, 언제부터 혼을 내야 하는지도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혼을 낼 때 어느 정도로 강하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그래서 부모로부터 심하게 야단을 받았던 사람들은 자기 자식을 그렇게, 부모로부터 냉담한 대우를 받았던 사람들은 또 자식을 그렇게 대한다.

 

이런 면에서 모든 부모들은 시급하게 양육의 유산을 점검해 봐야 한다. 이는 단지 부모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로부터 좋은 양육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하다. 이 세상의 어떤 부모라도 자녀에게 완벽하게 좋거나 완벽하게 나쁠 수는 없다. 자녀 양육을 보다 잘 하기 위해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좋은 특성과 나쁜 특성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전자는 살리고, 후자는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를 위해 펜을 들고 기억나는 대로 어린 시절 부모님에 대해서 적어보자. 집안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좋았던 기억은 무엇이었고, 속상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은 무엇이었으며, 보상과 체벌이 기준이 명확했는지. 아버지와 어머니 관계는 어떠했으며, 양육과 가사를 두 분이 어떻게 분담했는지. 부모님의 부부싸움은 어느 정도였으며, 형제자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났을 경우 부모님은 어떤 식으로 중재하셨는지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자.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당신이 기억하는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사실과 상상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기억에서 왜곡이 얼마나 빈번한지를 증명했다. 따라서 형제자매와 함께 이야기하거나 예전 일기나 사진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과거를 떠올렸다면 그 다음은 당시의 느낌을 적어보자. 과거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보다 그 사건을 어떻게 느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가능하다면 부모님과 이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다. 물론 옛날 일을 놓고 부모님께 따지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별 의미 없다. 부모님과 마주하는 이유는 당시 부모님의 상황이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그래야 좋았던 부분은 살리고, 아쉬웠던 부분은 수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이 과정에서 두 종류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나는 전문적 도움이다. 책이나 강의를 통해서도 좋고 아니면 직접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도 좋다. 심리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개인의 경험을 뛰어 넘는 새로운 관점과 방식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도움은 배우자로부터 받아야 한다. 부부는 서로를 돕는 존재다. 특히 자녀양육에서는 더욱 그렇다. 부모로서 취약점을 배우자가 알고 있다면, 필요할 때 적절한 도움을 요청하고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부부의 상호작용은 자녀양육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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