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적응하기
어린이집에 적응하기
  • 칼럼니스트 정보람
  • 승인 2010.09.27 11: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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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떨어지기 싫어요!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부모와 떨어져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 불안한 표정으로 인형을 들고 어린이집으로 향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부모와 떨어져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 불안한 표정으로 인형을 들고 어린이집으로 향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연재]어린이집 교사가 부모님들에게 보내는 편지

 

학기 초 적응기간의 교실은 총성 없는 전쟁터다.

 

특히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지는 경험이 없는 0세~만2세 아이들의 교실은 그야말로 울음바다.

 

엄마가 나간 교실 문 앞에서 엉엉 우는 아이, 집에서 가지고 온 인형을 안고 우는 아이, 선생님을 졸졸 쫓아다니며 우는 아이, 그 모습을 멀뚱히 쳐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버린 아이……. 그 밖에 자신의 불안과 슬픔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아이들.

 

가족과 아이를 위해 선택했다고는 해도 아이를 홀로 떨어뜨려 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어린이집 적응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와 떨어질 때 불안함을 느끼며 우는 것은 아이에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주지 못하는 것 같다. 떨어지기 싫어하며 우는 아이를 두고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잠깐 화장실 다녀오는 것이라고 둘러대며 허겁지겁 나가고 또 어떤 부모는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린 다음 아이가 보지 않는 사이에 홱 나가 버리기도 하며 또 어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울거나 혹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이보다도 더 불안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어린이집에 다닌다는 것은 아이를 위하는 일이라 해도 부모가 생각하고 부모가 결정한 일이다. 입학을 앞두고 있는 학부모에게 “어린이집에 다니게 됐다고 이야기 해주세요. 어린이집에서 무얼 하는지 집과는 어떤 것이 다른지 설명해 주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라고 말하면 “쪼그만 게 뭘 알겠어요”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아직 말을 못하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쪼끄마해도 알 건 다 안다.

 

아이에게 어린이집에 대해 알려주자

 

의사소통 능력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에게 여행가이드가 된 것처럼 구구절절 이야기해주라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집에 같이 가서 친숙한 대상인 부모와 이것저것 눈에 익힐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대한 동화책을 이용해보자. 동화책에 쓰인 내용을 그대로 읽기보다는 그림을 보면서 아이가 먼저 흥미를 가지는지 관찰하고 어린이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는 느낌으로 접근하자.

 

눈을 보고 인사해요

 

부모와 떨어져 어린이집에 맡겨진 첫 날. 아이는 그 상황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아이가 인지하지 못 한다는 것은 경험해보지 않았던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혼란스러워 하지 않도록 아이와 떨어질 때는 항상 눈을 보고 인사를 하자.

 

“현서야, 아빠 회사 다녀올게”, “엄마 집에 갔다가 수진이가 점심밥 먹은 다음에 데리러 올게”라고 말이다.

목청껏 우는 상황에서도 아이는 부모가 하는 말을 듣고 있다. 아이가 심하게 운다고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도망가듯이 두고 돌아 나오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모가 가볍게 던지는 말이 아이에게 하나의 약속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 헤어지며 한 말은 꼭 지키고 처음부터 오랜 시간 지내는 것보다는 가능하면 차츰 시간을 늘려가며 적응하게 한다.

 

불안했던 마음 달래주기

 

불안하고 떨어지기 싫은 마음에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며 울거나 떼를 쓰는 아이들 손에 사탕이나 초콜릿을 쥐어주는 부모들이 있다. 때로는 그것이 장난감이나 아이들이 가지고 싶은 것이 될 수도 있는데 그건 정말이지 좋지 않은 방법이다.

 

울음이나 떼쓰는 것이 당장 멈추었다고 해서 어린이집에 적응한 걸까? 불안이 사라진 걸까? 불안한 마음을 알아주지 않은 채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로 효과가 길지 않을뿐더러 더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엄마 혹은 아빠가 데리러 오게 될 문을 하루에도 몇 번씩 쳐다보고, 친구들은 하나 둘씩 집에 가는데 우리 엄마, 아빠는 왜 안 오나 하며 걱정하는 아이들. 하루 동안 이러저러한 불안감과 싸웠을 내 아이를 꼭 안아주며 위로해주자.

 

“엄마는 우리 진우가 울까봐 걱정했는데 씩씩하게 기다려주어서 아주 기분이 좋아. 고마워”, “지현이 잘 지냈어? 아빠 회사 잘 다녀왔어. 우리 집에 가서 저녁 맛있게 먹자”라는 말과 함께 아이의 걱정으로 가득했던 내 마음도 함께 다독거려주자.

 

오늘 어린이집은 어땠니

 

'오늘 어린이집은 어땠니?'

 

위와 같은 부모의 물음은 나와 나의 어린이집 생활에 대한 관심으로 느껴진다. 또한 아이는 어린이집의 생활을 한 번 돌아보는 계기도 되고 하루를 평가해 볼 수 있다.

 

오늘 즐거웠던 일 속상했던 일을 함께 나누고 나면 내일 일이 기대되어질 것이다.

 

선생님과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하루하루 어린이집에 적응해나가며 비로소 아이는 헤어질 때 웃으며 손을 흔들게 된다. 나에게 많은 것을 의존했던 아이가 한 걸음 한걸음 제 힘으로 독립해 나가는 걸 보며 부모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이가 불안감으로부터 해방될 때까지 끊임없이 눈 마주치고 귀 기울이고 응원하라.

 

*칼럼니스트 정보람은 유아교육과 졸업 뒤 어린이집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력 8년차 보육교사다. 장애인야학 활동을 하며 쌓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현재 장애통합어린이집의 통합지원교사로 장애아와 비장애아를 지도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친구같이 편안하고 재미있는 교사가 되어 눈높이를 맞추고, 학부모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더욱 즐거운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사회·정서적 적응문제로 성장발달과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을 놀이를 통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은 새로운 꿈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는 자칭 꿈꾸는 애벌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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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011-04-28 22:07:00
저도 걱정이...
아직 어린이집 보낼나이는 아니지만 직장맘의 어쩔수 없는 현실에 조만간 보내야

dnwls**** 2011-02-28 23:15:00
저도..
우리 아이 민간으로 옮기는데 가기 싫다고 하길래 눈 마주치고 조목 조목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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