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아이를 양육할 때 많은 문제에 부딪힌다. 그 중 가장 빈번하면서도 큰 고민은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 경우다. 해결방법을 제대로 모르는 부모들의 행동이 자칫 아이와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지난 9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에 위치한 서대문구보건소 별관 서대문구정신보건센터에서 ‘말 안 듣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 강의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펼치고 있는 소아청소년정신건강캠페인의 일환으로 6월 한 달 동안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에 걸쳐 진행됐다.
이날 강사로 나선 해솔마음클리닉(www.haesolclinic.co.kr) 원장 이서지(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의 강의를 통해 말 안 듣는 아이에 대해 부모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알아보자.
말을 안 듣는다는 것?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은 성인이 지시한 후 통상적으로 15초 이내에 성인이 요구한 행동을 이행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말을 안 듣는 행동에서 조금 더 심해지면 반항으로 발전한다. 말을 안 듣는 행동은 아이가 만 2~3세, 10대 초와 같이 아이 성장 중 특정 시기에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과정이며 환경에 적응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필요한 태도다.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적절한, 말 안 듣는 행동은 병적인 경우에 비해 문제 행동을 보이는 시기가 짧고 빈도가 낮으며 행동의 심각성도 크지 않다.
말 안 듣는 행동의 유형으로는 소리 지르기, 반항하기, 짜증내기, 집어던지기, 욕하기, 거짓말하기, 훔치기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만 4세에는 고집이 세며 만 5세는 벌컥 화를 내고 만 6세는 반항하고 시비를 걸며, 짜증을 내고 욕을 사용하고 악의를 가지고 싸우기도 한다.
말 안 듣는 행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드러나지 않는 말 안 듣는 행동으로 가장 흔한 것은 바로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숨겨진 비파괴적 반항 행동이라고 한다.
아이의 말 안 듣는 행동을 아이가 관심을 끌고 싶어 한다거나 혹은 기 싸움을 한다거나, 아이가 게으르거나 잔머리를 쓰려고 한다거나, 만만한지 떠보려고 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성인이 하는 말을 100% 잘 듣는 아이는 흔치 않을뿐더러 건강하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
말 안 듣는 원인이 뭘까?
부모가 일관성이 없을 경우, 아이는 말을 듣지 않는다. 아이와의 관계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어떤 때는 혼내고, 어떤 때는 타이르고, 가끔은 휘어잡는 등 비일관적인 태도로 아이를 양육하면 아이는 부모에게 짜증을 내고 적대감을 가져 결국 말을 듣지 않는다.
또 직접적인 명령, 때리기, 소리 지르기 등 아이를 위협하거나 아이에 대해 부정적이고 인격 모독적인 언급을 자주 하면 아이는 말을 듣지 않는다.
아이가 시야에서 벗어났을 때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 누구와 노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어 모르거나,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필요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등 부모의 좋지 않은 훈육방식도 아이가 말을 안 듣는 원인이 된다.
다양한 행동에 대해 한두 가지 원칙만을 적용해 문제가 발생한 주변정황을 고려하지 않고 아동에게 훈육의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으며 문제 행동의 정도에 따라 훈육의 강도를 조절하지 않는 훈육을 하는 것은 부모로서 좋지 않다.
이러한 부모의 요인 이외에도 부부 불화, 경제적 어려움, 질병 등 가족의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말 안 들을 때 대처는?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성인의 말을 귀로 듣고 머리로 의미를 이해하며 말을 따르기로 마음먹은 후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말을 다 듣지만 다 따를 수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는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가 부모의 말을 아이가 다 따른다는 생각은 환상이다. 이 사실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타협할 줄 모르는 부모에게서 말 안 듣는 아이들의 모습이 자주 발견되므로 항상 타협을 시도해야 하며 아이가 자기 행동에 대해 스스로 수정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와의 힘겨루기는 결국 이기고 지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아이에게 필요하고, 가르칠 것은 ‘내가 이기거나 지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상대방과 어떻게 합의를 이뤄내고 타협하느냐’라는 점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어리더라도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스스로 무엇인가를 결정할 수 있게 한 아이일수록 건강하다. 또 아이가 자연스럽게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아이와 부모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아이는 자신 스스로 말을 듣지 않는 이유를 잘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 “도대체 너는 왜 그러니?”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표현만 사용하지 않아도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다. 대신 “그러면 이제 우리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는 자책하거나 원망하거나, 한탄하는 말투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의 의지를 내비치는 것이다. 이 표현을 통해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등을 의논하는 것이 좋다.
훈육할 때는 항상 평정을 유지해야 한다. 지나친 벌칙은 아이에게 복수심만 키우니 보상과 벌칙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또 훈육의 최종 목적은 벌이 아닌 교육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체벌을 통해 아이를 가르치면 아이는 나중에 맞은 사실만 기억하고 무엇 때문에 왜 혼이 났는지 기억을 못 하게 된다. 체벌을 하게 되면 부모가 가르쳐야 할 메시지는 전달이 되지 않고 관계만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아이는 체벌하는 부모를 모델링을 해 다른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생기므로 체벌은 삼가는 것이 좋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당장’ 바꾸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를 이끌어 ‘결국’ 바꾸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도 정말 훈육이라는거 ........욱하기만 하면 손이 올라가거나,
인내심을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