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싸움에 '품앗이 육아'가 위태로워질 때
피하지 말고 함께 조율하며 풀어가자
[연재] 마을에서 함께 자라는 아이들

실제로 공동육아나 품앗이 육아를 할 때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가 ‘아이들 싸움’이다. 이때 부모들은 참으로 난감하다. 이로 인해, 내 아이가 다칠 경우 아이가 아파해서 마음이 좋지 않고, 내 아이가 상대 아이를 다치게 했을 경우에는 미안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게 된다. 이런 일이 자꾸 빈번해지면 모임에 나가는 게 꺼려지고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이때 부모가 꼭 알아둬야 할 게 있다. ‘아이들이 싸우는 것도 성장의 한 과정’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아이를 처음 키우듯, 공동육아도 처음이 아닌가. 경험이 없으므로 처음 닥치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곧바로 알아내기 어렵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 과정을 피하지 않고 조율해 가려는 노력과 인내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들은 발달상 또는 상황상 마구 부딪힐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번 이런 아이들의 변화를 부모가 정확히 알아채기는 힘들다.
아이들이 자라가면서 생기는 변화는 오히려 이런 관계 속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따라서, 아이들이 잦은 다툼이 일어날 경우 어떤 때 그러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아이들의 심리를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로 생각해보는 게 좋다. 그리고 오히려 만남을 회피하기보다는 정기적으로 지속해서 만나면서 조율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절대 피하려 해선 안 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이전에 안 좋았던 것들이 재해석 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기지만, 그냥 중간에 문제를 피해버리려고 하면 아무런 해결도 없이 안 좋은 기억과 상처만 남기고 끝나게 되기 때문이다. 간혹, 모임 내에서 있었던 일을 밖으로 가지고 나가 문제가 커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안에서의 문제는 안에서 풀어야지 밖으로 가져가 봐야 절대 해결될 수 없다.
특히, 아이끼리의 문제에서만큼은 절대 가해자와 피해자로 가선 안 된다. 넓게 보고 쭉 이어가려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공동육아를 통한 부모의 변화와 성장은 여기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가 어린이 집이나 학교에 가서도 이런 문제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볼 때 품앗이 육아를 통해 미리 겪으면서 조율해가는 것은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일을미리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낼 좋은 과정이 아니겠는가.
엄마들끼리 먼저 친해지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내 아이만 두둔하거나 다른 아이만 탓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고 서로 이해하면서 상황을 여유롭게 풀어갈 수 있다. 아이들 싸움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이들은 사실 별일 아니라고 여기는데 부모들이 더 발끈하고 예민하게 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싸움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좋지 않게만 해석되곤 한다. 아이들 싸움을 무조건 나쁘다고만 보는 시선을 벗어나서 아이들이 어떤 일로 그렇게 다툼이 있어나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관계를 호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좀더 생각해보자.
아이들이 서로 다툼이 일어났을 때, 상황을 단면적으로 받아들이며 결과만을 보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원인도 함께 살펴보는 지혜가 함께 키우기로 마음 먹은 엄마들 사이에선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칼럼니스트 안세정은 4살, 7살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첫 아이를 키우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며 행복한 육아를 고민하다가 ‘품앗이 육아’를 알게 되었고, 2012년 북스타트 행사를 통해 만난 14명의 엄마들과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를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에서 새로 시행된 마을공동체 사업에 선정돼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30여명의 엄마와 좌충우돌하며 공동육아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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