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아이들이 거대한 거미집에서 스파이더맨처럼 놀 수 있다면, 톰소여로 변신해 요새와 미로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뗏목을 타고, 모래바다를 건널 수 있다면 어떨까?
서울시내 29개 놀이터가 미끄럼틀, 그네, 시소 등 획일적으로 꾸며진 단순한 놀이터에서 전혀 새로운 개념의 창의적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22일 오전 서울시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 2층 프리핑룸에서 '창의적 어린이놀이터 재조성'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린이 놀이터는 변화가 필요하다. 곧 창의적이고 안전하게 새로 태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시내 총 1357개 공원 내 어린이놀이터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어린이놀이터의 96%(1300개)는 '안전기준 적합'으로 나타났지만, 24개소가 '안전기준 미달', 33개소가 '노후한 시설'로 조사됐다.
시는 안전기준이 부족하고, 노후한 놀이터 중 우선 29개소를 오는 26일까지 철거, 창의적이고 모험적인 놀이터로 새 옷을 입혀 어린이놀이터의 새 모델을 제시할 방침이다.
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창의적 어린이놀이터 만들기 사업'을 올해 착수해 어린이날부터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오는 5월 5일까지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뿐만 아니라, 우선 철거 대상 놀이터 외 나머지 놀이터 역시 국비와 자치구 예산을 확보해 점차 정비·개선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이번 놀이터 조성 사업은 세이브더칠드런,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등 민간단체가 사업비 전액을 투입해 주도하고,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의 '민·관협력형' 어린이놀이터를 처음 도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시는 그간 새로운 놀이터 모델을 만들기 위해 실제 이용자인 어린이는 물론 부모, 교사, 조경가 등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청책토론회를 비롯해 Daum 아고라 토론방까지 개설하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특히 지난해 10월 '함께 만드는 우리동네 어린이놀이터 청책토론회'에서 제안된 시민들의 의견에 따라 '어린이가 꿈꾸는 놀이터',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안전하고 깨끗한 놀이터', '소통 문화공간의 놀이터' 등의 테마를 이번 사업 설계안에 반영한다.
이와 관련, 시는 철거 예정 22개소 어린이놀이터가 새로 건설되기 전까지 인근 지역을 '놀이우선구역'으로 선정하고, '찾아가는 어린이놀이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찾아가는 어린이놀이터'는 놀이시설이 사라진 공간에서 놀이도우미 역할을 하는 '놀이깍두기'가 아이들과 함께 전통놀이, 줄넘기, 고무줄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학부모 단체, 청년 단체, 시니어 단체 등이 참여하며 놀이시설이 없는 지역 아이들을 위해 안전을 담당하는 동시,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놀이문화 확산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시는 어린이 놀이문화 확산을 위한 '좋은 어린이놀이터 10계명'을 제정해 오는 5월 5일 발표하고, 향후 어린이놀이터를 안전하게 개선, 창의적인 놀이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10계명 제정 원칙에는 ▲공원의 느낌 ▲시설물의 설치 기준 ▲유지 안전관리 방안 ▲지역과의 연대 등이 포함된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이번 사업을 통해 설계부터 조성, 관리·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 어린이, 시민, 지역단체, 사회적 기업 등이 참여하도록 해 시민이 만들고 돌보는 체계적인 공원 시스템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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