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린이들도 테마파크에 놀러 다닐까
북한 어린이들도 테마파크에 놀러 다닐까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5.01.31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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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인기에 암표까지 거래되는 실정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우리나라 아이들과 북한의 아이들은 서로 너무나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영어와 예술, 창의력 등의 교육을 받고, 디지털 기기로 게임을 즐기면서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북한 아이들은 인터넷은 물론 컴퓨터조차 구경하기 힘들고, 유치원 외 학원에 다니는 것도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 아이들은 어떤 놀이를 하면서 하루를 보낼까? 또 아이들을 위한 만화영화나 테마파크 등이 마련돼 있을까? 햄버거나 피자는 먹어봤을까?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지만,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북한 문화. 통일부가 운영하는 북한정보포털(nkinfo.unikorea.go.kr) 내 멀티미디어 코너와 동영상으로 만나는 북한 알아가기 어린이 코너, 북한 아이들의 실생활을 낱낱이 알려주는 서적 '북한 아이들의 비밀일기'(이은서 글, 국민출판, 2012) 등을 통해 북한 어린이들의 문화를 살펴봤다.    
 

◇ 북한 아이들도 패스트푸드점에 갈까?

 

북한의 패스트푸드점. ⓒkbs 화면캡쳐
북한의 패스트푸드점. ⓒkbs 화면캡쳐

 

북한에 최초로 생긴 패스트푸드점은 평양의 '삼태성청량음료점'이라는 곳이다. 북한에는 평양을 중심으로 최근 패스트푸드점이나 프라이드 치킨집이 늘고 있다. 이탈리아 요리 전문점 같은 외국 음식점도 잇따라 들어서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최근 몇 년 동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서 패스트푸드점은 아주 고급 음식점이다. 아빠가 한 계급 승진을 하는 등 경사로운 날에만 특별히 갈 수 있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점과 같은 고급 음식점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급표'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공급표란 평양의 모범 가정과 모범 공장 등의 직원들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나눠 주는 표를 말한다. 하지만 이 표는 최근 간부들이 빼돌려 자신들이 이용하거나 비싼 값에 팔리고 있어, 평양에 살고 있는 사람 중에서도 당원이나 돈이 많은 사람만이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북한 패스트푸드점은 주로 고위층 사람들로 빼곡히 차 있다.

 

북한의 패스트푸드점은 보통의 북한 식당과는 달리 밝고 깨끗하다. 식단차림표(메뉴판)에는 아이들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다진 소고기와 빵'(햄버거), '구운 빵 지짐'(와플), '다진 물고기와 빵'(피시버거)과 '탄산단물'(탄산음료) 등 20가지 정도의 메뉴가 적혀 있다.

 

패스트푸드점에서의 외식은 아이들이 또래에게 자랑할 정도로 북한에서 매우 드물고 귀한 일이다.  

 

◇ 북한 아이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 놀이공원

 

북한에도 평양과 같은 큰 도시에 놀이공원에 있다. ⓒyoutube 캡쳐
북한에도 평양과 같은 큰 도시에 놀이공원에 있다. ⓒyoutube 캡쳐

 

북한에도 평양과 같은 큰 도시에 놀이공원에 있다. 일본이나 체코 등에서 수입한 놀이시설로 꾸며졌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여러 면에서 뒤지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북한 놀이공원은 우리나라와 달리 개인이 운영하지 않는다. 나라에서 국가사업으로 키우고 있기 때문에 시설을 매우 잘 갖춰 놓았다.

 

특히 2010년 평양에 새롭게 문을 연 '개선청년공원'에는 '급강하탕'(자이로드롭), '배그네'(바이킹), '관성비행차'(롤러코스터)같은 최신 시설의 놀이기구도 있다. 

 

보통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 개방을 하는데, 입장료는 단체 입장 시 한 사람당 300원이다. 최근 북한에서 쌀 1kg이 2600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평양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이 없는 금액이다. 그런데 이 공원의 인기가 어찌나 많은지 입장권 한 장에 3000원에 이르는 암표까지 생겨날 정도라고 한다.

 

놀이공원 안에는 오토바이 경주나 사격을 할 수 있는 전자오락관도 있고, 청량음료점이나 지짐집, 빵집과 같은 음식점도 있다.

 

평양의 다른 구역은 전력이 부족해서 밤에도 캄캄한데 이 공원만큼은 갖가지 불빛과 네온사인이 반짝거려서 북한 아이들 말로는 '별천지',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고 한다.

 

◇ 북한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없다

 

전 세계적 축제인 '성탄절'은 북한에 없다. 북한은 종교의 자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성탄절 행사가 없는 것은 물론, 아이들 대부분이 성탄절을 모르고 있다.

 

대신 12월 24일에 다른 기념일이 있다. 바로 김정일 위원장의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추대일과 그의 생모인 김정숙 생일이다.

 

북한은 해마다 12월이면 이날을 경축하기 위해 거리를 꾸미고, 공연을 하는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친다.

즉, 크리스마스는 없고, 김정일 일가의 기념일만 있다. 종교를 부인하고 김일성 일가를 우상화하는 정책에 따른 문화다.

 

◇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념일은?

 

북한의 공식 최대 명절은 김일성 부자 생일인 '태양절'이다. 1912년 4월 15일에 김일성이 출생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날에는 큰 규모의 다양한 축하 행사가 열린다.

 

어린이들에게는 기념 선물로 사탕, 과자 같은 간식과 옷을 주기 때문에 있어서 북한 어린이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명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 10살이 되면 태양절을 기다리게 했던 간식 공급이 중단된다.

 

최근에는 식량난이 심해져서 이날 아이들이 받는 태양절 기념 과자를 장마당에 내다 팔아 식량으로 바꾸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굶게 되기 때문이다.

 

◇ 북한의 어린이 날

 

우리나라의 어린이날에 해당하는 북한의 기념일은 6월 1일 '국제아동절'이다. 북한은 1950년부터 이날을 '국제아동절'로 채택했으나 우리 어린이날처럼 공휴일은 아니다.

 

북한은 매년 '국제아동절' 날이 되면 각종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이날 평양에는 평양에 상주하는 외국인 여성·어린이들이 꾸미는 '친선련환모임' 행사가 열리고, 만경대 유희장에서는 예술 공연 및 체육경기 등을 진행한다.

 

또 각 도·시·군에서는 어린이들의 예술소조 종합공연과 체육·오락 경기인 ▲자전거 경기 ▲밧줄당기기 ▲놀이감따기 ▲통일기차놀이 ▲글자붙이기 ▲활쏘기 ▲체조 등의 경기가 열린다.

 

하지만 실제로 '국제아동절' 행사에는 북한 전체의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참가한다기보다는 평양의 소수만이 참가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일반주민들이 휴일도 아닌 이날,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행사를 즐기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 북한 아이들이 보는 만화영화는?

 

북한 애니메이션 '영리한 너구리'.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북한 애니메이션 '영리한 너구리'.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북한 역시 우리처럼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도 만화영화를 대단히 좋아한다. 만화의 대부분은 김일성·김정일을 미화하고, 사회주의체제를 선전하는 것이 많지만, 전래동화나 우리 역사, 동물들을 주제로 교훈적으로 그리고 재밌게 만들어진 것들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만화영화를 컴퓨터합성 등을 이용해서 만들지만 북한에서는 한 장면, 한 장면을 수 백 명의 만화가들이 손으로 그린 다음 그것을 합쳐 만화영화를 탄생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만화영화들은 컴퓨터로 합성한 영상물보다 더 생동감 있어 북한 사람들은 만화영화가 방영되는 시간이면 어머니, 아버지, 아이들 할 것 없이 모두가 텔레비전 앞에 앉는다고 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영화는 '소년장수'와 '영리한 너구리'다. 최근에 나온 만화영화로는 '다람이와 고슴도치'를 좋아한다고 한다.

 

이밖에 북한사람들은 외국의 만화영화도 즐겨 보고 있다. 평양사람들만 시청할 수 있는 만수대 텔레비전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외국영화와 함께 외국 만화영화를 방영하는데, 1980년 후반에는 미국 만화인 '톰과 제리'가 '우둔한 고양이와 꾀 많은 쥐'라는 제목으로 방영돼 높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북한 아이들은 이 영화가 미국에서 제작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한다.

 

◇ 생일날 쌀밥에 고깃국이면 최고

 

남한 어린이들은 생일날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 친구들과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거나, 온 가족이 거실에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과 케이크를 실컷 먹는다.

 

하지만 북한 아이들은 생일이 돼도 그냥 지나칠 때가 많다. 1990년대 식량난을 겪기 전까지는 보통 떡을 해 주거나 평소에 먹지 못하던 쌀밥을 해줬지만, 그마저도 어려워져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지나치는 것이다.

 

부유한 집 아이들은 생일파티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미역국을 먹는 것 정도로만 생일을 맞이한다.

 

생일날 미역국을 먹는 문화는 우리와 마찬가지다. 중산층 이상 되는 가정의 아이들은 친구들끼리 모여 생일 선물도 주고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어린이들처럼 값비싼 선물은 생각도 못하고, 연필이나 공책 같은 학용품을 주고받는다. 학용품이 부족한 북한 아이들에게 연필이나 공책은 얼마나 값진 선물인지 모른다.

 

북한 아이들이 생일날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쌀밥에 고깃국이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흔한 음식이 북한 아이들에게는 생일날만이라도 꼭 먹고 싶은 음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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