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림책 작가에 도전 중
더미북 만들고 아이와 남편 반응 살펴보니
[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아이에게 그림책 읽어주길 몇 년 반복하다보면 엄마 마음에 크고 작은 파도가 인다. '그림책은 정말 신기해. 나도 한권쯤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역시 그림책은 아무나 만드는 게 아니야. 아니,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요즘 나는 그림책 만드는 상상에 마음을 뺏겼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순간에도 온통 그림책 생각이다.
주변에 혹시 비슷한 케이스가 있나 물어물어 돌아봤더니 엄마라면 한번쯤 그런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그래, 내용 먼저 공책에 옮겨보자. 이야기는 3가지로 축약된다. 손톱을 뜯는 아이의 버릇을 고치기까지 힘들고 아픈 일이 많아 그 이야기를 감성 그림책으로 옮길 요량이고 사회로 나아가는 여섯 살 연령에 맞춰 생활동화 얼개를 짜봤다. 가끔 저를 왕자라 여기는 녀석을 위해 상상 동화도 구상했다. 욕심대로라면 책 3권이 뚝딱 떨어질 것 같다.
상상동화는 더미북으로 완성시켰다. 종이 열여섯장을 꺼내 페이지별로 그림을 그렸고 실제 책처럼 글씨를 옮겨 적었다. 아이에게 읽어줬더니 재미있다고 한다. 그림은 뭐가 제일 웃겼냐고 했더니 모든 그림이 재밌다고 한다. 남편에게 보여줬는데 왠 왕자 타령이냐며 모르겠다고 부정적 반응이다. 남편은 지난번에 들려준 생활동화가 좋았단다. 잠시 난감해진다. 첫술에 배부르랴.

어릴 때 꿈이 화가였다. 만약 문예창작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화가가 되있을 텐데, 그림책 작가 스터디에 참여한 적도 없는 내가 느닷없이 설치는 건 사실 우습다. 전문가의 도움을 청해 볼까나. 몇 년전, 그림책 작가 ○○○ 선생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분은 작가양성도 함께하고 있었는데 소위 신파에 가까운 눈물 스토리를 만들어오는 학생이 많다며 혀를 찼다. 글에 앞서 그림을 생각할 것, 16페이지 분량을 생각할 것, 언제든 상상의 날개짓을 멈추지 말 것. 작가님의 조언이다.
글과 그림을 복수 전공한 친구에게도 카톡으로 도움을 청했다. 친구의 답은 간단했다.
“더미북 만들었다고? 잘했네. 잘하고 있어.”
더 묻고 싶었지만 나머지는 나의 몫인 듯 했다. 이제 엄마는 뭘 해야할까. 스토리를 보강하고 나머지 스토리는 더미북으로 마져 완성해야겠지.
내 아이 선물용으로 시작하는 건 아니다. 엄마와 아이들, 그림책 독자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니 언젠가 책으로 완성돼 독자들과 교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 하다못해 우리 아이 어린이집 친구들이라도.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수필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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