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엄마들은 오늘 어떻게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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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는 예비 초등생, 나는 예비 초등맘!

유치원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bbopd@naver.com

[연재] '솔이 엄마' 김보영 아나운서의 워킹맘 다이어리

 

설 연휴 뒤 월요일, 저희 큰 딸 솔이가 유치원을 졸업합니다. 두 돌이 지날 무렵 ‘가정식 어린이집’ 입학을 시작으로 6년여 간의 ‘원생’신분을 졸업하고 비로소 ‘학생’으로 거듭나는 순간이 왔습니다. 솔이가 졸업하는 유치원은 분당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사립 유치원입니다. 솔이는 네 살에 이곳에 입학해 4년 간 재원했습니다. 더구나 일하는 엄마를 둔 덕에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 까지, 자는 시간을 빼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꼬박 유치원에서 보낸 셈이네요. 간혹 유치원에서 먹는 것들이 시원찮을까 싶어, 아이에게 오늘 먹은 것들을 물어보면 제법 알찬 메뉴들을 열거합니다. 만두, 호빵, 국수, 떡볶이... 솔직히 제가 챙겨 먹이는 것보다 낫다 싶은 날이 많습니다. 한번은 간식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간 적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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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면 종류를 먹고 있기에 별 생각 없이 “오늘 간식은 라면인가 보네요!”라고 했더니, 제 말을 들은 원장선생님께서 토끼눈을 하고는 “솔이 어머니, 혹시 라면 먹이세요?”하고 물어오셨습니다. 저는 이내 큰 죄를 들킨 표정으로 ‘가끔 먹인다’고 이실직고 했지요. 그러자 원장 선생님께서는 유치원에서 라면을 먹였다가는 엄마들의 원성을 듣는 다며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아이들은 잔치국수나 떡국 같이 손이 많이 가는 음식보다 초코파이와 요구르트 주는 날을 제일 반긴다며 웃으시더군요.

 

유치원 덕을 본 것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솔이가 다섯 살 되던 해, 동생이 태어나면서 아이는 중증의 3춘기(사춘기 이전의 질풍노도의 시기. 요즘은 유치원생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를 앓았습니다. 조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집안 모든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다시피 했는데, 태어난 아기에게 그 모든 것을 빼앗긴 것처럼 느꼈던 것이지요. 항상 밝고 또래보다 의젓했던 아이는 돌연 심술쟁이로 변했습니다. 저는 갓난아이를 돌보는 것에 지쳐, 미처 아이의 상태를 살펴 볼 여유가 없었고요. 그 때 아이의 마음을 보듬고 어루만져준 것은 다름 아닌 유치원의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저를 만날 때마다 솔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줄 것을 수차례 당부하셨습니다. 단순한 조언을 넘어 제가 해야 할 말과 행동강령을 글로 적어 보내주시기까지 했으니까요. 수업시간에는 솔이를 더욱 칭찬해 자존감을 북돋아주셨습니다. 돌아보니 온통 고마운 일들 뿐 이네요.

 

아이가 여섯 살이 되던 해부터는 영어유치원으로 옮겨가는 친구들이 늘어났습니다. 유치원에서도 일주일에 한두 번, 원어민선생님과 함께 영어를 배우는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요즘 엄마들의 높은 교육열이 그 정도로 성에 찰리 없습니다. 저는 딱히 영어유치원을 선호하지 않는 주의이기도 하지만, 이 유치원을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유치원을 너무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러고보니 그간 단 한번도, 아이로부터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다는 소리를 들어 본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일하는 엄마라는 핑계로 준비물을 제대로 못 챙겨 준 것도 수차례, 기한에 맞추어 과제물을 낸 것도 손에 꼽습니다. 심지어 4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학부모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해 언제나 주요 사안들은 선생님이나 반 친구 엄마들에게 따로 들어야만 했지요. 하지만 저 같은 불량엄마 아래서도 우리 솔이가 이처럼 어엿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유치원과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곧 있을 졸업식에서 저는 학부모 대표로 축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간 유치원에 이렇다하게  봉사한 것 하나 없는 제게 마지막으로 좋은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할 따름이지요.

 

앞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낯선 친구들과 선생님, 새로운 시간표에 저도 아이도 한동안은 정신이 없을 듯합니다. 그래도 아이는 저보다 씩씩해서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저는 조금 긴장이 됩니다. 무엇보다 지금보다 빨라질 하교시간과 엄마 참여 활동 등이 벌써부터 스트레스로 다가오지만 지금까지 그랬듯 우리 솔이는 모자란 엄마를 도와 씩씩하게 잘해낼 수 있겠지요!

 

솔이를 비롯한 모든 졸업생들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며, 예비 초등 맘들에게도 파이팅, 파이팅!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칼럼니스트 김보영은 두 딸 솔이와 진이의 엄마이자 국회방송 아나운서로 <투데이 의정뉴스>, <TV, 도서관에 가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육아서 <대한민국 대표엄마 11인의 자녀교육법>을 내고 워킹맘을 위한 강연 및 기고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워킹맘 다이어리에 하고 싶은 이야기나 조언, 다루었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메일(bbopd@naver.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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