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 수족구 정의 : 주로 콕사키 바이러스 A16 또는 엔테로 바이러스 71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여름과 가을철에 흔히 발생하며 입 안의 물집과 궤양,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 수족구 증상 : 대개는 가벼운 질환으로 미열이 있거나 열이 없는 경우도 있다. 입 안의 인두는 발적되고 혀와 볼 점막, 후부인두, 구개, 잇몸과 입술에 수포가 나타날 수 있다. 발진은 발보다 손에 더 흔하며 3~7mm 크기의 수포성으로 손바닥과 발바닥보다는 손등과 발등에 더 많다. 엉덩이와 사타구니에도 발진이 나타날 수 있고, 엉덩이에 생긴 발진은 대개는 수포를 형성하지 않는다. 수포는 1주일 정도가 지나면 호전된다. 엔테로 바이러스 71에 의해 생긴 수족구병은 콕사키 바이러스 A16보다 더 심하게 나타나며 무균성 뇌막염, 뇌염, 마비성 질환 등의 신경계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의학정보>
아기를 기르면서 수족구라는 생소한 병에 대해 알게 됐다. 지안이는 지금 생후 21개월이다. 그동안 두 번의 수족구를 앓았다. 한번은 11개월쯤이었고, 한번은 얼마 전이었다. 생후 11개월일 때는 어린이집이나 문화센터를 다니지 않았고 얼마 전은 어린이집에 다닌지 2주 만에 수족구에 걸렸다. 수족구는 3~5일간의 잠복기를 거치기 때문에 아기가 증상을 보일 때는 이미 예방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린다.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예방은 어렵다. 수족구가 유행할 때는 어린이집이나 아이들이 모이는 곳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지안이가 11개월일 때 많은 아이들과 접촉한 적이 없었다. 건너 아파트 아래층에 사는 아이가 얼마 전에 수족구에 걸렸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이런 상황이니 예방법이란 손을 깨끗이 씻고 수족구에 걸린 아이를 멀리 하는 수밖에….
어느 날 갑자기 열이 39도가 넘게 올랐다. 아침까지만 해도 잘 놀고 잘 먹고 아무 이상 없었는데 오후쯤 열이 나기 시작한다. 옷을 다 벗기고 물을 대야에 5cm 정도 받은 뒤 몸에 계속 물을 끼얹어줬는데도 열이 쉽사리 내리지 않는다. 이마에 해열시트를 붙이고 해열제를 먹였다. 나는 왠만하면 해열제를 먹이지 않는데 열이 38.5도가 넘어가면 해열제를 먹인다. 밤새 아기가 뒤척이고 온몸이 뜨끈뜨끈하다. 다음 날 다행히도 열이 내렸지만 혹시나 싶어서 병원에 데리고 갔다.
늘 하던 대로 체온을 재고 귀속도 보고 입속도 보는데, “어머니, 이것 좀 보세요” 한다. 고개를 내밀고 지안이의 입속을 보는데 여기저기 헐어 있다. 어른들도 입안이 살짝만 헐어도 아픈데, 언뜻 보기에도 5개는 넘어 보인다. 의사가 수족구라고 했다. 무조건 잘 먹는 것은 다 먹이라고 했다. 보통 차가운 물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입안이 얼얼해져 잠시 고통을 잊기 때문에 아이스크림병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번 겪어봐서인지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병원을 나와서 죽집으로 향했다. 입안에 물집이 있으면 밥보다는 죽이 넘어가기 쉽기 때문에 죽을 먹이고 포장해 와서 이틀동안 먹였다.
아기가 좋아하는 것은 뭐든 다 줬다. 평소 좋아하던 빵, 아이스크림, 소시지 등등. 잘 먹어야 빨리 낳는다고 해서 좋아하는 것 위주로 먹였더니 3일만에 건강을 되찾았다. 두 번 수족구를 겪어보니 열은 하루 이틀 정도 나고 내리는 것 같았다. 손발에 수포가 생기면 이제 다 나아가는 징조였다.
어른은 거의 수족구에 옮지 않는다고 했는데 지안이가 처음으로 수족구에 걸렸을 때 남편이 며칠 동안 회식을 하고 피곤해하더니 덜컥 옮아버렸다. 입안과 손발에 물집. 그래서 이번에 아이가 수족구에 걸렸을 때 임신 초기인 나도 면역력이 약해 옮을까 봐 걱정이 앞섰다. (12주 전 초기 임산부에게 수족구는 위험하다고 한다.) 옮지 않았는지 수족구에 걸리고도 모르고 지나갔는지 다행히 나에게는 증상이 없었다.
수족구에 걸려서 열이 나면 물이 뚝뚝 떨어지는 수건으로 온몸을 계속 닦아 주거나 대야에 얕게 물을 받아서 계속 아기 몸에 끼얹어주면 열이 어느 정도 내린다. (나는 전자보다 후자를 선호한다.) 그래도 열이 안 내리면 해열제를 용량에 맞게 먹이고 병원에 데리고 간다. 병원에 가도 딱히 치료약은 없지만 말 못하는 어린 아기들에게 전문가의 진찰은 중요하다. (간혹 병원에 가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엄마들이 있다.) 수족구, 길게 잡아서 일주일만 고생하면 거의 다 낫는 감기와 같은 병이다. 하지만 수족구에 걸리면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 지안이도 3일 만에 다 나았지만 10일 동안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다. 처음 아이가 수족구에 걸렸을 때는 많이 놀라고 아기가 아파하는 모습에 눈물까지 났지만 한번 겪고 나니 조금 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루빨리 수족구를 예방하는 예방주사가 나왔으면 좋겠다.
지안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sl81
우리아들도 올해 처음 걸렸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