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우리 아기, 배 속에서 얼마나 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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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를 위한 생활비 프로젝트 시작

자녀에게 용돈이 아닌 생활비를 지급하자

nudasim@daum.net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자녀에게 용돈이 아닌 생활비를 주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지출하도록 했다는 어느 CEO의 강의를 듣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내 역시 너무 쉬우면서도 확실한 방식에 적지 않게 놀라워하면서, 이런 방식을 적용해보자는 제안에 동의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 역시 평소 아이들의 경제교육에 대해 적지 않게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와 나는 그분의 방식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아이에게 돈의 가치와 사용법을 알려줄 수 있으며, 돈 때문에 아이와 갈등하지 않을 수 있고, 더 나아가 돈까지 모을 수 있는 방법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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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았다. 그 CEO의 강의가 자녀의 경제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자세히 알려주는 강의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장의 적용을 위해서는 여러 면에서 보완이 필요했다. 생활비에 포함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언제부터 아이에게 생활비를 주어야 할지, 얼마를 주어야 할지, 언제까지 부모가 관리해 주고 언제부터 아이에게 전적으로 맡겨야 할지 등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미리 정할 수 없었다. 강의에서도 세부적인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으며, 아내나 나나 어린 시절에 이런 식의 경제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아내와 나는 가능한 수준에서 계획을 세워놓고,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직접 경험하면서 수정 보완하기로 했다.

 

아내와 함께 생활비 원칙을 세운 후 이듬 해 우리는 부모가 되었다. 아빠가 된 나는 들뜬 마음으로 출생신고를 마친 후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았다. 신기했다. 나와 아내의 이름 밑에 이름 하나가 더 있다니! 법적으로도 아빠가 된 후 내가 처음 한 일은 아이 이름으로 은행계좌를 만드는 것이었다. 매달 아이에게 생활비를 주기 위해서 필요했다. 들뜬 마음을 다잡고 미리 준비한 도장을 챙겨 은행으로 달려갔다.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기다렸다. 잠시 후 아이 이름 명의의 통장을 받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인터넷 뱅킹을 위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 곧바로 생활비를 이체했다.

 

우리 아이를 위한 생활비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니 설렜다. 한편으로는 막연함에 걱정도 되었다. 우리 부모님으로부터도 배운 것도 아니고,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전수받은 것도 아니었다. 자녀 경제교육에 대한 고민과 우연하게 들었던 강의 하나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모든 것이 도전이었다. 모든 도전이 그렇듯 처음 계획한 대로 잘 풀리지 않을 수 있겠다는, 괜한 짓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처럼 마음이 주춤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아빠가 된 이상 아이를 위한 지출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야. 어차피 지출하는 김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고 생각하자.’

 

처음에는 아이들의 생활비 관리를 내가 맡았다. 아내는 출산 후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개설한 통장에 첫 달 생활비를 입금한 후, 아이를 위해 지출할 일이 있으면 내 카드로 계산을 했다. 그리고 인터넷 뱅킹으로 아이의 통장에서 내 통장으로 이체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어리면 생활비를 부모가 관리해야 하니, 미리 정한 범위에서 아이를 위해 지출하고 남은 금액만 이체시키는 것이 어떠냐고 한다. 물론 이렇게 하면 편하긴 하겠지만 아마 어느 순간 생활비 관리가 흐지부지해져서 내 돈인지 네 돈인지 구별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급하면 아이 생활비를 마치 자기 돈처럼 사용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아이에게 생활비를 주는 목적은 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부모가 편하려면 그냥 우리 부모님들이 우리에게 하셨던 것처럼 일방적으로 사주거나 말거나 하면 된다. 생활비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자신의 생활비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처음부터 정확하게 아이의 경제영역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확실하게 준비해야 나중에 아이에게 가르쳐 줄 수 있지 않겠는가.

 

귀찮더라도 명확하게 매월 정해진 날에 아이 통장에 생활비를 입금하고, 그 통장에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부모는 아이를 대신해서 ‘임시로’ 생활비를 관리해 준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제아무리 부모자식 간이라도, 아니 부모자식 간이기 때문에 돈 계산은 정확해야 한다. 예전처럼 이체를 위해 매번 은행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몇 번 꼼지락하면 되니, 이 정도는 감내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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