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달콤한 해결책은 마음이에요
층간소음, 달콤한 해결책은 마음이에요
  • 기고 = 안숙자
  • 승인 2015.03.30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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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속살처럼 하얀 진심을 보여주세요"

[연재] 층간소음 갈등해결 노하우 공모전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는 국토교통부와 알집매트 후원으로 이웃간의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는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층간소음 down 이웃행복 up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을 연중기획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독자들이 직접 이웃과의 층간소음 갈등을 원만히 해결한 사례를 접수받아, 층간소음의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층간소음을 원만히 해결한 독자들의 이야기를 싣는다.

 

이웃에게 먼저 보내는 나의 미소와 웃음이야 말로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그리고 함께 사는 인생을 더욱 조화롭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현명하고 달콤한 해결책이 아닐까요? ⓒ안숙자
이웃에게 먼저 보내는 나의 미소와 웃음이야 말로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그리고 함께 사는 인생을 더욱 조화롭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현명하고 달콤한 해결책이 아닐까요? ⓒ안숙자

 

'쿵쿵',  '쾅쾅, 와르르.' 분명 또 새벽 5시일 것입니다. 채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벼 가며 시계를 보니 역시나 그러했습니다.

 

이사 오고 난 뒤, 두 달이 넘도록 이어지던 층간 소음을 내내 참아 온 터였지만 만삭의 몸으로 쉬기 위해 친정집에 와 있는 딸 아이를 생각하면 더 이상 참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심성 착한 딸아이는 괜찮다 했지만 이대로는 병이 날 것만 같아 윗집과 담판을 지으러 아침이 밝자 마자 윗층으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하필 윗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말씀을 나누고 싶다는 쪽지를 현관에 붙여 놓고 집에 돌아오니 잠시 후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딩동! 딩동"

 

바스락 소리가 나는 과자 몇 봉지가 담긴 검은 비닐봉지를 한손에, 얼핏 보아도 꽤나 둔탁해 보이는 쇠지팡이를 한 손에 집고 나타나신 분은 바로 위층의 할머님이셨습니다.

 

"지팡이 소리랑 보행기 소리 때문에 많이 시끄러웠지요? 늙은이라 새벽잠이 없어서 더 고생 많았을 게야. 사실 아무리 낡은 아파트라고 해도 그렇게 시끄러울지 몰랐다네. 미안해요. 미안해."

 

한쪽 손과 다리를 연신 떠시면서도 웃으며 말하시는 할머니를 보고 있으니 중풍으로 한참 동안이나 고생하다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생각나 나도 모르게 눈물을 볼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그리고 나이 드신 어르신의 지팡이, 보행기 소리 하나 이해 해 드리지 못해 밤 새 뒤척이며 씩씩 거리던 못된 나를 생각하니 참았던 눈물은 봇물이 되어 터져 버렸습니다. 할머님은 눈물 흘리는 나를 푸근히 안아주시고는 지팡이와 함께라 더욱 무거워 보이는 발걸음으로 위층으로 올라가셨습니다. 할머님의 뒷모습이 갑자기 안쓰러워 보여 위층까지 모셔다 드린다 하며 할머니의 팔짱을 끼며 쫓아 나섰습니다.

 

미처 치우시지 못한 할머니의 집 안엔 홀로 사시는 할머니의 외로움이 잔뜩 배어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대충 정리를 도와드리고 자리에 앉으니 할머니는 따뜻한 커피를 내어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저는 할머님과 아주 오랫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며칠 후, 만삭 딸 아이의 손을 잡고, 시장에 들려 가볍지만 아주 튼튼해 보이는 나무 지팡이를 샀습니다. 무척 달아 보이는 사과 한 박스도 같이 사 들고 할머니 댁으로 향했습니다. 손님 대접 하신다며 기어코 불편한 손으로도 사과를 깎아 주시며 할머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여기 사과 좀 보시게나! 붉은 껍질을 깎아 내면 달고 뽀얀 속살이 나오지. 사람이 같이 살아간다는 것도 그런걸게야. 자신이 먼저 성난 얼굴을 벗어내고 진심으로 대하고 웃어 준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에서도 모두가 가족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게지!"

 

그 날 이후, 더 이상 쇠지팡이의 날카로운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가끔은 이른 새벽 할머님의 소리가 들립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이 그리 시끄럽게 여겨지지만은 않습니다.

 

처음 이사 오면서 겪게 됐던 예상할 수 없는 소음은 귀를 시끄럽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경질과 짜증을 안겨 줬고 불면증까지 가져다줬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소음으로 인해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는 마음이었습니다. 층간 소음을 이유로 얼굴도 성함도 잘 알지 못했던 할머님을 저는 처음엔 참으로 많이 미워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어쩌면 바로 옆집의 이웃과도 인사 한마디 나누지 않는 우리의 무관심과 냉정함이 층간 소음이라는 아픔과 고통이 돼 우리에게 돌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층간 소음이 다툼으로 번지기 전에 우리가 먼저 윗집으로 또 아랫집으로 찾아가 먼저 인사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랫집 혹은 윗집 이웃이라 말하며 조금만 조심해 주시길 혹은 조금만 이해해 주시길 작은 용기를 내어 말해 보면 어떨까요?

 

층간 소음의 피해자, 가해자를 떠나 윗집 아랫집에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이웃으로서 먼저 인사를 건네고 먼저 웃어 줄 수 있다면 층간 소음은 분명 우리 스스로의 손으로 해결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하고 뒤늦게야 생각해 봅니다.

 

무관심한 얼굴, 붉게 상기 된 화 난 얼굴을 거두고 이웃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고픈 사과의 속살처럼 하얀 진심을 먼저 보여 준다면 아랫집은 윗집을 윗집은 아랫집을 친구처럼 가족처럼 아끼고 보살펴 줄 수 있을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이웃에게 먼저 보내는 나의 미소와 웃음이야 말로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그리고 함께 사는 인생을 더욱 조화롭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현명하고 달콤한 해결책이 아닐까요?

 

딸 아이가 무사히 순산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할머님은 잊지 않고 사과 몇 알을 들고 우리 집에 내려 오셨습니다. 조금만 더 이해하고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마음은 달콤한 사과의 향기보다 더욱 달콤한 해결책이 돼 줬습니다.

 

*베이비뉴스가 진행하는 층간소음 갈등해결 노하우 공모전에 당선되신 분들에게는 선물로 층간소음을 줄여주는 알집매트를 보내드립니다. 공모전 참여 안내는 베이비뉴스 카카오스토리채널(http://kakao.ibabynews.com)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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