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잘 읽어준다고 좋은 엄마 아니다
그림책 잘 읽어주는 엄마 육아의 빛과 그림자
[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베이비뉴스에 책읽기 칼럼을 연재하며 몇 차례의 출간제안을 받았다. 좋은 콘셉트도 있었고 맘에 안드는 콘셉트도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아 거절했다. 책 잘 읽어주면 모두 좋은 엄마일까? 오늘은 양심 고백에 가까운 그림책 육아의 빛과 그림자를 전하고자 한다.
그림책 잘 읽어준다고 좋은 엄마 아니다. 주목할 만한 예가 바로 나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순간만큼은 좋은 엄마의 최고봉이지만 책을 덮고 몇 시간 지나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평범한 두 아들 엄마다. 책 읽어줄 때와 안 읽어줄 때의 간극이 심하다. 주변을 돌아보면 책과 상관없이 충분히 훌륭한 엄마가 많다. 독서량이 많지 않고, 집에 책이 적더라도 엄마가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헤르만 헤세는 <독서의 기술>에서 이렇게 말했다.
“농촌의 아낙네가 책이라고는 그저 성경밖에 모르고 그 한 권 밖에 소유하지 못했어도, 그들이 그 한권의 책에서 얼마나 다양한 지식과 위로와 기쁨을 길어 올리는지는, 입맛만 까다로워진 부자가 온갖 값비싼 장서에서 얻는 것에 비할 바 아니다.”
세상 모든 엄마가 그림책을 좋아할 수는 없는 거다. 그림책 육아 때문에 출판시장이 시끄러울지언정 휘둘리지 말고 본인의 길을 갔으면 한다.

누누이 말하지만 나에게는 책 읽고 글 쓰는 재능이 전부다. 영어, 수학, 만들기, 체육 쪽의 재능은 바닥이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그 쪽에서 뛰어나다는 엄마들을 만나면 앵무새같이 비슷한 말을 한다.
“에이. 영어 교육 별거 있나요. 생활 속에서 그냥 하나씩 놀이처럼 하면 되요.”
“수학 교육 따로 없어요. 아이랑 간식 먹으면서 한 개 두 개 알려주다보면 수 개념, 양 개념 익히는 거죠.”
비전문가가 듣기에는 쉬운 게 하나도 없는데 전문가 엄마는 자기 영역을 쉽게 이야기한다. 나를 돌아볼까나.
“생활 속에서 그냥 읽고 쓰면 되요. 어려운 거 하나도 없어요”라고 대답했었다. 아. 나도 같았구나...
이제 인정하자. 모든 엄마에게는 잘하는 영역이 있고 못하는 영역이 있다. 다른 엄마를 따라잡기 위해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지 말고 본인이 잘하는 부분을 키우자. 그게 더 건강한 육아라고 생각한다. 나는 책을 잘 읽어주는 엄마이지 결코 다방면으로 모범이 되는 엄마가 아님을 조심스레, 재차 밝혀둔다.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수필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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