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에 따라 달라지는 생활비 프로젝트
아이에게 올바른 돈 관리 방법을 알려주는 길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언제부터 생활비를 주면 좋을까?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우리네 삶은 돈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아이가 직접 관리할 수는 없다. 아이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을 때까지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최종 목표는 부모가 아예 신경 쓰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관리하도록 만드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어릴수록 아이는 돈에 대한 개념도 없고, 돈 계산을 할 수 있는 인지능력도 발달되지 않았으며, 미래의 수익보다는 눈앞의 사탕에 마음과 돈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단계적 접근을 위해서 생활비 관리를 다음처럼 구분해 보았다.
? 지출 계획 : 무엇이 필요하고 얼마를 지출해야 할지를 제안
? 금전출납부 기록 : 수입과 지출 등 상세 내역을 기록
? 지출 결정 : 적정한 지출인지를 판단하고 결정
? 투자 : 보험과 펀드, 주식, 적금이나 저축 등 미래를 위해 금융상품을 활용
? 관리 감독 : 모든 과정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는지를 감독, 개입할 수 있는 권한
구체적으로 언제 무엇을 아이에게 넘겨야 할지는 각 가정마다 다를 수 있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신뢰, 그리고 아이의 인지능력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 부부는 다음처럼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참고해 각 가정에 맞는 기준을 세우면 좋겠다.
출생 시부터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는 부모가 전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7세 이전의 아이들은 논리적 사고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 부모는 자신의 돈이 아닌 아이의 돈이라는 생각을 확실히 해야 한다. 아이 명의로 된 통장을 활용해야 하고, 정확하고 철저하게 금전출납부를 기록하는 것이 필요하다. 급전을 아이 통장에서 가져오면 안 된다!
초등학생이 되면 ‘지출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준비물도 있을 테고, 자신이 선호하는 옷이나 신발도 있을 수 있다.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생각해서 부모에게 제안하게 하라. 부모는 가능한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역제안을 통해 타협하고 조정할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금전출납부 기록’도 맡길 수 있다. 용돈이 아닌 생활비는 돈의 단위가 크기 때문에 고학년은 돼야 한다. 자연스럽게 금전출납부를 기록하다보면 수학공부도 될뿐더러, 엑셀 같은 워크시트 프로그램을 활용하게 한하면 제대로 된 컴퓨터 활용법까지 알려줄 수 있지 않겠는가.
중학생이 되면 ‘지출 결정’까지 위임한다. 자신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결정할 수 있는 나이다. 이후 상황에 따라 ‘투자’까지 아이에게 맡길 수도 있다. 아이가 경제와 금융에 관심이 많다면 조금 빨리, 그렇지 않다면 더 늦게 맡겨도 좋다. 아직 성년이 아닌데 ‘투자’까지 맡긴다니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가? ‘관리 감독’은 성년이 될 때까지 부모의 권한임을 잊지 말라.
이런 단계적 접근에서 주의할 점은 단지 나이와 능력만 따져서는 안 된다. 아이가 이전 단계를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지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금전출납부 기록’도 못하는데, ‘지출 결정’을 시키는 것은 옳지 못한다.
성년이 되기 전까지 나이에 따라 부모가 개입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 이 때 부부가 함께 의논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부 중 논리적이고 계획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주도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아이다. 생활비와 관련된 모든 활동에서 아이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어쨌든 그 돈은 아이의 생활비이고, 생활비 프로젝트의 목적은 아이에게 올바른 돈 관리 방법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다. 또 언젠가는 아이가 경제주체로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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