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궁금증, 다른 부모는 어떻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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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산에서 즐기는 미술놀이

나뭇잎도 세워보고, 도토리도 주워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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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야기가 있는 미술놀이 - 엄마와 함께 이야기하며 미술놀이 하기!

 

여섯 번째 마당 ? 산에서 즐기는 미술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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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되면서 아이들과 집 근처 성태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되도록 아이들 어린이집에서 다니는 나들이 코스를 가보려 마음먹었는데 생각만큼 실천이 쉽지 않았다. 4월이 되어서야 지난해 가을이후 첫 성태산 나들이에 나서게 되었다. 윤이는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이름 지은 비밀창고를 안내해 주겠다며 신나했다.

 

토끼인형도 나들이 가고 싶어 한다며 품에 안고 나왔던 연이는 성태산을 오르며 토끼 인형에게 그네도 태워주고 어부바도 해주고 토끼인형을 사이에 두고 오빠와 손을 잡고 오르기도 했다. 진달래꽃과 이제 막 움트는 새싹들이 눈에 띄었다. 잣나무인지 소나무인지 나뭇잎수도 세어보고, 도토리도 줍고, 그림자놀이도 하며 아주 천천히 산을 올라갔다.

 

산을 오르며 연이가 토끼인형에게 그네를 태워주고(왼쪽), 어부바를 해주고 있다(오른쪽). ⓒ황유순
산을 오르며 연이가 토끼인형에게 그네를 태워주고(왼쪽), 어부바를 해주고 있다(오른쪽). ⓒ황유순

 

제법 세찬 봄바람 때문에 봄이라고 아이들에게 얇은 옷 입힌 것을 후회하고 있을 무렵, 윤이는 “바람소리도 들리고, 나뭇가지 얇은 거 부딪치는 소리도 들리고. 아, 좋다.”하며 바람을 귀로 느끼고 있었다. 잠시 후, “엄마, 바람 불 때 입 벌리고 있으면 바람 먹을 수 있어. 바람 부는 쪽으로.” 라고 말하며 바람 부는 방향을 향해 입을 벌렸다. 연이도 오빠를 따라 입을 벌리는데 바람 부는 방향과 상관없이 무조건 크게 벌리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윤이와 연이가 바람을 먹으려고 입을 벌리고 있다. ⓒ황유순
윤이와 연이가 바람을 먹으려고 입을 벌리고 있다. ⓒ황유순

 

비밀창고에 다다르자 윤이는 홀로 긴 통나무에 앉아 잠시 동안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는듯한 뒷모습이 아름다웠다. 그 모습에 나도 어린이집 친구들이 이 비밀창고에서 어떻게 놀지 잠시 상상해 보았다.

 

비밀창고에서 좀 더 올라가 성태산 놀이터에 다다르자 윤이는 진달래꽃을 따다가 진달래 쿠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큰 나무 아래 이끼가 달라붙은 촉촉한 흙을 떼어 납작하게 만든 후 진달래꽃을 살짝 올려놓았다. 바람에 진달래꽃이 자꾸 날아가 얇은 나뭇가지로 고정도 시켰다. 이끼가 달라붙은 흙이 촉촉하다는 것을 윤이는 경험으로 아는 듯 했다.

 

나무아래 이끼가 달라붙은 흙을 떼어내고 있는 윤이(왼쪽), 진달래 쿠키를 만들고 있는 윤이(오른쪽) ⓒ황유순
나무아래 이끼가 달라붙은 흙을 떼어내고 있는 윤이(왼쪽), 진달래 쿠키를 만들고 있는 윤이(오른쪽) ⓒ황유순

 

윤이는 놀이터 체육시절 중 빙글빙글 돌아가는 운동기구를 발견하자 진달래 쿠키를 올려놓고 “이제 구워볼까? 오븐같지? 돌아가니까.” 하며 열심히 돌리며 쿠키를 구웠다. 다 익은 쿠키 세 개를 나뭇잎접시에 담아 윤이, 연이와 맛있게 먹었다.

 

진달래 쿠키를 오븐에 돌리고 있는 윤이(위), 구워진 진달래 쿠키를 나뭇잎 접시에 담았다(아래). ⓒ황유순
진달래 쿠키를 오븐에 돌리고 있는 윤이(위), 구워진 진달래 쿠키를 나뭇잎 접시에 담았다(아래). ⓒ황유순

 

산에 내려오는 길에 바닥에 떨어진 백목련 꽃봉오리 껍질을 주운 윤이는 무엇인지 궁금해 했다. 아직 떨어지지 않고 나무에 매달려 있는 꽃봉오리 껍질이 있어 가리키며 설명해 주었다. 꽃봉오리 껍질을 자연스럽게 코에 붙이며 도깨비뿔 놀이를 하기도 하고 주변의 떨어진 자연물을 더 주워 입과 코가 큰 대왕얼굴도 만들었다. 그리고 연이는 아침에 먹은 미역국을 만들고는 개미들 먹으라고 나뭇잎으로 덮어 놓기까지 했다.

 

백목련 꽃봉오리 껍질을 코에 붙인 윤이(위), 주변의 자연물로 연이는 미역국을 윤이는 입과 코가 큰 대왕얼굴을 만들었다(아래). ⓒ황유순
백목련 꽃봉오리 껍질을 코에 붙인 윤이(위), 주변의 자연물로 연이는 미역국을 윤이는 입과 코가 큰 대왕얼굴을 만들었다(아래). ⓒ황유순

 

산에서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긴 나뭇가지를 주운 윤이는 나뭇가지를 높이 올려 터널이라며 연이에게 통과하여 내려가도록 했다. 아이들에겐 산에 올라가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내려오는 순간까지가 하나의 긴 놀이 터널인 것 같았다.

 

윤이가 나무막대로 터널을 만들자 연이가 통과하고 있다. ⓒ황유순
윤이가 나무막대로 터널을 만들자 연이가 통과하고 있다. ⓒ황유순

 

산을 오르내리며 아이들 손에 잡히는 자연물이 어느새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보며 산에 있는 모든 것들이 아이들에게 놀이감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아마도 어린이집에서 늘 나오던 익숙한 장소의 재료들이었기에 아이들에게는 더 자연스러운 놀이감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뜻한 봄날, 집안에서 틀에 박힌 미술재료를 이용하여 노는 것보다 집 주변의 가까운 산이나 공원으로 자주 나들이 가며 아이들 손이 닿을 때마다 새롭게 변신하는 자연물로 놀이하도록 하는 것도 감성을 더 자극하며 창의력도 키울 수 있는 것 같다.

 

산에서 간식으로 싸온 핫도그와 당근스틱을 먹으며 윤이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산에서 먹으니까 집에서 먹는 거 보다 더 맛있네. 외식하니까.” 다음 외식은 무엇으로 준비할까?

 

*칼럼니스트 황유순은 덕성여대 유아교육과와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했다. 5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활동한 경력과 그동안 배운 지식을 총 동원하여 놀이를 통한 교육을 두 아이에게 실천하고 있다. 몸과 생각주머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해하며 살고 있는 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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