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책 읽지 말고 놀이터에서 놀아라
아이에겐 살아있는 친구가 필요해
[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새학기가 되어 6살 된 큰 아이 어린이집 선생님과 상담을 가졌다. 아이가 잘하는 것은 대강 알고 있으므로 부족한 것을 찝어주셨으면 했다. 상담 끝자락에 이르러 선생님께서 어렵게 꺼내시는 말씀.
“친구에게 다가가는 법이 조금 서툴러요.”
침착하게 여쭤봤다. 그럼 엄마인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친구들이랑 어울려 놀게 해주시면 되죠.”
답답했다. 아이가 친구와 어울려 노는 시간은 어린이집에서 보내는 한나절이 전부다. 문화센터를 가는 것도 아니고 동네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엄마랑 도서관 다니는 게 전부인데 어디서 친구 사귀는 법을 알려주란 말이지?
“어머니. 요 근처에 놀이터 두 군데 있잖아요. 거기서 그냥 놀게 해주세요.”

어린이집을 나오는 데 다시 한숨이 났다. 내가 놀이터를 얼마나 싫어하는데 아이를 거기에 풀어놓고 앉아있으란 말인가. 하지만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다음 날부터 동네 놀이터에 큰 아이를 풀어놓았고 그렇게 두 달이 지났다.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아이는 친구에게 다가갈 때 안정된 매너를 보이고 있으며 다툼도 줄었다고 한다.
아이를 도서관이 아닌 놀이터에서 놀게 한다는 것이 나에겐 많이 어려운 일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놀이터가 불편했다. 친구와 사귀고 다투고 화해하고 편 가르는 과정에 섞이느니 혼자 책 읽는 게 좋았고 엄마가 된 후에도 놀이터가 낯설어 1년에 한두 번 가봤을 정도다.
그렇게 진짜 사람, 진짜 놀이와 거리를 두고 도서관만 드나든 것이 아이의 교우관계에 영향을 미칠 줄이야. 새로 바뀐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아마 잘못된 패턴을 영원히 고집했을 것이다. 책도 좋고 도서관도 좋지만 경우에 따라 놀이터로 나가 ‘살아있는 친구, 살아있는 놀이’를 즐겨야하는 아이도 있다. 6살 된 큰 아이와 36살 먹은 (어른아이) 나의 이야기다.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수필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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