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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거리서 "돼지야" 외치는 발칙한 상상

"근거 없는 미의 기준이 건강을 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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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의 살과 사랑 이야기

 

필자는 발칙한 상상을 가끔 한다. 명동에서 “돼지야” 하고 불러보면 과연 몇 사람이나 뒤를 돌아다 볼까 하고 말이다. 몇 대 맞을 각오를 하고 올해 안에 꼭 해볼 생각이다. 문제는 뒤를 돌아다볼 일이 없는 사람도 뒤를 돌아다 볼 거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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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빼고 싶다는 대열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보면 외견상 날씬한 사람들이 뜻밖에 많다. 왜곡된 미의 기준과 외모에 대한 집착은 자신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날씬한 몸이 이상적인 미의 기준이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자연스럽고 풍만한 몸을 가진 여성이 상당 기간 미인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희소성의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척박한 환경에서는 풍만한 몸이 동경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시대별 미의 기준은 다분히 사회적, 역사적, 경제적 가치를 반영한 결과다.

 

희소성을 놓고 보더라도 빈곤한 사회에서는 풍요로운 몸매를, 풍요로운 시대에는 날씬한 몸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풍요가 다시 빈곤으로 바뀌지 않는 한 서구 근대사회 이후 제시된 미의 지침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한 점은 자신의 삶과 몸을 바라다보는 방식에 어느 누가 깊이 관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것이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설정된 자신만의 미의 기준을 쉽게 바꾸기 어려운 이유가 된다. 물론 비만은 죄악도 아니며 비난받을 일도 아니다. 그러나 플라톤이 일찍이 설파했듯이 신체는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다. 비만으로 고통받는 신체가 긍정적인 정신을 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어느 여학생의 카카오스토리는 부지깽이를 연상케 하는 깡마른 여성의 몸을 닮고 싶다는 욕구를 그대로 담고 있다.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갈 듯한 연약한 몸매를 꿈꾸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무릎과 허벅지가 닿지도 않을 정도로 피골이 상접한 모델이 외국에 일부 있긴 하다. 그러나 그녀들의 몸은 생리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지방은 여성의 임신, 출산, 수유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분비조직이므로 상대적으로 그 양이 부족할 경우 우리 몸은 고육지책으로 불임이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WHO에서 모델들의 최저 체중을 제한하겠다고 나서겠나.

 

여기서 잠시 우리 주위의 현실을 되돌아보자. 우리 주위에는 운동을 다이어트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 그러나 운동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을까. 오히려 땀 흘린 후에 고기와 술을 즐긴다면 그것은 운동이 아니라 먹기 위한 몸풀기에 지나지 않는다. 식이조절이 병행되지 않는 운동은 오히려 심신을 지치게 할 뿐이다.

 

다이어트에 얽힌 일화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엄마의 손에 잡혀 단식원에 들어온 사람은 다이어트에 실패하지만, 엄마 손을 이끌고 단식원에 입소한 사람은 성공한다는 것이다. 마지못해 끌려온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고 입소비용을 엄마에게 내달라고 할 정도의 의지를 갖춘 사람은 성공한다는 비유다. 그러나 단식원이나 훠트니스 센터에서 단기간에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후에는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하여 명확한 답변을 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전문가 또는 업체의 도움을 받아 만든 몸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 필자는 어렵다고 본다. 한, 두 달에 걸쳐 몸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저녁 모임 몇 번이면 몸이 망가지기에 충분하다.

 

체중조절점까지 줄여놓은 우리의 몸이 탄성 좋은 스프링처럼 반발하는 것은 무서울 정도다. 어젯밤의 달콤한 추억은 8시간 후에 약 1kg 이상의 체중증가라는 결과로 반드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매일 아침 화장실을 다녀온 후 체중을 재는 습관을 갖는다면 필자의 말이 사실임을 눈으로 깨닫게 된다. 안타까운 점은 그 늘어난 체중만큼의 지방이 반드시 배에 축적된다는 점이다.

 

스스로 노력하여 식이, 운동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평생 가지고 가는 것 외엔 정답이 없다. 흥미롭거나 즐거운 작업이 아니다. 엄마 손에 이끌려 단식원에 가거나 누군가 돼지야 하고 불렀을 때 뒤돌아보지 않기 위해 그냥 해야 한다는 거다.

*칼럼니스트 박창희는 전산과 체육학을 전공한 다이어트 전문가로서 다이어트의 필요성과 방법을 알리는 강사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비만사회운동가로서 비만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보고 비만을 야기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는 현재 광고대행사와 방송스튜디오의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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