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를 살리는 가족식사의 힘
우리 아이를 살리는 가족식사의 힘
  • 칼럼니스트 남기선
  • 승인 2015.07.10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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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우는 기초

[연재] 아이를 살리는 밥상 멘토링

 

여러분들은 일주일에 몇 번이나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시나요? ‘삼시세끼’는 하루에 세 번씩 밥을 같이 먹는 것인데, 요즘에는 하루 세 번은커녕 일주일에 세 번도 어려운 가족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아침마다 출근 준비로 분초를 다투는 맞벌이 부부에게 아침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바쁘게 사는 것이 ‘다 잘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이고 ‘아이들을 위한 것’인데도, 정작 아이들과 밥조차 같이 먹을 수 없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녀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욕심이 많은 부모일수록 열심히 귀동냥을 하고 인터넷을 통해 온갖 정보를 수집합니다. 두뇌발달에 좋다는 음식을 골라 먹이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워준다는 놀이기구를 사며, 심지어 ‘옹알이’ 과외라 부를 정도로 어린 나이에 한글, 수학, 외국어 등 조기교육을 시작하지요. 아이의 건강과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줄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미래를 위한다며 그런 촘촘한 계획을 세우면서도 함께하는 가족식사는 소홀히 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날마다 하는 양치가 백년 치아 건강의 기초가 되듯이, 가족식사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우는 기초가 되는데도 말이지요.

 

이는 연구 결과로도 입증된 사실입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 횟수가 많을수록 아이들은 채소와 과일, 칼슘이 풍부한 음식 등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더 잘 섭취하고 있었습니다. 또 하버드 의대 연구에서도 가족들과 매일 저녁을 함께 먹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튀긴 음식이나 탄산음료를 덜 먹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족식사 횟수가 아동의 학업성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고, 만 3세 어린이가 책을 통해 배우는 단어가 140개라면 가족식사를 통해서 배우는 단어는 1000개나 된다 합니다. 그야말로 가족식사를 통해 저절로 어휘력, 인지력이 발달하는 것이지요.

 

가족식사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우는 기초입니다. ⓒ베이비뉴스
가족식사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우는 기초입니다. ⓒ베이비뉴스

 

가족식사의 장점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이들은 부모가 준비한 음식을 가족과 나눠먹는 과정을 통해 타인에 대한 감사와 배려, 그리고 절제를 배웁니다. 가족식사 시간 중에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나눌 줄 아는 바른 인성과 사회성을 갖추어 갑니다. 실제로 가족식사 횟수가 적은 아이는 청소년이 되었을 때 음주나 흡연, 마약 등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인지력이 발달하며, 사회성이 길러진다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의 부부싸움으로 ‘눈칫밥’을 먹어야 하고, 부모의 잔소리나 훈육이 ‘반찬’으로 차려져 올라오는 밥상 앞에서 행복을 느낄 아이는 없습니다. 아무리 영양가가 풍부한 재료로 진수성찬을 차린다고 해도 안정되고 따뜻한 분위기, 가족 간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없으면 건강에 별 도움이 안 됩니다. 또한 아이들은 부모가 일치될 때 훨씬 더 잘 순응하기 때문에 음식이나 식습관 등에 대해서도 부부의 의견을 같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식구가 이렇게 잡곡밥과 채소를 즐겨 먹으니까 온 가족이 다 건강한 거야!”라고 아빠가 말할 때, 엄마는 “맞아. 이런 건강식을 어디서 또 먹을 수 있겠어?”라고 맞장구를 친다면 아이는 ‘우리 집 음식이 정말 몸에 좋은 거구나’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잘 먹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가 먼저 그렇게 믿어야 밥상머리 교육이 잘 이루어집니다. 또한 아이도 가족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아이의 말에 경청해 주고, 아이가 어릴수록 다소 과장되게 반응해 줄 필요도 있습니다.

 

밥상 앞에서 가족이 서로 잘한 일을 칭찬하며 격려할 수 있다면, 반찬이 조금 부실해도 행복이 넘치는 가족식사가 되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가 ‘삼시세끼’라는 말을 텔레비전 프로그램 이름으로만 기억하지 않도록, 하루 한 끼 또는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가족이 꼭 함께 식사하는 규칙을 정하면 어떨까요?


*칼럼니스트 남기선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과 연구교수 역임 후 현재 (주)풀무원 식생활연구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저염밥상>, <맛있는 다이어트>, <똑똑한 장바구니>, <아이를 살리는 음식 아이를 해치는 음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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