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준희 엄마의 육아에세이
아이가 영아일 때는 엄마가 하라는 대로 곧이 잘 따른다. 점점 커갈수록 자아가 생겨 자신의 표현을 한다. 표현을 할수록 엄마는 애를 먹기 시작한다. 우리 아들이 자아가 생긴 건 언제부터일까? 아니 그것보다도 계속 움직인다. 끊임없이 계속 움직이면서 옷을 도통 입으려 하지 않는다. 그때가 언제였던가?
벌써 몇 년이 흐른 것 같다. 돌이 지나고 두 돌이 되기 전부터인 것 같다. 그때만 해도 매일같이 목욕을 시키는데, 목욕이 끝나고 나서 물기를 없앤 후 옷을 입으려 하려 하면 이미 저 멀리 떨어져 있다. “옷 입어야지” 하며 옷을 입으려고 하면 그럴수록 더 떨어진다.
티셔츠를 입히려고 옷자락을 짧게 올려서 잡아보면 머리가 들어갈 구멍이 보인다. 난 이 구멍에 내 눈에 맞혀서 아들을 바라본다. 머리구멍 속에서 아들을 신기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이 구멍 사이로 아이에게 가리키며 바라보았더니 아이는 “엄마 카메라 같아 사진 찍는 거야” 하는 순간, 눈치 빠르게 “사진 찍어줄게 여기를 보세요” 하면 아이는 점점 엄마가 있는 자리로 서서히 다가오기도 하고 내가 다가가기도 한다. “하나, 둘, 셋” 하면서 머리구멍을 아이머리에게 얼른 집어넣는다.
옷을 입으려고 하지 않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두세 돌의 아기의 옷 입히기는 참 어렵다. 그래도 재미있는 놀이로 접근하면서 옷 입히는 것 아이에게는 기분이 좋다. 그런 식으로 옷을 입히고 나면 엄마는 좀 애먹기도 하지만 그래도 입히고 나면 뿌듯하고 재미있고 아들도 옷 입는 것을 즐길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이웃 애기엄마들의 사례들을 모아 봤다. 동녘딸기님은 아이에게 “옷을 입지 않으면 창피해, 우리의 몸은 소중한 건데 다른 사람이 함부로 보거나 만지면 병균이가 들어가서 병원에 가면 큰 주사를 맞아야하니 소중한 몸을 보호하기 위해 옷을 입어야 하는 거야 사람들은 모두 소중한 몸을 보호하기 위해 옷을 입는단다”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해 주어야 할 필요성도 중요하다. 아이가 “왜 입어야 되는데, 난 이게 좋아" 하면서 떼를 쓸 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춤추는 바람꽃님이나 바람꽃님의 경우는 아이가 입을 때까지 그냥 내버려두거나 살이 부딪칠 때마다 간지럼을 타게 한다고 한다. 사실은 필자도 아이에게 입히려하다가 들어먹지 않아 내버려 둔적이 있었다. 억지로 입히는 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이 방법으로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동양아찌님의 경우는 아이에게 건포도나 검은콩으로 겁을 준다고 한다. 벌레크기만한 걸로 벌레가 고추 따먹는다고 기어 올라간다고 하면서 건포도나 검은콩으로 아이의 다리에서 고추까지 기어 올라가게 겁을 주셨나 본데 아이는 많이 놀라겠지만 효과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공통적으로 엄마들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방법을 쓰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장소에 가자고 하면서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한 다음에 얼른 입고 가자하면서 후다닥 입힌다는 것이다.
이웃 아이엄마들의 사례나 내가 생각하던 것과 거의 비슷하다. 이렇게 이런 방법으로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옷을 입힌다면 엄마도 아이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재미있는 놀이처럼 즐거워질 것 같다.
*칼럼니스트 박인숙는 2008년 에세이문예 봄호로 등단한 수필가이다. 현재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며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웹진 '난 하우 넌 하우'에 글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자라는 것을 육아의 최대 목표로 삼고 있는 이 시대의 지각 있는 엄마이다.
저희 아이들에게서는 아직 문제점은 없어요..
23개월이면 이젠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