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쑥쑥 과학놀이] 매미허물 관찰하기
아이가 우연히 발견하는 것을 지지해 주세요
[연재] 호기심 쑥쑥 과학놀이
두 번째 이야기 ? 매미허물
우연히 발견하는 것을 지지하기
무더위가 거짓말처럼 지나갔다. 처서가 지나자마자 아침, 저녁 바람이 선선해지기 시작했고. 습기를 잔뜩 머금었던 한 낮의 열기는 가벼워져 따끔따끔한 햇살로 바뀌었다. 어릴 적 밭 매러 가다 툴툴거리는 나에게 엄마가 이렇게 등이 따끔따끔해야 과일과 벼가 무르익는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 무더위도, 선선한 바람도, 따끔따끔한 햇살도 다 이유가 있는 세상이다.
지난여름, 우리 가족도 무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났다. 근처 숙소에 있던 수타사란 절에 오르게 되었다. 열심히 걸어가던 연이가 갑자기 발을 멈추고 쪼그려 앉더니 “엄마, 내가 벌레를 찾았어.”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매미 허물이었다. 연이는 “내가 발견했어.” 하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다 우연히 화장실 가는 길에 나무기둥과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매미허물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매미허물들은 나무기둥보다는 작은 나뭇가지 끝의 나뭇잎에 훨씬 더 많았다. 엄마가 궁금해 하자 윤이는 두 가지 생각을 말해주었다. 첫 번째 생각은 “여기가 더 좋은 자리이니까. 다른 곤충들이 나뭇잎을 따가워하잖아. 따가워서 못 다가오잖아. 잡아먹으려고.” 매미 허물이 매달린 나뭇잎이 침엽수 종류여서 윤이가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았다. 두 번째 생각은 “아니다. 여기가 더 좋아. 보호색이잖아. 나무기둥은 보호색 할 수 있잖아.” 윤이의 말을 듣고 보니 나무기둥과 매미 허물을 비슷한 색이었다.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어서 매미 허물이 매달린 나뭇가지를 잘라서 주었다. 대부분 어른 키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깨금발을 하고서 간신히 꺾을 수 있었다. 왜 이렇게 높은 곳에 매미 허물이 있을지 엄마가 물으니 윤이는 “힘센 동물이 공격할까봐.”라고 말해주었다. 연이는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나뭇가지를 꼭 부여잡고는 바람이 불면 떨어질까 봐 잠시 멈추어 섰다가 갔다.

매미허물이 매달린 나뭇잎을 등 쪽과 배 쪽에서 자세히 보니 다리로 움켜 안을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의 나뭇잎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엄마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매달려 있는 느낌이었다. 가느다란 나뭇가지 끝의 나뭇잎을 부여잡고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려 했던 매미의 힘차고 강한 의지가 상상되었다.

쉬러 간 여름휴가에서 뜻밖에 매미허물을 만났다. 아이들의 호기심은 우연히 그리고 언제 어디에서든지 발산될 수 있다. 아이들이 우연히 발견하는 것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대화를 나눠보자. 아마도 이러한 태도는 과학을 대하는 중요한 태도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황유순은 덕성여대 유아교육과와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했다. 5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활동한 경력과 그동안 배운 지식을 총 동원하여 놀이를 통한 교육을 두 아이에게 실천하고 있다. 몸과 생각주머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해하며 살고 있는 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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