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부모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 칼럼니스트 권성욱
  • 승인 2015.10.06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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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최고의 멘토는 바로 책 읽는 부모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나은공주의 손을 잡고 북카페나 도서관에 가면 아이는 동화책을 보고 있고 그 옆에 엄마 아빠는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소아과이건 문화센터, 키즈카페 어느 곳을 가나 마찬가지입니다.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는 모습은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미취학 아이들의 책 읽는 양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급격히 줄어들면서 성인들의 평균 독서량은 1년에 9.5권이며 성인의 30%가 1년 동안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국이나 일본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OECD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192개국 중에서 166위랍니다. 아빠는 직장일로 바빠서, 엄마는 집안일로 바빠서, 아이들은 공부한다고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합니다.

 

빌 게이츠가 "오늘의 내가 있게 한 것은 내가 살던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다"라는 말을 했지만, 미국의 상위 3%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20년 동안 평균 3만권의 책을 읽게 한다고 합니다. 사실 엄밀히 따진다면 우리가 반드시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살아가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톨스토이의 문학을 몰라도, 이소월의 시를 몰라도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그럼에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 안에 세상의 모든 지식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설령 핵전쟁이나 천재지변으로 인류 문명이 완전히 멸망한다고 해도 도서관만 남아 있다면 인류는 반드시 재건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책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성을 배우고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며 문제해결능력을 만들어 갑니다. 물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책만 보는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다르지만, 책은 어떤 것에 대해 "왜 그렇지?"를 이해하는 토대가 됩니다.

 

똑같은 실수를 백번 반복해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평소 책을 멀리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한번의 실수를 경험으로 삼을 줄 압니다.​ 매일 우리가 밥을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새로운 책을 읽어야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사회에서 도태되어 버립니다. 오늘날처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독서는 중요합니다.

 

우리는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이자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가진 나라입니다. 아이 있는 가정 치고 거실에 값비싼 전집 한질 없는 집이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는 이유는 뭘까요. 시험과 진학, 출세를 위한 독서를 하기 때문입니다. 필요할 때만 마지못해 읽고 돌아서면 잊어버립니다. 어릴 때에는 그토록 책에 빠져 있던 아이들도 초등학교, 중학교로 올라갈수록 공부에 짓눌리다보니 갈수록 책과는 담을 쌓고 훨씬 자극적인 게임에 빠져듭니다. 더욱이 부모가 게임이나 TV에 빠져 있다면 아이가 똑같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시험이 아니라 삶을 위한 독서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와 소통하려면, 또한 아이에게 세상을 가르치려면 우선 부모가 책을 읽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제발 공부 좀 해라" 열마디 잔소리보다 아이 앞에서 한권의 책을 읽는 쪽이 훨씬 효과가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반드시 독서광이며, 자녀가 성공한 사람, 그리고 자녀 교육에 열성인 사람 또한 반드시 독서광입니다.

 

그럼에도 책을 손에 쥐기가 어려운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독서도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을 수 있는 것과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눈으로 문장을 읽고 머리로 그 뜻을 이해하며 마음 속에 새기려면 많은 끈기가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중요성은 알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거나 몇페이지 읽다가 포기하는 이유는 바로 끈기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2014년 방통위 통계에 따르면, 성인들이 TV 보는 시간은 일일 평균 2시간, 스마트폰 보는 시간은 1시간, 책 보는 시간은 6분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당장 TV를 없애는 대신, 짜투리 시간만 잘 활용해도 얼마든지 책 읽는 시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오늘부터 나만의 독서 습관을 만들어 보기

 

첫 번째, 평소 자신이 관심 많은 분야의 책을 고른 다음 "하루 10페이지씩 읽겠다"라고 목표를 정하여 실천해 보세요. 하지만 무작정 남들이 많이 본다는 이유로 베스트셀러나 고전 문학을 선택한다면 작심삼일로 끝나기 쉽습니다. 그보다는 어느 정도 관련 지식이 있고 평소에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온 가족이 책을 읽는 시간을 정해 보세요. TV는 끄고 스마트폰은 멀리 두어야 합니다. 책 읽는 시간이 끝난 다음, 오늘 읽은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세요. 특히 마음에 와 닿았거나 감명 깊었던 문장이 있다면 가족들에게 들려 주세요. 가족간의 좋은 대화가 되면서, 머리 속에도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

 

세 번째, 안쓰는 다이어리로 독서 기록장을 만든 다음 책을 읽다가 기억해야 할 문장, 인상 깊은 대목,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해 보세요. 자기 성찰의 기회이자 평생의 양식이 될 것입니다.

 

네 번째, 주말에는 서점으로 가족 나들이를 가보세요. 꼭 책을 사지 않더라도 신간 도서칸에 어떤 책이 꽂혀 있는지를 보면 요즘 우리 사회의 최신 트랜드를 알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최고의 멘토는 책 읽는 부모입니다. 기성세대들은 요즘 아이들더러 꿈이 없다고 쉽게 말하지만, 그 꿈을 만들어 주고 날개를 달아 줄 수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부모입니다. 아이가 책을 가까이 하도록 노력하기보다 부모가 먼저 책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과 끈기가 필요합니다. 어린 시절 참을성이 있던 아이가 커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더라는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은 실상 아이들만이 아니라 부모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 말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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