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활동 스위치 '무기질', 지구에서 왔어요
환절기, 무기질로 아이 활력 에너지 충전!
[연재] 아이를 살리는 밥상 멘토링
집을 잘 지어 놓았는데 스위치를 안 만들어서 불을 켤 수 없다면 어떨까요? 불꽃놀이 준비를 다 해 놓았는데 도화선이 없어 불을 붙이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인체에도 이렇게 작지만 중요한 ‘활동 스위치’ 역할을 하는 영양소들이 있어요. 체중의 4%밖에 안 되는 ‘무기질’이 바로 그것이랍니다.
우리 인체는 30개 이상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 중 가장 많은 것이 산소로 탄소, 수소, 질소 등과 결합한 유기물이고요, 이를 제외한 다른 원소들을 통틀어 무기질이라 해요. 흔히 들었던 칼슘(Ca), 마그네슘(Mg), 철(Fe), 나트륨(Na), 칼륨(K), 염소(Cl), 아연(Zn), 요오드(I), 세레늄(Se) 등이에요. 쉽게 말하면 무기질은 동물이나 식품을 태운 후에 남는 ‘재’에 해당되는 부분이고, 그래서 회분(ash)이라고도 하지요.
영양학에서는 무기질을 그 필요량에 따라 분류하는데, 일반적으로 하루에 100mg 이상 필요로 하는 경우 다량무기질이라 하고 칼슘, 인,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염소, 황 등이 속해요. 반면 체내 무기질의 1% 정도밖에 안 되고 그 필요량도 100mg 이하로 적은 미량무기질에는 철, 아연, 구리, 요오드, 셀레늄, 망간, 크롬 등이 있어요. 무기질은 그 종류가 많은 것만큼 역할 또한 매우 다양하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칼슘은 골격과 치아를 만들뿐만 아니라 피가 났을 때 멈추도록 도와주고, 근육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체내 활동이 칼슘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어요. 인이나 마그네슘은 칼슘과 함께 골격과 치아를 구성하고 체내 여러 효소를 돕는 역할을 하며, 나트륨은 수분과 혈압 조절에 꼭 필요한 영양소예요.
철분 없이는 우리 몸에 산소를 전달할 수 없으니 정상적인 생명활동이 이루어지려면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겠지요? 아연이 부족하면 피부와 모발이 거칠어지고, 피로감이 증가되며, 상처회복이 더디고, 면역력이 떨어져요.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무기질 섭취가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잔병치레가 많고 성장부진이 될 수밖에 없어요.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는 칼슘인데요. 만 1~9세 아이들의 60% 이상은 평균 필요량만큼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칼슘은 우유나 유제품 외에도 멸치, 뱅어포 같은 뼈 째먹는 생선, 콩이나 두부에도 많고요. 무엇보다 브로콜리, 케일 같은 진한 녹색채소에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우유나 유제품만을 칼슘의 급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브로콜리에 들어있는 칼슘은 양도 많고 흡수율이 우유보다 높아요.
특히 사춘기까지의 성장기는 뼈에 칼슘을 축적시킬 수 있는 최적기가 되기 때문에 이때 최대 골질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칼슘을 충분히 먹어야 해요. 아이들이 즐겨 마시는 탄산음료에는 인산염이 많아 칼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하고요. 도정한 흰쌀이나 밀가루, 고도로 정제 가공된 식품을 주식으로 하는 식생활을 하면 무기질을 적게 섭취할 수 있으므로, 끼니마다 채소나 콩류, 통곡식, 어패류, 살코기 등을 먹어서 영양의 균형을 맞춰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무기질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또는 일부의 비타민처럼 탄소와 결합된 유기물과는 다르게, 사람뿐만 아니라 어떠한 생물체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물질이 아니랍니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무기질의 근원은 ‘땅’에서 비롯되었고, 우리가 섭취해야 하는 무기질도 ‘땅’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과거에 어떤 지역에서 특정 풍토병이 돌았는데, 그 원인은 바로 그곳 ‘땅’에 셀레늄 혹은 요오드가 부족했기 때문이었어요. 그 후 그곳은 소금이나 물에 부족한 원소를 첨가함으로써 결핍증을 예방할 수 있었지요.
‘사람이 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까지는 믿지 않는다고 해도, 땅의 건강, 지구 건강이 우리 건강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지는 이렇게 무기질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지구 건강을 지키는 것은 바로 내 건강, 아이 건강을 지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칼럼니스트 남기선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과 연구교수 역임 후 현재 (주)풀무원 식생활연구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저염밥상>, <맛있는 다이어트>, <똑똑한 장바구니>, <아이를 살리는 음식 아이를 해치는 음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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