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세발자전거를 좋아하는 이유?
[연재] 양희석의 육아픽
놀자가 스스로 뽐내는 특기중의 하나는 자전거 타기다. 외할아버지가 주워온 세발자전거가 놀자가 좋아하는 자전거다.
이 세발자전거가 조금 낡기도 했고, 동네의 형들이 타는 보조바퀴 달린 네발자전거를 사달라고 해서(정확히는 좀 더 좋은 자전거를 태워보고 싶은 놀자엄마와 나의 욕심 때문이었다.) 거금을 주고 새 자전거를 산 후에도 낡은 세발자전거만 계속 타고 다녔다.
그리고 놀자는 몸이 자라 더이상 이 낡은 세발자전거를 탈 수 없을 때까지 타고 다녔다.
놀자가 왜 이 낡은 세발자전거를 좋아했던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작고 낡은 자전거는 놀자의 힘을 잘 사용할 수 있는 크기였고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크기였기 때문인 듯하다.
자전거를 탈 때에는 집에서 나와 집으로 다시 올 때까지 놀자 혼자만의 힘으로 자전거를 움직이게 했다. 턱이 있는 곳에서도 자전거 옮기는 곳을 도와주지 않았더니 자신이 제일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자전거를 본능적으로 선택한듯하다.
아이에게 제일 좋은 장난감과 도구는 아이의 몸과 마음에 딱 맞는 것인 듯하다.
*사진가 양희석은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서른 즈음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이 사진임을 깨닫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사진기자로도 일했으나 2006년부터 프리랜서로 밥벌이와 사진 작업을 하며 살아오고 있다. 2009년 '놀자'가 태어나자 하는 일에 '육아'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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