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노는 것이 최고의 자녀교육
잘 노는 것이 최고의 자녀교육
  • 칼럼니스트 강현식
  • 승인 2015.12.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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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놀아야 몸과 마음이 고루 발달한다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산업화 사회에서는 근면과 성실이 최고의 가치였다. 쉬거나 노는 것을 죄악시했다.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는 산업화 시대의 사람들에게 명명백백한 진리였다. 하지만 지금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지식과 창조성이 최고의 가치다.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라, 남들이 못하는 생각을 해야 성공하는 시대다.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로 대표되는 새마을 운동은 산업화 사회의 전형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도 무조건 열심히 공부 하라고 강요했다.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산업화 사회에서 교육의 목적을 한 다미로 표현하자면 좋은 성적과 똑똑한 머리, 곧 지능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이런 패러다임을 적용하려고 했다. 정보화 사회에서 말이다! 그래서 조기교육 열풍이 불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놀이 시간을 빼앗고 강제로 공부를 시켰다. 아직 한국어도 못하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답시고 영어단어를 외우게 하는 기괴한 일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는 모두 시대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인지적으로 똑똑한 머리, 즉 지능보다는 정서가 중요하다. 사실 지능은 공교육을 뒷받침하기 위해 나온 개념이다. 이런 면에서 지능과 공교육은 하나의 답을 찾아가는 사고방식을 강조한다면, 창조성은 여러 답을 생각해 낼 수 있는 사고방식과 연관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정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물론 즐겁고 행복한 긍정적 정서다. 긍정적 정서를 키우려면 당연히 잘 놀아야 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곳이 바로 구글(google) 본사다. 정보화 사회의 대표적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구글은 직원들의 창조성이 기업의 매출과 직결된다. 따라서 직원들이 창조성을 발휘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놀이터처럼 만든 사무실이다. 노는 시간과 일하는 시간을 따로 구분하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에서는 똑똑한 머리보다는 긍정적 정서가 더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경쟁력이 된다. 물론 이 말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워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일할 때는 일하고 공부할 때는 하더라도, 잘 쉬고 잘 놀 수 있어야 한다.


‘노는 거야 나중에 하면 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그럴까? 어릴 때 즐겁게 놀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나중에 성장해서 자신에게 시간이 주어졌을 때 즐겁게 놀 수 있을까? 아주 어렵다고 생각한다. 쾌락은 추구할 수 있을지 몰라도, 건강한 긍정적 정서를 경험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부모들은 어린 아이들에게 제대로 놀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사실 인지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학령 전의 아이들에게 많은 양의 지식을 심어주는 일은 그리 효과적이지 못하다. 만약 부모가 강압적으로 한다면, 오히려 아이에게 부정적 정서를 심어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요즘 아동상담소나 소아정신과에는 과도한 조기교육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온갖 심리적 문제를 호소하는 아이들로 넘쳐나고 있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런데 비단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부모들도 아이들의 인지에 초점을 맞추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하지만 정서에 초점을 맞추어서 아이와 즐겁게 놀 수 있다면, 부모도 아이도 너무 행복하고 좋지 않을까.


아빠들을 대상으로 부모교육을 실시할 때마다 나는 아빠의 역할로 놀이를 강조한다. 잘 놀아야 몸과 마음이 고르게 발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내 개인적인 믿음이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의 놀이는 어른의 놀이와 다르다고 말한다. 어른의 놀이는 소비와 소모일 뿐이지만, 아이의 놀이는 성장과 생산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면서 놀기 때문에 신체 발달, 호기심을 가지고 탐색하기 때문에 인지 발달, 놀이 자체가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정서 발달이 가능하다고 한다. 놀이는 최고의 자녀교육인 셈이다!

요즘 놀이학교라는 것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학교는 집이고, 최고의 놀이교사는 아빠다. 우리의 아이의 행복과 성공이 아빠와의 놀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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