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보육교사가 제안하는 근무환경 개선방안 2가지
현직 보육교사가 제안하는 근무환경 개선방안 2가지
  • 기고 = 박주현
  • 승인 2015.12.11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를 위한 공간과 시간, 함께 만들어 봐요

[한국보육진흥원-베이비뉴스 공동기획]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주길 바란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베이비뉴스는 보육정책 집행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과 함께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공동기획을 시작한다. 부모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보고,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외 석학 및 보육정책 전문가, 부모교육 전문가, 현장의 어린이집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특별기고] 박주현 123어린이집 교사


어린이집에 대한 안 좋은 사건이나 기사가 나오면 그 문제의 이유를 "보육교사의 자질이 부족해서 그런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보육교사의 교육 수준이 낮아서 그런 것이다." 등 보육교사에 대한 문제로만 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보육시설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며 보육환경과 보육교사의 근무환경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합니다. 다행히 많은 분이 보육교사의 자질이 아닌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가 보육환경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를 만드는 원인이 되는 것을 알고 보육교사의 근무환경 개선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부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마음이 아프지만, 이번 수기를 작성하며 제도적으로는 개선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당장 어찌 할 수 없어도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스스로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혜를 모아 개선해 나가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하며 두 가지 아이디어를 내 보았습니다.


◇ 우리를 위한 한 평의 공간


첫 번째 아이디어로 현재 우리어린이집에서 시작한 일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지난 4월에 저희 어린이집은 평가인증 3차 시범지표로 평가인증을 마쳤습니다. 지표 가운데 교사의 복지와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노력에 관한 지표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교사 휴게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저희 어린이집은 아파트 1층에 위치한 가정어린이집으로 충분한 보육실 확보를 위해 거실 베란다, 작은 방 베란다를 확장한 상태라 정말 보육실 외에 다른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보육교사의 힘! 평가인증 1점을 위해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그 열정적인 힘으로 자료실로 이용하는 안방 쪽 베란다를 일부 정리해 깔끔한 블라인드를 설치하고 작은 티테이블 하나와 의자를 마련했습니다. 햇볕이 아주 잘 드는 전체 창에 계절을 잘 느낄 수 있는 나무들 사이로 넓은 운동마당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곳은 우리 선생님들이 아주 잠깐이지만 비타민D를 맞으며 마음의 쉼을 가질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젠 우리 선생님들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어린이집에 우리를 위한 공간이 하나라도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좋네, 그리고 자꾸 가서 의자에 앉게 돼"하며 말입니다. 아주 작은 한 평의 공간이지만 어린이집 안에 우리를 위한 공간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위로되는지 몰랐습니다. 비록 아주 좋은 시설이 아니더라도 잠시 눈과 귀와 마음이 쉴 수 있는 공간이라면 선생님들이 일상 속에서 잠시 행복을 느끼는 공간으로 충분했습니다.


◇ 월차가 어렵다면 월 반차


두 번째 아이디어는 동료교사들의 협력이 꼭 필요한 일입니다. 보육교사는 다른 직업과 달리 점심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사용할 수 없는 특수한 직업입니다. 그러니 당연 은행이나 병원에 가기 등 잠시 시간을 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어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특히, 기혼의 교사들은 이런 근무 구조에 더 어려움을 이야기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학기 상담은 방문상담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초등학교 교사의 퇴근시간 이후에 상담할 수 없어 방문 상담은 생각도 못 하고 전화상담을 합니다. 또 한 학기에 한 번씩 부모 참여수업을 하고 있지만 가보지 못하는 일들이 마음을 어렵게 합니다.


요즘에는 보육교사의 근무환경이 많이 개선 되어 주 40시간, 그러니까 하루 8시간 근무를 하는 시설도 많이 생겼지만 아직도 국공립이나 몇 몇 시설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7시 반에 출근하면 3시 반에 퇴근해야하지만 현실 상 어렵습니다.


저는 원장님 이해와 동료 교사들의 도움이 있다면 한 달에 한 번 반차, 그러니까 낮잠 시간 준비까지 마친 후 퇴근하는 반차를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사들 간의 협의로 서로 반차가 필요한 날짜를 미리 조율해 계획한 후 진행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저는 만약 평일 반차를 쓸 수 있게 된다면 꽉 차서 더 이상 찍히지 않는 통장도 바꾸고 아픈 허리와 목 물리치료도 받고 미용실에서 머리도 하고 한가한 평일에 우리 딸과  놀이동산에 가서 줄서지 않고 타고 싶은 놀이기구도 몽땅 타면서 데이트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나의 빈자리를 채워준 동료 교사들을 위해 맛있는 간식을 준비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보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이번 학기를 마무리하며 교사면담 시간에 원장님께 살짝 건의해 보려고 합니다. 선생님들도 용기 내어 건의해 보세요!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