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섭취량 줄이기 습관은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짠맛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해 주세요
[연재] 아이를 살리는 밥상 멘토링
김장 하셨어요? 김장이 맛있으려면 배추가 소금에 잘 절여져야 하지요. 맛있게 절여졌다고 하는 것은 바로 ‘간’이 알맞게 잘 뱄다는 것인데요, 김치뿐 아니라 모든 음식 맛의 기본은 바로 이 ‘간’에 있습니다. ‘간’이라 함은 바로 소금, 간장, 된장 등 음식물에 짠맛을 내는 물질 또는 음식물의 짠 정도를 의미해요. 즉 ‘짠맛’은 음식 맛의 기본이요, 짠맛을 내는 소금을 의미하는 염(鹽)의 구성 성분이 바로 나트륨(Na)이지요.
나트륨이라고 하면 왠지 무조건 우리 몸에 나쁜 성분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사실 나트륨은 인체에 아주 중요한 영양소랍니다. 체액의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맞추고 산과 알칼리도(pH)를 조절하여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인 무기질이고, 뇌와 신경의 정보 전달이나 근육의 움직임에도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나트륨이 부족할 경우 탈수증상, 피로, 두통, 현기증, 경련 등이 발생할 수 있어요.
하지만 무엇이든지 과하게 섭취하면 탈이 생기지요. 나트륨도 과하면 혈압을 올리고 위암이나 고혈압, 심장질환은 물론 신부전이나 골다공증, 비만 위험도까지 증가돼요. 이 같은 사실은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서도 동일한데요, 최근 영국 퀸매리대학교 연구팀에서는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식단의 소금섭취량과 체중의 연관성을 조사했는데요, 하루 소금 1g을 더 먹을수록 비만이 될 가능성이 25% 높아진다고 발표했어요.
그러면 나트륨은 얼마큼 섭취하면 좋을까요? 일반 성인의 하루 나트륨 필요량은 500mg이고 충분섭취량은 1500mg이에요. 이 정도는 하루에 섭취하는 자연 식품만으로도 얼마든지 섭취할 수 있는 양이에요. 즉, 조리할 때, 혹은 식탁에서 전혀 간을 더 하지 않아도 나트륨은 부족하지 않게 충족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국내외를 막론하고 나트륨 섭취량이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고 그 위험성을 간과할 수 없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성인은 하루 소금 5g(나트륨 2000mg) 이하로, 특히 어린이들은 성인에 비해 나이와 체격, 에너지 필요량 등이 적은 만큼 이에 맞게 조절하도록 권하고 있어요.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의 어린이 나트륨 충분섭취량은 3~5세 900mg, 6~8세 1200mg이에요.
그렇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의 권장 섭취량보다 2배 이상 높아요. 이는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인데요, 어른은 김치와 탕과 찌개, 국수, 소금을 이용한 발효음식, 가공식품이나 외식이 나트륨 섭취량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아이들도 햄버거, 피자, 양념치킨, 짜장면 등을 먹을 때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게 돼요. 시판되는 유명 햄버거 1개나 피자 한 쪽에는 아이들의 하루 섭취량에 근접한 700mg 정도가 들어 있답니다. 우리 식탁의 나트륨 급원식품으로는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추김치가 1등이고, 소금, 간장, 된장 등의 조미료를 제외하면 라면과 국수, 국과 찌개 등의 국물음식이 그 뒤를 잇고 있지요.
짠맛은 단맛과 유사하게 중독 증상이 있어 일단 익숙해지면 점점 더 강하고 자극적인 맛을 찾게 되고, 성인이 되어서 입맛을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그래서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짠맛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무심코 주는 음식을 먹다가 서서히 그 맛에 길들여지게 되거든요.
나트륨 섭취량 줄이기,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국물음식 적게 먹기에요. 일주일에 한두 번은 국 없는 날로 정하고, 평상시에도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기를 실천해 보세요. 조리를 할 때는 조림보다 찜이나 구이로 대체하고, 양념은 소금 대신 멸치, 다시마, 북어, 들깨가루 등 천연 조미료나 염도가 낮은 간장을 사용하며, 식초나 레몬, 향신료 등으로 음식의 풍미를 더할 수 있답니다. 아직 김장을 안 하셨다면, 이번 김장은 나트륨 걱정 없이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조금 싱겁게 담가 보시면 어떨까요?
*칼럼니스트 남기선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과 연구교수 역임 후 현재 (주)풀무원 식생활연구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저염밥상>, <맛있는 다이어트>, <똑똑한 장바구니>, <아이를 살리는 음식 아이를 해치는 음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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